'책 읽어 주는 아빠'의 아침일기 아침마다 사랑하는 딸(초3)에게 책을 읽어 준다. 며칠간은 시를 읽어 주다가 오늘은 <삐노끼오의 모험>(창작과비평사)을 읽어 주었다. 아이들은 일어나기가 어려운가 보다. 하기야 나도 어렸을 때 그랬으니까. 그런데 책을 읽어 주었더니 아주 부드럽게 일어난다. 혹시 듣지 않고 잠만 자나 하고 살짝이 물어 본다. "듣고 있니?" "으음."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눈을 감은 채. "음, 우리 예쁜 딸이 잘 듣고 있네." 하면서 계속 읽어 주었다. 오늘도 아침에 어젯밤 잠을 재우며 읽다만 부분을 이어서 읽어 주었다. 삐노끼오가 한참 배가 고프던 중에 달걀을 발견하고는 너무도 좋아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까? 오믈렛을 해먹을까?" 아니야, 반숙을 해먹는 게 좋겠다!~" 하는 대목을 읽자 갑자기 자면서 듣던 딸아이가 "으음, 먹고 싶어." 한다. 조금 더 읽으며 "일어나자, 업어, 응~" 했더니 아이는 자연스레 내 등에 업혀 식탁으로 향한다.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면서 전쟁을 치르시던 장모님도 이렇게 아이를 깨우니 요즘은 조용조용히 아침상을 차리신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앞으로도 아침마다 책을 읽어 줘야지!" 하고 다짐했는데 얼마나 갈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200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