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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응하는 도서관의 자화상_(1) 긴장 속에서 맞이한 2월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0-10-05 조회수 : 10,561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도서관의 자화상_(1) 긴장 속에서 맞이한 2월

 

2020년 2월. 하루 확진자가 연일 몇백 명 선을 넘기고 정부가 <감염병위기시대응체계>에 따른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자, 공공기관들이 속속 문을 닫는다. 24일, 국립중앙도서관이 온라인과 전화상담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중단했고, 용인시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용인시 공립도서관들이 일제히 임시휴관을 예고한다. 3월 하순에 비대면 예약대출 같은 대응책이 마련되기까지 한달간 사실상 도서관들의 문은 닫혔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도 2월 들어서며 직원들의 화제는 날마다 코로나 상황이었다. 예정된 어린이 참가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대신 방역지침을 공지했다. 국공립도서관들의 휴관 소식을 전해들으며 직원 토의 끝에 ‘대출반납은 가능, 관내 열람은 불가'를 결정했다. 그때부터 3/25 휴관까지 한달간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용자를 맞았다. 이 한달은 느티나무도서관 직원들에게 ‘코로나 시대 도서관의 일상’이라는 제목의 파일 첫 장에 담기게 되는 ‘첫 경험’이었다. 이후의 모든 결정이 이때의 경험으로부터 영향받았다는 뜻에서, 모든 첫 경험들처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느티나무도서관은 공립은 아니나 공공도서관이다. 다른 공공도서관들과 마찬가지로, 방역당국의 지침과, 용인시의 코로나 발생 동향, 용인시도서관사업소의 방침을 참고하며 운영을 고민했다. 그런데 공립도서관들이 지침을 그대로 따랐던 것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한걸음을 내디딘 것은 ‘사립'으로서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결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서관들은 ‘등교개학’(놀라운 용어의 출현!) 전까지 도서관 출입을 제한하면서 개별 행동을 자제했다. 4월 중순부터 각 도서관들의 서비스가 나름의 특색을 띠게 되었지만, 2-3월까지는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처음 휴관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2월 23일 시점의 기록으로 돌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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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23(일) 오후 6:06~11:25 직원 단체톡

(※직원 단체톡은 전직원 15명이 참가한다.)

 

사서1) 용인시에도 확진자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용인시장 페북 글에서 옮겼어요. 거주지가 풍덕천동. 추후 동선이 확인되는 대로 느티나무에서도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겠어요.

관장) 혹시나 본인이나 가족이 도서관 방문했을지 모르니, 전화 착신!! 확인 바랍니다. 동선 확인 중에 연락하면 놓치지 않도록이요.

직원1) 낭독회 등 모임을 일정 기간 중지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조심스럽네요.

사서1) 조금 전 친구도서관에서 인근지역에 확진자 발생으로 휴관 안내 문자가 왔네요. 저희도 공공기관으로서 공공지침에 협조할 의무가 있으니 내일 중으로 준비해서 공지 및 안내가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서2) 보건당국 등 외부 연락 오면 바로 공유하겠습니다.

관장) 휴관하도록 합시다. 다시 문 여는 날짜는 상황 지켜보면서 정해 안내하기로 하고요. 용인시 공공도서관들은 25일~별도 공지 시까지 휴관으로 공지했지만 열람실 사용만 제한하고 대출반납/회원가입은 가능하다고 안내했는데요, 우리는 ‘휴관’으로 공고하고 1층 카운터만 교대로 지키면서 혹시 방문하는 분들 계시면 반납 받고 꼭 필요한 자료만 대출하는 정도로 해보죠. (나중에 확인한 바, 용인시 공립도서관 전체가 대출 불가, 반납만 가능했다.)

사서3) 일단 지하1층과 3층 정도 닫고, 단축 운영하는 건요? 너무 안이한 걸까요? 일단 휴관 들어가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기 전엔 다시 열기 어려워질 것 같아요. 모든 기관들이 닫는 상황이 길어지는 게 좀 겁나요.

