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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NL 뉴스레터 25호] 건축학도가 꿈꾸는 도서관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1-06-08 조회수 : 9,357

뉴 웨이브 뉴 라이브러리 25호
뉴웨이브 뉴라이브러리 뉴스레터 25호 2021.6.8.

오늘날 사회가 도서관에 주문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의 다양한 독서 경험을 도서관 건축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요? 
도서관과 미술관, 박물관은 갈수록 경계를 잃게 될까요?
도서관과 건축을 가로지르는 질문, 건축학도와 사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건축학도가 지어 올린, 밤의 도서관으로 초대합니다!

아침의 도서관이 세상의 질서를 엄격하게 지키고 이를 또한 당연히 바라는 공간이라면, 밤의 도서관은 세상의 본질로 흥미진진한 혼란을 즐기는 듯하다.밤의 도서관』 알베르토 망구엘(세종서적) 

젊은 건축학도들이 꿈꾸는 도서관의 미래를 느티나무도서관에서 펼쳐 보입니다!  
2021년 정림학생건축상의 주제는 ‘밤의 도서관’. 동명의 책에서 새로운 도서관을 탐구한 망구엘을 좇아, 젊은 건축학도들이 폭넓은 질문과 제안으로 <다른, 만나보지 못한, 미래의 도서관>을 지어 올렸습니다.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기쁜 마음으로 기증한 작품을 많은 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느티나무도서관 사서들이 지어 올린 컬렉션, 건축학도와 만나는 시간도 함께합니다.

장소  느티나무도서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수풍로116번길 22)
일시  2021년 6월 22일(화)~7월 18일(일)  
문 여는 날 화/금/토 10:00~20:00, 일 13:00~18:00, 수 10:00~22:00   
*전시는 예약없이 관람 가능합니다. 

문의  느티나무도서관 031-262-3494

사서가 책으로 지어올린 컬렉션:
건축학도와 사서의 콜라보! 사서들이 건축학도들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맞닿은 주제와 자료를 찾았어요. 전시 작품과 컬렉션 코멘트를 살짝! 공개합니다.  전시가 열리는 동안 도서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유령 도서관」
땅값이 나날이 비싸지는 도시에서 0원짜리 대지는 없을까?’ 
이 질문에서 도심 속을 달리는 이동 도서관 ‘모빌리티’가 탄생했다. ‘모빌리티’는 도시 곳곳을 누비며 도서관과 시민, 지역의 네트워크를 북돋는다. 
S사서: 사회적 인프라의 필요성을 설명하기에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웅진지식하우스)가 딱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분열한 사회를 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명시하고, 그런 장소로 도서관을 강조한다.
C사서:  도시에서 사람들이 섞이는 장면을 그린 문종훈의 『놀이터』(늘보의섬)가 떠오른다. 정자에서 이야기 나누는 할머니, 놀이터를 누리는 아이들, 퇴근하는 어른들 등 다양한 동네 주민이 한 공간을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진다. 놀이터의 낮과 밤, 사계절을 그린 그림이 정겹다. 다만 여러 가족의 모습이나 외국인, 장애인이 나오지 않는 건 아쉽다. 

「MEDIA PARK」
공원의 잠재력에 주목해 동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만나는 장소로서 공원 도서관  ‘미디어 파크’를 제안한다. 푸른 녹지와 공공성이 합쳐진 공간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며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한다. 
Y사서: 공원과 도서관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공원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나, 공원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책이 있을까? 
C사서:  다양한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 사진집『TTP』(MACK)는 어떨까? 사진작가 하야히사 토미야스가 자신의 집 창문에서 보이는 공원의 탁구대에서 벌어진 5년간의 일을 사진으로 담았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탁구대를 야무지게 활용하는 주민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탁구 빼고 모든 걸 다 한다. 공원을 각양각색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떠오른다. 

사서사진집 배경이 독특하다. 작가가 원래 찍으려던 건 탁구대에 종종 나타나던 여우였는데, 사람들이 탁구대를 워낙 재미있게 활용해 관찰 대상이 점점 바뀌었다고 한다.
C사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웅진주니어)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4가지 이야기다. 공원 그림과 함께 그림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그림을 찾는 게 이 책의 묘미다.
S사서: 케이티 머론의『도시의 공원』(마음산책)은 공원에 얽힌 사적인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책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험은 전부 다르지만 이들 사이에는 공원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E: 오영욱 건축가가 이 책을 추천하며 공원에 대한 여러 기억의 에피소드들은 특수하면서 보편적이다. 이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삶의 결핍을 느끼는 부분, 즉 전체와 개인의 관계에서 공원이라는 장소가 얼마나 근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지 알려준다고 썼다. 「미디어 파크」에서 강조한 공간의 잠재력을 잘 설명한 책 같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책이 있다」
‘장애인, 문맹, 혹은 유학생들에게 도서관은 어떤 존재인가?  
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이들과 소통할 수는 없을까?’
미래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도서관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들을 북돋고 상호작용하는 일임을 잊지 않는다.
E사서: 건축가 신승수, 임상진, 최재원이 공공 공간인 도서관의 의미를 탐색한 『슈퍼 라이브러리』(사람의무늬)도 함께 보면 좋겠다. 제목의 ‘슈퍼Super’는 슈퍼마켓처럼 도서관이 책만 가득 쌓고 보존하기보다는 일상에서 개인들이 함께 뒤섞이고 경험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Y사서:  콜롬비아의 도시 메데인을 배경으로 한 소설 『도서관을 훔친 아이』(풀빛미디어)가 떠오른다. 도서관 책을 몰래 훔쳐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해야 하는 소년과, 그에게 “더 재미있는 책으로 바꾸어 가져가라”고 말하는 사서가 등장한다. 책 말미에 소년은 더 이상 책을 훔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사서가 건넨 책을 펼친다. 소년의 삶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서의 모습은 도서관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C 사서: 원제는 ‘메데인의 진흙’이다. 작가가 메데인에 새로 생겨난 도서관이 도시에 가져온 변화를 보고 썼다고 한다. 책에 감명받은 메데인 시민들이 청소년이 활동하는 ‘메데인의 진흙’ 재단을 설립했다는 후문도 인상깊다. 

당신의 이야기, 사서의 답장 VOL.8
컬렉션 버스킹을 하는 동안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여행한 질문들을 사서들이 천천히 살펴 답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쓴 다섯 편의 질문을 소개합니다. 

사서의 A.  일본의 작가 야나기다 구니오는 『그림책의 힘』(햇살과나무꾼)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인생에서 그림책을 세 번 읽는다. 첫 번째는 아이였을 때 그림책을 읽게 되고, 두 번째는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위해서 읽게 된다. 세 번째는 인생 후반에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그림책을 읽는다.” 


왜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을 읽을까요? 정체 모를 불안감을 안고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듯 작은 여백을 주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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