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홉살이 된 우리 큰 아이가 다섯 살 적 얘기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닌지 두 달 쯤 됐을 거예요.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급하게 화장실로 가더니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 목청껏 엄마를 부르는 거예요. "엄마, 엄마, 진짜 연두색이야, 파랑이랑 노랑이랑 섞으니까 진짜루 연두색이 돼, 이야~" 대단한 발견인즉, 그날 처음으로 "청청"이라는 제품을 변기에 넣어 물색이 파랑이었는데 아이가 쉬를 하고 나서 보니 신기하고 놀랍게 연두로 대변신을 한거죠. 아마도 그 근간에 색깔에 대한 공부를 어린이집에서 한 모양입니다.아마도 실습은 없었던 거겠죠. 다시 한번 떠올려 봐도 피식 웃음이 나오네요. 아홉살이 된 아이를 여전히 다섯 살 때처럼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 줄 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은 건 왜 일까요? (200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