직원1) 성남시 도서관의 경우 열람실, 식당 문 닫고 대출반납만 가능, 전화 문의 해보니 머무는 것은 안 된다고 합니다.

직원2) 예약도서, 희망도서 찾아가라고 문자 안내한 사람한테는 서비스해야 할 듯요.

사서3) 국중(국립중앙도서관)은 25일부터 마스크 없이 출입 제한, 야간은 폐쇄한다는 공지를 했어요. 우린 거주지 인근이니 국중과는 다르게 주의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더 가깝게 느끼는 공공기관인 걸 생각하면 좋겠어요.

관장) 주신 의견 반영해 임시휴관, 대출반납만 가능으로 안내하고 1층에서 체온계, 세정제 일일이 체크하고 빌려갈 책만 골라오시라 안내하도록 하죠.

직원2) 야간 운영은 그대로 하나요?

사서3) 단축하지요. 근무자들도 피로 줄이고 건강상태 좋게 유지하는 예방은 하는 게 좋겠습니다.

관장) 그동안 확진자 동선 확인하면서 또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우리도 꼭 필요한 접촉 외에는 최대한 주의하도록 잘 안내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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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늦게 대강의 방침을 정했지만, 정기휴관일인 이튿날에도 톡방의 대화가 이어졌다.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불안감, 확진자 동선에 관한 정보, 다른 도서관의 움직임, 어린이집에 내려진 휴원명령, 용인시청의 소독지원범위, 용인시 도서관사업소와의 연락 상황 등 파악하는 정보는 늘어나도 궁금한 항목은 줄지 않았다. 우리의 두려움이 어떤 결정으로도 가라앉혀질 수 없는 성질인 것만은 분명했다. 

다음이 그 공지글이다.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어 도서관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2.25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이용안내

-1층에서 대출반납만 할 수 있습니다.

-직원 외에는 도서관 안에 머무르지 못합니다.

-앞문으로만 드나듭니다. 

-문 닫는 시간을 앞당겨 운영합니다.

: 화, 수, 금, 토 오전 10시-오후 8시 / 일 오후 1시-오후 6시

 

대출

-1층 카운터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오기 전에 찾는 책을 검색해 '대출가능'인지 확인하고, 책 위치를 적어 오세요.

-1층 아닌 다른 층 책은 직원이 찾아다 드립니다.

 

반납

-반납함과 1층 카운터에서 할 수 있습니다.

-반납할 책은 수레에 직접 놓아 둡니다.

-3일 째 직원이 반납하고 책 자리에 꽂습니다.

-휴관 중에는 연체되지 않으니 걱정 마세요.

 

도서관 직원들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찾아 홈페이지에 알리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거나 도서관과 의논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 주십시오.

(3.24일자 <도서관 소식>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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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은 처음보다 다듬어진 내용이다. 이용자들에게 더 친절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을 고치고, 반납책 처리 방법을 추가하였다. 지금은 어느 정도 합의된 결론에 이르렀지만, 당시엔 책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여러 매체에서 다르게 보고했었다. 

이때까지 우리는 ‘이용제한’과 ‘휴관'이란 말을 섞어서 썼다. 과거엔 문을 닫아야 휴관인데, 휴관이라고 말하고 대출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문은 열었는데 관내에서 열람은 금지한다고 하는 것도 실제 상황이 없다면 이상하게 들렸을 것이다. 코로나로 정상운영과 운영을 일시 중단한 휴관, 문을 여는 것과 문을 닫는 것 사이에 몇 가지 단계가 새로 발견되었고, 새로운 말들이 나타나게 된다. 

