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부터 한 달,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도서관 문을 반의반만 열었습니다.
거리두기가 완화된 5월 8일부터 도서관 문을 반만 열기 시작했습니다.
느티나무 직원들의 걱정과 고민, 그리고 오랜만에 이용자를 만나는 반가움이 담긴 풍경을 공유합니다.
1층에서만 책을 빌릴 수 있었던 ‘반의반 개관’에서 전 층 대출, 반납이 가능한 ‘반 개관’으로 이용자를 만나려니 안전이 걱정됐습니다.
직원들 모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용자를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오기 전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 대장을 적습니다.
층별로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대출&반납할 카운터를 정하고 있어요.
직원이 당번을 맡아 돌아가며 입구를 지킵니다.
"체온 재겠습니다." 일상적으로 체온을 재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사서와 이용자 모두 어색했습니다.
이제는 알아서 척척! 손발이 잘 맞습니다.
(도서관이 너무 그리웠는지,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뛰어오는 분들도 있지만요.)
"책은 집에서 마음껏 읽기!"
아쉽지만 자리에 앉거나 오래 머무르지 못합니다.
도서관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도 책과의 만남은 여전했으면 합니다. 서가 사이를 지나며 우연히 '그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책 한 권 한 권을 두었습니다.
약속한 것처럼 매일 같은 시간 1층에 앉아 공부하고, 책 읽던 이용자들이 떠오릅니다.
요새는 어디에서 책을 읽으시는지 물으니, 집에서 "그냥 저냥" 읽고 있다고 합니다.
매주 모였던 낭+독회 멤버들은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시간을 정해 화상채팅 어플에서 모여 책을 읽습니다.
"한 번에 한 명씩, 책은 5분 안에 후딱! 고르기"
다른 장소보다 좁고, 층이 낮은 골방과 다락방은 한 번에 한 명씩 들어갑니다.
집에 가서 마음껏 읽을 만화책 5분 안에 후딱 고르기 미션~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책을 읽거나 단잠에 빠져들기도 하던 이들이
이제는 후딱! 책을 골라 골라오느라 바쁩니다.
도서관에 올 때마다 왠지 모르게 발길이 가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2층 단골 이용자는 '반의반 개관'을 유독 아쉬워 했습니다.
직접 서가 사이를 거닐며 한 권 한 권 진득하게 살피던 재미가 있었는데 말이지요.
요즘은 좀~더 욕심내서 소설 한 권이라도 더 빌려 가려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책으로 꽉 찬 가방이 무거워도 표정은 밝습니다.
B1층 뜰아래에서도 반가운 마음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가족과 만나는 장소를 도서관으로 정하고, 학교 마친 뒤 도서관으로 달려오던 이용자.
그림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도서관 입구 벤치에서 책을 읽습니다.
곧 날이 더워질 텐데,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목마르진 않나 사서들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꺄르르 웃음소리와 쿵쿵 발 구르는 소리 가득했던 아랫마당.
어린이 이용자에게 늘 인기 폭발이었던 미끄럼틀은 잠시 휴업 중입니다.
편하게 앉아 그림책 읽던 소파는 인형들이 차지했습니다.
무당벌레 인형이 읽고 있는 책은 땅속 생물이 나오는 <땅속에는>!
뜰아래의 즐거움 중 하나였던 그림책 컬렉션에 있던 책입니다.
다음 컬렉션도 곧 전시 예정!
도서관 어디서나 두 팔 간격 거리 두기.
열심히 변신을 준비했던 3층 윗마당 텃밭연습장에서는 초록 잎들이 햇빛과 물을 머금고 쑥쑥 자라고 있어요.
모종 새집 찾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도서관 문 여는 요일, 이른 10시~늦은 6시 텃밭연습장에서 모종을 나눕니다.
매일 긴장되는 마음으로 도서관 문을 엽니다.
자주 손이 닿는 곳을 아침, 저녁으로 소독하고, 환기와 방역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공간에만 집중하느라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있진 않나 확인하기도 합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코로나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모아둡니다.
'사회를 담는 컬렉션'도 다듬고 있고요. 새로운 컬렉션도 곧 전시 예정.
상황에 따라 도서관 문 여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도서관 안에 머물지 못하는 아쉬움을 접어두고, 긴장 반 기대 반으로 이용자와 만나겠습니다.
일상의 사소하고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