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이었던가요? 밤새 소리없이 눈이 내렸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의 호들갑에 한동안 창 밖을 유심히 쳐다보던 다섯살 박이 둘째 녀석이 대뜸 물어보는 말, "엄마, 근데 왜 차는 찻길이를 만들어?"(녀석은 아직 '찻길을' '찻길이를' 이라고 합니다) 10층에서 한참 밖을 내다보던 녀석이 아마도 하얀 눈을 망쳐놓은 바퀴자국이 얄미웠나 봅니다. 찻길은 항상 있었건만 잠시 하얀 눈에 이끌려 차때문에 생긴 찻길이 이상했던 거겠죠. 아이든 어른이든 무언가에 매혹될 경우 생각의 틀이 없어지나 보죠? (200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