 

 


 

첫날 문 닫기 전 카운터 담당자들이 모였다. 느티나무도서관은 4개 층으로 운영한다. 카운터 담당자란 각층 데스크에서 이용자 대면 서비스를 하는 사서로 정규직 8명과 예비사서 2명-현재는 3명-이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매주 전체회의와 수서회의(장서선정회의)를 하고, 카운터 담당자는 수서회의 참가자들이다. 그래도 주제와 회의 성격이 달라서 자연히 구분이 된다. 이날은 이용 제한 방침의 세부 적용을 따져보고, 업무를 점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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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25(화) 카운터 담당자 회의 

 

<이용 안내> 

사서3) 우리가 이용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위험하다는 사인이 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용자가 방문한 걸 경계하는 느낌을 주지 않게, 직원이 이용자 옆에서 응대하고 도서관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한 줄이자는 방향입니다. 책을 간단히 찾아드릴 수 없을 경우 응대는 어떻게 할지가 문제 같아요. 오늘 방문한 이용자들의 이용행태가 어땠어요?

사서6) 보호자가 왔어요. 회원가입을 원했는데 신규회원 가입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 드렸어요. 이전보다는 전반적으로 체류 시간이 줄었어요.

사서3) 오전에 신문 읽으러 오시는 이용자들은 왔습니다. 읽을 책이 필요하다고 전화로 문의하고 오신 분 있었고, 1층에서 그림책을 골라 가져가셨어요. 마스크는 잘 하고 오시나요?

사서5) 자주 오는 청소년은 마스크 하지 않았고, 1-2시 사이에 우리 도서관에 처음 방문한 2명은 마스크 없이 왔다가 휴관이라는 안내를 듣고 다음에 오겠다고 돌아갔어요.

사서3) 청소년들은 이런 시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워나가야 하는데, 적절한 소속을 갖지 못했고 정보를 잘 접하지 못하는 경우 우리 안내를 통해서 익히니까 우리가 잘해야 할 거 같아요. 사회 전반과 인식을 함께한다는 대전제에서 공공기관의 대처인 휴관으로 결정했지만, 이용자마다 행동패턴이 다른데 그때마다 적용할 매뉴얼이 있는 건 아니어요. 문을 일단 열면 들어와 머무르려고 할 텐데요. 

사서6) 책을 대량으로 빌리시던 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직접 고르게 하면 어떨까요?

사서4) 그림책은 사서가 지하1층에서 찾아다주기보다 1층 그림책 서가에서 직접 고르게 안내하지요. 이용자들을 만난 이야기는 공유문서에 기록해서 휴관 중 어떤 사람들이 주로 오는지 공유해요.

사서7) 3층 책은 3층과 톡이나 내선으로 연락하면 3층에서 찾아 1층으로 가져다 드릴게요.

      

<업무 조정>

사서5) 자원활동팀이 못 오는 기간 동안 신문스크랩에 참여할 사서들, 각자 맡을 분야와 방법을 정리해 알려드릴게요. 각자 확인하는 정보 채널, 기사 등을 공유문서에 올려주세요. 페이스북에 오늘 자로 취합한 기사를 올리며, 도서관은 휴관하지만 직원들이 관련 동향과 정보를 확인, 선별해 공유하고, 관련 레퍼런스에 힘 쓰겠다고 안내하겠습니다. 

사서4) 예비사서는 3월 4일부터 일정 연기 없이 시작하겠습니다. 

사서5)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준비한 컬렉션 버스킹은 공공기관 휴관령으로 4월 중순까지 미뤄졌습니다. 일정 확정되면 큐레이터가 알려주기로 했어요. 

사서4) 용인YMCA도 휴관입니다. 청소년 참정권 관련 모의 투표 진행에 느티나무도서관이 어떻게 참가할지 확실히 전달하면 좋겠어요. 적극 홍보와 관련 컬렉션을 지원하고, 투표 장소는 느티나무도서관보다 수지도서관 옆 광장이 청소년 접근성이 더 좋습니다. 청소년 포럼을 여는 건 보류하기로 했고,  사태가 진정되면 추후 논의할 예정입니다.

