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예비사서] 인턴십을 마치며.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1-01-28 조회수 : 11,351



11개월 동안 예비사서로 근무한 경옥 님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들이에요. 

경옥 님이 예비사서 1기와 느티나무 스태프에게 물었던 질문을 빌려 오기도 했습니다.

부담 갖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답변해 주세요. 화이팅!

 

▶ 빵 사서님에게 질문이 도착했다. 짧지만 길었던 인턴십 기간을 돌아보며 질문에 답을 해보았다. 


Q. 다섯 글자로 자기소개

이엔에프피

 

Q. 예비사서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 계기

제가 꿈꾸는 도서관은 어떤 사람의 질문이든 진지하게 듣고 함께 길을 찾아가는 도서관이며, 

농사짓는 사람도,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도 누구나 즐겁게 올 수 있는 곳을 꿈꿨어요. 

느티나무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예비사서 공고를 보게 됐는데 11개월의 과정 중에 해외탐방도 있더라고요. 

제가 꿈꾸는 도서관의 모습을 지닌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일할 수도 있고, 해외연수도 다녀올 수 있다니!” 싶어 

바로 예비사서 인턴십에 지원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첫 근무 날의 기분이 기억나요?

놀람의 연속이었어요. 도서관 문 앞에서 처음 보는 저의 이름을 불러줘서 놀라고, 예비사서 아지트에 갔더니 책상에 올려진 노트와 명찰을 보고 놀라고, 

도서관 회원증을 만들며 지역, 나라 상관없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회원증이라 놀랐고, 대출권수가 무제한이라 놀랐고, 

도서관 라운딩을 하는데 상상보다 더 놀라운 도서관이라 놀랐어요.

 

 

 

 

Q. 주요 업무와 꾸준히 살펴봤던 주제가 궁금해요.

주요 업무는 잡지 등록, 연체자 관리, 아동문학 자료 관리를 했어요. 

담당 주제는 아동문학이었는데 거의 뜰아래에서 근무하고, 

담당을 맡기 전에는 그림책 서지를 수정하고 그림책 장비 작업을 했어서 그림책을 꾸준히 살펴봤어요. 

워낙 그림책에 관심이 많아서 성균관대학교 ‘그림책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했어요. 

‘책놀이 자격증’도 취득하고요.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았어요. 

어린이도서연구회에 관심이 있어서 지역 그림책 모임에도 참여하고 잡지 <동화 읽는 어른>을 꾸준히 살펴봤어요. 

관심을 두고 꾸준히 살펴본 주제는 기후위기였어요. 도서관 기후행동에 참여했습니다.

 

>> 기습 질문! 지금 바로 떠오르는 아동문학 1권과 그 이유.

<바꿔!> 아동문학 등록하며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에요. 표지가 시선을 끌었어요. 

왜 인기가 많을까? 궁금해하며 읽어 본 첫 아동문학이기 때문일까요?

가족 성폭력을 다룬 <설아가 달라진 이유>는 결말이 어떻게 될지, 

내가 설아 엄마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에요. 

수서회의 때 가족 성폭행을 다룬 책이라 살펴보기로 했는데 

결말이 궁금해서 점심 때 밥을 먹으면서까지 살펴봐서 기억에 남아요.

 

Q. 예비사서로 일하며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꿈꾸는 사서는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듀이’와 같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사서였어요. 

온 동네를 하나로 묶어주었으며 그곳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로 만든 도서관 고양이 듀이처럼 사서로 일하는 동안, 

도서관을 찾는 마을의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기를 원해 예비사서가 됐는데요. 

이용자가 저를 알아보거나 저를 보러 일부러 찾아왔을 때 도서관을 오는 마을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이 전해졌다는 게 

느껴져서 보람을 느꼈어요. 이용자가 찾는 책을 바로 찾아 드렸을 때도 보람 있었지만요.

 

Q. 씩씩하게 일하는 힘은 어디서 나와요? 원동력이 궁금해요.

하나님. 저를 이 세상에 살게 해주신 분을 생각하면 힘이 나요. 그리고 도서관의 가치.

 

Q. 경옥 님이 매일 쓰는 도서관 일지 '오늘 만난 느티나무'에 카운터에서 이용자와 만나며 나눈 대화, 

서로 나눈 친절과 상냥함, 재밌던 사건을 자세하게 기록해서 좋았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살~짝 공개해 주세요.


