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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와쉼표 인터뷰 특집] 예비 창업가 인터뷰 _디디의 옷실험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1-03-31 조회수 : 11,217

 

버리지도 입지도 못한 옷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3월 6일 도서관에 수선 연구실이 문을 열었습니다. 3층 메이커 스페이스 동네공방에 있는 재봉틀 2대와 재봉용구가 실력 발휘를 할 기회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임자가 출현한 것입니다. <디디의 옷실험실>은 입던 옷의 수명을 늘리는 연구를 하는 일종의 업사이클랩으로, 헌 옷을 모아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시키는 실험을 하고, 직접 수선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옷 고치는 작업을 하는 ‘디디’와, 홍보물과 아카이빙 작업을 하는 ‘먀먀’, 두 사람이 함께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디디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디디의 옷실험실>을 어떻게 열게 되었나요?

저는 밀라노의 패션 대학에 다니고 있었어요. 졸업 마지막 학년 때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상황 때문에 원단 수급이 어려워지니까 환경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쿼런틴이 되면서 있는 원단을 최대한 써야 했어요. 원단이 없으니까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논문 주제를 제로웨이스트 패션으로 잡았어요. 작년에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와닿았어요. 졸업 뒤에 생산을 마구잡이로 하는 생산 라인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헌 옷을 고쳐 입고, 옷을 오래 입는 것을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사람들이 왜 옷을 오래 입지 않을까 고민했을 때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그렇다면 헌 옷을 가지고 입고 싶은 디자인으로 만들면 어떨까 긍정적으로 생각했었어요. 

 

 

평소에도 옷을 잘 고쳐서 입으세요?

새 옷을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양말도 꿰매 입거든요평소에 뜯어진 것을 고쳐서 입는 걸 좋아하고요. 

하지만 헌 옷으로 새 옷을 업사이클링 하는 것은 저에게도 처음 하는 도전이에요. 

단추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바꿔서 입은 적은 있지만그래서 실험실’입니다.

 

 


 

 

왜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제가 중고등학생 때부터 느티나무도서관에 만화책 읽으러 자주 왔었어요. 하지만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공방이 있고 재봉틀이 있어서 여기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집에 있으면 방해 요소가 많더라고요. 여기 나오고부터 집중해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졸업을 하고 공백기가 있으면 취업이 어려워지니까 취업 준비를 하면서 할까 고민했지만 시스템에 들어가면 계속 새 옷을 만들어야 하니까 과감히 취업 준비를 안 하고 <디디의 옷실험실>을 시작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3월부터 오픈을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찾아온 것 같아요.

 저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게 신기해요.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고, 옷을 오래 입는 것에 대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왔어요. 그런 분들이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빨리, 많이 경험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히려 힘이 더 나는 것 같아요.

 와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니까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뭔가를 해야 되나 동기부여가 돼요.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도 이런 게 있구나 알게 되면 옷을 살 때 다시 한번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들이 <디디의 옷실험실>을 이용해야 할까요?

 만약 소비하면서 조금이라도 죄책감을 느끼셨다면 한 번만 더 입자’ ‘이번 계절만 더 입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환경이나 새 옷들까지 쓰레기로 버려지는 현실에 관심이 있어야 시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면 여기 와서 시도할 수 있는 분들이에요집에 안 입는 헌 옷의 어느 부분을 고치면 좋을지 같이 상담해 드립니다.

 그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면 좋겠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의 교복을 줄이고 그랬거든요. 학창 시절의 재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려 입어도 예쁘구나, 고쳐 입어도 예쁠 수도 있네, 그래도 괜찮다,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헌 옷도 모으고 있는데 어디에 쓰시나요?

헌 옷으로 새 옷을 만들고 있어요. 혼자 하고 있어서 작업이 느린 편이에요. 모인 옷들의 재질에 따라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니까 옷이 많을수록 디자인이 나와요. 그래서 헌 옷이 많을수록 좋아요하지만 원단 자체가 너무 낡거나 상했다면 다시 만들어도 보이거든요. 양말 같은 건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아요. 원단 크기가 넉넉한 것들이 좋아요. 하지만 완전 헌 옷도 괜찮아요. 단추나 지퍼와 같은 부자재를 써도 되니까요. 가장 좋은 건 옷을 사 놨는데 입지 못하는데 버리지도 못하는 옷들이에요. 물론 이런 옷들을 가지고 오시면 어느 부분을 고치면 좋을지 같이 상담도 해드립니다.

 

 


 

  

지금은 수선만 받으시는 거죠?

원단이 있어서 옷을 만들고 싶다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단을 사 오시면 원래 제가 가진 철학과 다르기 때문에 고민 중이에요. 재료가 헌 옷이면 괜찮지만 새 원단으로 만드는 것은 지양하려고 해요. 

 


  

 

이용료를 받고 있나요?

창업을 생각하고 오픈했는데 가격은 아직 고민 중이에요. 단순히 옷을 맡기고 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기 때문에 수선집에 맡기는 비용보다 조금 더 받을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1회 최대 1시간에 8천 원 생각하고 있는데 의견을 더 들어보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찾아 주시는 분들이 일정하게 있게 되면 그분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것들, 예를 들어 재봉틀 초급 클래스나 어린이들 대상으로 그룹 클래스 등을 해보고 싶어요. 

4월 내로 소규모로 교육과 체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헌 옷을 뜯어서 같이 보고 옷이 해체되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가 아껴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제가 마케팅 쪽과 사업을 전혀 몰라서 도와주실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옷이 너무 많이 생산돼서 너무 많이 버려지고 있어요. 이런 문제에 관심 있다면 한 번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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