사서3) 근무시간 관련해선 2시간 당겨 오후 8시에 닫지만 야간 근무자 출근 시간은 앞당기지 않기, 출근이 어려우면 재택근무 하며 각자 컨디션 신경 쓰기, 원거리 통근자의 근무시간 조정도 생각해보기로요. 

사서4) 새책을 페이스븍,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면 이용 제한 방침과 혼란이 생기진 않을까요?

사서5) 새책 전시는 당분간 보류합시다. 전시대에 이 주의 컬렉션이나 스크랩 등을 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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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불편했다면 느티나무도서관이 상상과 달라서일 수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4개 층 연면적 350여 평 되는 단독 건물에 장서는 4.8천 권(DVD자료 포함) 정도다. 공사립의 작은도서관보다는 크고 일반 공립도서관보다 좀 작다. 규모보다 실제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 우리는 RFID가 없고, 반납책을 이용자가 직접 꽂으며, 책이 제자리에 안 꽂혀 있을 때가 ‘가끔’보다 좀 잦고, 대출가능권수가 무제한이고, 그림책자료실이 지하1층인데 지하1층 운영은 6시까지여서 그 이후 방문자를 위해 1층에도 그림책 복본만 모아놓은 서가를 두었고, 어린이와 어른이 이용하는 공간을 구분하지 않으며, 사서와 긴 대화를 주고받는 이용자들이 많고… 지난 9월에 2.5단계에 맞추어 이용 제한을 강화할지 의논한 적이 있었다. 사서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는 것도 고려사항으로 놓고 지금까지의 사례를 돌아보는데, 여러 사서들이 반납책을 배가하고, 기다리는 이용자에게 이층 저층 오르내리며 대출책을 찾아다주던 2-4월이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하였다.

그때의 힘듦은 갑자기 일상을 지탱하던 것들이 흔들리고 생활의 불편이 커졌으며, 그 원인과 앞으로 닥칠 상황이 불확실해서 혼란스러웠던 걸 감안해야 한다. 아이를 맡길 수 없어서 급히 재택 근무시간을 늘린 직원도 있었고, 멀리서 출퇴근하는 직원들, 이용자들과 대면하는 사서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그 속에서 도서관이 진행해오던 일들에 대응책을 세워 공지하고, 감염 전파를 예방하는 조치들을 몸에 붙이면서, 새로운 이용자 동선과 서비스 방식을 짜내느라 아등바등하던 때. 그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과 코로나 장기화 전망이 나온 뒤에야 우리는 차츰 현재 우리가 하는 이 낯설고 서먹한 것들이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될 일상일 수 있다는 가정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문을 열고 있었지만 방문하는 사람이 10명이 안 되는 날도 있었다.(고맙게도!) 문을 열었으리라 생각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2월 29일 하루 확진자 수가 909명까지 갔으니! 어린 아이를 달래러 나왔다 우연히 발견한 사람, 열린 문 안으로 미적이며 들어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 이용 제한 공지 문자를 받고 안 왔다는 사람, 전화로 몇 번씩 확인하고 온 사람, 머무를 수 없단 말에 돌아서는 사람도 있었다. 이용자는 적었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맞이한 동네사람들의 일상을 조금씩 알아갔다. 이력서를 출력해 팩스로 보내야 하는 중년, 온라인수업 때 필요한 활동지를 출력해야 하는 학부모, 거의 날마다 오는 어르신은 ‘휴관'이라는 사서의 안내를 듣지 못하시고 며칠 전과 똑같이 신문을 꺼내 중앙탁자에 앉아 읽으셨고, 올해 입학한 듯한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는 20권 넘는 그림책을 반납하고 동생과 집에서 볼 책이라며 그만큼을 대출해가셨다. 


- 개학연기 일정 길어짐에 따라 학교 권장 도서 목록 들고와서 대출하는 이용자들.