200530 토 +출근 60일 차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찾아드려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매주 보는 이용자가 오셨다. 

달이 나오고 쿠키 냠냠하는 책 어디 있냐고 물어봐서 <달샤베트>인가 했더니 

“이 책이야!”라고 해서 얼마나 기분 좋던지. 책을 다 고르시고는 “55**(전화번호 뒷자리)요~”라고 해서 당황했다. 

아직 이용자님 이름을 못 외웠다고 했더니 “아! 외우는 게 이상한 거죠!”라며 성함을 알려주셨다.

 

200630 화 +출근 80일 차 

6월의 마지막, 느티에서 일한 지 80일 차가 되는 날이다. 오늘 반납함에 반납된 그림책은 또 한 번의 기록을 깼다. 

휠체어에 책을 실어 지하에 반납 책을 놔두고, 얼른 3층에 올라가서 지렁이 밥을 주고 살구를 놔두고 내려와 

반납 책을 정리했다. 이후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을 참고해서 수서회의를 준비했다. 

그림책 1권, 아동 문학 6권을 수서했다. 회원가입하는 분에게 가족 회원도 안 잊고 물어보고, 

사진 등록한 후 메모에 ‘확인’을 적었다. 그림책을 빌려 가시는 이용자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를 나누니 

그림책 작가 준비 중이라 그림책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출판사랑 거래까지 했었다니! 

느티나무 이용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의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 

느티나무에서 배워 나가는 나. 정말 느티나무도서관에 와서 행복하다.

 


 

 

200801 토 +출근 103일 차

8월이다. 문자 천국 전송 결과 1등 했다. 어제는 혼자 왔던 이용자는 오늘 딸이랑 와서 70권 정도를 빌려 가셨다. 

한 이용자는 다음 주가 서늘맞이 휴관인 것을 보고는 휴가 잘 보내라고 말하다가 

“아, 휴가 아닌가.” 하시며 힘내시라고 말씀해 주시며 기증 문의를 하셨다. 

현동 님이 나는 씩씩하니까 뭐든 잘 해낼 거라고 응원해 주셨다. 현동 님과의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단톡에 현동 님의 편지가 올라왔다. 정말 감동이다. “느티나무에 와서 사람을 만나고 갑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느티나무’에 깃들어 함께 살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저를 품어주신 느티나무 동무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또 만나요. 고맙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느티나무, 나도 이곳에 깃들어 함께 일할 수 있다는,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어제 정신 번쩍. 차경 님의 고양이, 뭉치를 봤다. 진짜 가슴이 콩닥콩닥, 두근두근 설레는 순간이었다. 

야옹~ 진짜 똑똑했다. 현나라 사서님의 백설기를 3개 챙겨주셨는데 못 받은 분들께 나눠드리고 

하나 챙겨서 저녁으로 먹었다. “목말라~”하던 어린이. 오늘 도서관이 참 좋다. 아쉬움과 설렘이 다 모인 곳.

 

200908 화 +출근 127일 차

이혜령 작가님이 아동문학 공부 열심히 하라고 <브로콜리 도서관의 마녀들>을 선물로 줬다. 

느티나무도서관이 모티브라고 해서 더 반갑다!

 

210122 금 +출근 211일 차

오후에는 지민 님과 3층에서 영상 수정을 했다. 엔딩 크레딧이 확 바뀌어 새롭고 재밌었다. 부끄러움은 그대로.

▶ 그 결과물 <예비사서가 말하는 예비사서(https://han.gl/RI6qQ)>

2층으로 내려왔는데 규린이 봤다. 최근에 일지를 보면서 규린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7월에 보고 오늘 봤으니 반년만인 것 같다. 규린이가 <꼬마 흡혈귀>를 빌려 가는데 

3권 중 v.4를 집길래 물어보니 4권부터 안 읽었다고. 아이들도 다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한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 

지렁이는 잘 크고 있다고 해서 신기했다. 보고 ppt를 제작하고 블로그 초안을 수정했다. 

3층에 그릇 빌리러 갔는데 규린이가 친구랑 목걸이를 만들고 있었다. 

대화를 하니까 1학년 때 규린이랑 같은 반이 돼서 친해졌는데 지금은 3학년이라고.

 

 

 

Q. 카운터는 대출&반납만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아직도 있는 듯해요. 

〈사서가 바코디언이라뇨〉라는 책도 있고요. 11개월 동안 카운터에 있어보니 카운터는 어떤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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