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새내기농부의 가을걷이

작성자 : 최가네 작성일 : 2005-03-25 조회수 : 7,350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고들 말합니다. 눈뜨고 일어나면 조금씩 변화를 꿈구고 있는 자연의 섭리에서 더 이상의 욕심은 놓아야 할것 같습니다. 그냥, 밭으로 갈때면 계획이 없어 좋고,가는길에 볼수있는 나뭇잎들이 좋고,땅을 보듬는 내손길에 끌려 길을 나섭니다. 농사꾼의 딸로 20여년을 살았더랬는데,씨앗의 크기가 그렇게 다양한지, 심고 가꾸는 농사라는 의미를 이제 쬐금 안다고 글도 쓰네요. 제가 처음 텃밭을 가꾸고 싶었던 맘이 들었던건 먹거리에 관한 관심도 아니고, 막연한 동경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우연히 자연책 서가에서 "어진이의 일기" 란 책을 읽게 되었는데, 시골에서 보고만 자랐던 채소며,곡식들의 자라게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들이 주말농장을 함께 가꾸는 어진이의 관찰일기로 주변이웃들의 어우러짐으로 나누고 좋은 만남을 보았습니다. 그 시작으로 올 한해 추수의 기쁨도 ..... 고구마를 캘때마다, 먹는 것보다 열매로서의 신성함이랄까,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고구마를 한봉지, 고구마순을 밭가에서 한아름 벗겨 반찬으로 한 소쿠리. 다시 흙을 다독여서 늦은 시기지만 갓이랑 알타리무우 씨았을 뿌렸는데, 3주가 지나자 아주 조금씩 땅위를 보듬고 있습니다. 서리가 오기전에 나눠먹을 수 있을지 내가 할수 있는건 기다림 뿐이란걸 잘 압니다. 김골지기 농부님, 가을걷이는 잘하셨는지요. 농부로 만나면, 뭔가 나눌거리가 많을듯 싶습니다. 바쁜일 잘마무리 하시면, 막걸리라도..... (200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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