- 대부분은 아동문학임.

-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문학책들 직접 서가에서 살펴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음.

- 외부방문자 기록대장에 일일이 적도록 안내 못할 만큼 바빠질 때가 저번 주보다 잦아짐.

- 기록대장에 이미 적은 이용자분. 또 인적사항 적힐까봐 도서관 안 들어간다고 이야기하셨던 분 있음.

- 오전 시간에는 화장실 이용이나 물 마시는 분들, 오후 시간에는 권장 도서 대출 이용자로 나뉨.

- 운영 중인지 전화 문의 많음. [학교에서 내준] 목록을 들고 오심. 문학이나 아동문학 쪽 새 책을 내는 것이 어떨지. 1, 2층 사서 2명이 합세해야 찾을 정도의 A4용지 목록을 들고 오심. 

- 방학 길어지면서 학생들에게 대체과제를 내주는데 독서가 많음. 학교도서관도 안 열고 있으니 책을 구하지 못해서 찾아옴.

- 빌릴 자료를 미리 정해 오지 못하는 경우, 빌리려는 자료가 대출 중이어서 도서검색PC로 빌릴 자료를 더 찾고자 하는 경우 당연히 있음. 서가브라우징에 익숙하고 검색으로 찾으려면 시간이 더 걸림. 

(3월 12일 전체회의 발언 기록 중)


반면에 날마다 오던 이용자, 언제나 혼자 같았던 친구들은 직원 쪽에서 안부를 기다렸다. 문 연 걸 까맣게 몰랐다가 뒤늦게 방문한 이용자들이 “자꾸 처진다.”고 하소연하는 걸 들은 뒤로 우리 도서관의 애서가들이 도서관을 대신할 책 공급처를 찾았나 걱정하였다. 친구끼리 와서 “머물진 못하는데, 대출할 책 있어요?” 물으면 뻉소니를 치는 초중등 학생들이 어디 다른 놀이터와 사교장을 찾았을까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렇게 ‘반의반’밖에 못 열고 버티는 동안 이용자들로부터 반갑다,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다. 이렇게 제한적으로밖에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뜻밖이었다. 


마침내 출근길에 마스크 사는 줄이 눈에 띄지 않게 되고 등교개학의 날은 오고야 말았다. 다른 도서관들도 예약방문대출이니 안심대출이니 하여 문을 더 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서울 이태원의 집단감염에 이은 수도권의 강화된 거리두기로 4주를 채우지 못하고 다시 문을 닫게 된다. 이 기간에 느티나무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전층을 개방해 직접 자료를 찾게 하고 모임을 재개했고, 그렇게 6주를 운영한 다음 관내 열람을 열며 서비스를 더 확대했다. 어느 시점엔가 느티나무도서관은 용인 수지에서 코로나에도 계속 문 여는 도서관으로 알려졌고, 활동이 막힌 사람들이 곳곳에서 찾아왔다. (다음에 도서관블로그에서 계속 https://blog.naver.com/neutinamulib/222108260678)

 

(※ 글에서 인용한 기록은 <2020 코로나19 대응 흐름> 문서에서 가져왔다. 코로나19가 시작된 뒤로 도서관에서 겪는 변화를 기록하는 문서이다. 정보, 문화, 커뮤니티 서비스 방침의 변화, 그것을 고민하고 결정한 직원 회의 등을 모든 활동 관련 문서들로부터 수집하여 일자별로 모으고 있다. 각종 회의와 단체톡, 신문스크랩, 온라인참고서비스, 국내외 도서관 소식, 도서관 웹페이지, 코로나 관련 구입물품 등 지출내역 들이 수집 대상이고, 사서 한 명이 담당한다. 한편 느티나무도서관은 아키비스트 1인이 전담하는 아카이브를 갖고 있다. 도서관 업무와 커뮤니티 활동에서 생성된 자료를 수집, 분류, 정리하고 이용자에게 열람 서비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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