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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NL 뉴스레터 18호] 월요일엔 모험 이야기!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0-11-03 조회수 : 9,907

한 주의 시작은 모험 컬렉션으로
뉴웨이브 뉴라이브러리 뉴스레터 18호 2020.11.02

이야깃거리 가득 채워 
가을 느티나무 소식 보냅니다. 
깨알 컬렉션: 다른 모든 이야기처럼, 시작은 소녀가
창작물에서 여성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주목하고, 더 많은 여성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여성 서사’를 둘러싼 논의와 맞부딪치는 목소리를 컬렉션으로 담아보려고 합니다. 첫 시작으로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자료를 모았습니다. 

A 사서: 문학 잡지 <릿터>의 13호 커버스토리 주제가 여성 서사’다. 옛이야기에 뿌리를 둔 아동 문학에는 모험 서사가 많은데, 여성 주인공은 매우 드물다. 남 주인공의 모험 서사를 읽은 남자아이는 자신을 용사로 이해하지만, 여자아이는 쓸데없는 모험은 금물이라는 메시지를 읽는다고 한다. 『빨간 모자』는 혼자 숲을 쏘다니는 소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경고하는 듯한 내용이지 않나. 
B 사서:  김지은 평론가는“아이들은 나이의 위계를 경험하고 있는 소수자이며 그렇기에 약자의 입장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이 시기 아이들과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어떻게 세계를 해석하도록 이끄는가는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한다. 더 많은 여성 서사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어야 한다는 생각에 안타깝다. 
A 사서: <창비어린이> 67호에 “서가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의 주인공 대부분이 남자 어린이이므로, 아직도 여성 어린이 독자는 자신을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 모험 서사는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B 사서의 말과 맞닿는다. <엘르> 10월호에도 김초엽 작가의 <모험은 여자들의 것>이 실렸다. 잡지에서 다룬 내용들을 발췌해 컬렉션에 모으자. 

C 사서: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은 실비아 플라스가 1952년에 쓴 미발표 작품이다. 메리라는 소녀가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홀로 기차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이 쓰였을 당시, 사람들은 어린 여성이 보호자 없이 떠나는 여행을 낯설고 불온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주인공 메리는 스스로 기차에 올라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 1950년대에 쓰여진, 소녀가 주인공인 모험 이야기. 더욱 용감하게 느껴진다. 작가 실비아 플라스는 여성으로서 느끼는 억압과 분노를 글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자전적이라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D 사서: 김혜진 작가가 쓴 『아로와 완전한 세계』의 주인공도 모험을 떠난다. 여행을 위해 기차에 오르는 메리와 달리 아로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 떠나야만 한다. 아로는 용기와 패기로 똘똘 뭉친 영웅이 아니다. 투덜거리고, 원망하며 울다 지치기도 하지만 물러서지 않는 모험가다. 그래서 좋았다. 어두운 숲이 무서우면서도 가자, 가서 해내자.” 다짐하는 초보 모험가다. 덧붙이자면 이 소설에서 도서관 사서가 굉장한 역할로 나온다. 꼭 보시길. 

사서:  그림책『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의 안젤리카는 갓 태어났을 때 엄마보다 키가 더 클까 말까 했다! 말도 안 되지만 마냥 크고 싶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겐 엄청나게 유쾌한 상상이다. 안젤리카는 두 살에 도끼로 나무를 잘라 오두막을 짓고 열두 살에 늪에 빠진 마차를 들어올린다. 급기야 어른 사냥꾼들도 어쩌지 못한 커다란 곰을 잡는다. 폴 젤린스키의 사실적이고 정교한 그림이 비현실적인 서사를 실감 나게 만든다. 
사서:  모험과 떼놓을 수 없는 SF소설 중에서는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있다. SF 장르 안에서 다양성이라는 주제를 서정적으로 담아낸 단편집이다. 인간의 기술은 지구를 너머 우주를 향하지만 여전히 소수자들은 외롭고, 실패하고, 낙오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언뜻 막막해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이야기 내내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타자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불가능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 놀라워하고 또 아름다워할 수 있다.” 
사서: 컬렉션 제목은 김윤아가 부른 <비밀의 정원> 첫 소절에서 따오면 어떨까? “다른 모든 이야기처럼”으로 운을 떼며 시작하는 옛이야기처럼. 
인터뷰: 예비사서가 만난 느티나무

근무한 지 8개월째인 예비사서 2기! 코로나 이후 달라진 도서관을 경험하며 매일 질문과 마주칩니다. 이번에는 예비사서가 함께 일하는 느티나무 스태프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기 다른 세대의 직원들이 내놓은 각양각색 답변을 살짝 공유합니다. 
Q. 나의 첫 도서관은?
여을환 코디네이터: 중학교 때 집에서 먼 남산도서관에 간 게 처음이었어요.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서 도서관 입구에 길게 줄을 섰어요. 

이윤남 선임사서: 중학교 때 처음으로 공공도서관을 경험했어요. 노원구에 있는 공공도서관이었는데, 입관료 100원 내고 들어갔어요. 자료 열람실이 여자와 남자로 구분되어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카드 목록지를 쓰다가 점점 전산화되어가는 도서관을 경험했어요. 

박예진 예비사서: 안산 석수골작은도서관에서 2주 정도 활동했어요. 아이들과 그림책 읽고 과학 실험을 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아요. 사서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Q. 일하는 원동력은?
박영숙 관장: 책임감이죠. 또 가능성이에요. 도서관의 일상성이 놀라운 게 힘겨운 일이 생겨도 또 다른 가능성을 보게 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이어져서 힘을 얻어요.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네가 꼭 이걸 해낼 거야.”라는 이야기보다 “네가 무언가를 하는구나. 그래, 그게 또 의미 있을 거야.”라고 이야기해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신뢰를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 순간순간 원동력이 확인돼요. 그리고 사실 에너지 충전 이런 건 우리 딸, 아들들이 와서 끌어안으면 충전이 되는데요?(웃음)
뉴 노멀 시대 읽고 쓰는 삶, 장강명 작가와 나눈 이야기

느티나무도서관 물음표와쉼표에서 『책, 이게 뭐라고』의 장강명 작가를 만나 <뉴 노멀 시대 읽고 쓰는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인생 벽돌책, 느티나무도서관의 사회를 담는 컬렉션을 둘러본 소감이 궁금하다면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당신의 이야기, 사서의 답장 vol.2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여행한 질문들, 사서들이 천천히 살펴 답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써내려간 열 편의 답장을 소개합니다.  
Q. 즐거운 일은 왜 돈이 안 될까요?

사서의 A. 주로 에세이 서적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라고 북돋는 문장을 자주 만납니다. 하지만 그 일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나 어려움은 조명되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독립공방』(북노마드)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은 무시할 수 없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이 있어서 계획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개인 공방은 수입을 예측할 수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력이나 시간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일도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현장에서 일과 생활을 지켜나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같은 일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연대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진의 『예술가로 살만합니다』(이종문화사)도 읽어보길 권합니다. 

도서관 운동의 파트너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