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후기]마을포럼; 가족,연애에서 민주주의라고요? 함께 나눈 이야기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7-07-02 조회수 : 15,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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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마을포럼 이야깃거리는 "가족, 연애에서 민주주의라고요?" 입니다.
조금은 낯선 주제로 모인 자리.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사진과 글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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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의 시작은 신문스크랩 최윤정 활동가의 낭독으로 시작했습니다.
<가족관계의 변화> 스크랩에서 추린 기사들입니다.

‘노부모 챙기기’ 1순위는 장녀… “장남이 부양해야” 5명 중 1명뿐 (한국일보 2017년 2월 2일)
“지금 미국인들은 ‘따로 또 같이’ 살고 싶어해요”(한겨레 2017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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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은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백영경 교수님이 진행을 맡아주셨습니다.
각자의 입장차와 기존의 통념을 걷어내고, 당연한 이야기들보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제안으로 1부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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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포럼 1부는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집안 의사결정 과정에서 동생과 내 의견이 결정에 반영되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 집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20대 남)
 

-가족의 개념이 좁아지고 있지만 넓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시부모를 모시되, 같이 살진 않는다. 오히려 교류도 많아지고,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40대 여)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이 없이는 독립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님과 자식이 동등한 입장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중에 부모님이 늙으면 자식이 부양을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면 굉장히 어렵다. (10대 여)
 

-어릴 적 생각을 해보면 굉장히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왔음. 가정이나 가족내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우리가 사회에서 생각하는 민주주의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어떤 차이가 나야하는가를 고민해왔다. 가족 내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 말 하고 싶은 것. 감정표현이 훨씬 더 극적으로 되어야 할 것 같다. (60대 남)
 

-결혼이라는 주제에서 사회적인 시선이나 압박을 느낌. 요즘 싱글에 대해 많이 개방적이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시선을 느끼고 비민주적인 대우를 받는다.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0대 남)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안에 대해서 가족회의를 한적이 있다. 그 때 자녀가 ‘이런 회의를 해도 어차피 이사를 가게 되지 않나? 우리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지만, 단순히 우리 가족은 이렇게 민주적이다 라고 말하기 위한 구실은 아닌가?’ 라고 말하고 본인의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50대 여)
 

-생계형 삶들이 보장되고 존중 받지 않으면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 그냥, 말에 불과하지 않을까? 약자들이 내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대책들이 서면 그때 민주주의를 논하게 되지 않나 싶다. (40대 여)
 

-가족과 민주주의를 연결하기 어려웠다.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려면 예의와 격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선을 지키고 격식을 지키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는데 가족 내에서 격식을 차리거나 선을 그으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20대 여)
 
 
각자의 시선, 다양한 경험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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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꺼내어 준 실마리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2부를 가졌습니다.
레퍼런스 패널로 함께해주신 사회학자 김은하, 김찬호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나에게 가족이야기를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이 생각을 해봐야 한다. 가족내에서 민주적인가 하는 것. 물리적인 민주주의. 대표적인 것이 가사노동이다. 가사분담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성에게 가사노동을 생각해보면 민주성이 없다. 여성은 가사노동을 위한 24시간 대기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에게는 가사노동이 분담이 아니라 그냥 실체인거다. 왜 이토록 힘든가? 생각해보면. 지그문트 바우만의 <리퀴드 러브> 시리즈와 울리히 벡의 <사랑은 지독한 정상적인 혼란, 장거리 사랑> 이라는 시리즈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울리히 벡은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에서 이상적인 남성, 여성, 가족관계를 설정해두는데 지금은 그 이상 자체가 공허하다고 지적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자식을 준비시켜 사회에 바친다. 지금과 같이 부모가 자본주의 기업을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야하는 시대에는 자식은 부모가 원망스럽겠지만, 역설적으로 부모는 이러한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더 비수가 꽂힌다. 그래서 가족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부모로서의 가치가 달라진다.
 

자식 입장에서는 당신 꿈의 대리만족이냐? 라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고 이제는 ‘참 불쌍하다, 우리’ 라고 서로 토닥토닥해주며 넘어 가야 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김은하)
 
 
 
 
 
 
"한국은 굉장히 급변하는 가족상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절대 변할 것 같지않던 남아선호 사상이 바뀌었다. 가족의 범위도 달라진다. 초등학생 설문조사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지난 몇 십년간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 변화에 적응하는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라는 말이 가족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20년, 30년 전에 이런 논의를 하면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가족 내 민주주의에서도 대안, 협상이 중요할 것 같다. 이런 말이 굉장히 낯설겠지만 중요하다. 연애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관계가 형성되고 자아가 드러나는 1차적인 장이다. 그래서 심의라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내, 관계 내의 룰이 중요할 것 같다. 
 

또 하나, 가족을 넘어서는 차원의 시야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족 내에서는 폭력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 국가 내에서도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가족은 항상 인류역사에서 보면 가족이 딱 독립된 단위라기보다 항상 어떤 공동체에 속했다. 요즘 사회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가족이 병들기가 쉽다. 느티나무를 보면서 느티나무에 드나드는 가족들은 가족관계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자존감은 가족 내에서만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이 공적 영역에서 배제되었는데 이 공간이 사회적으로 좀 더 넓게 열리고 논의가 확장될 때 가정이 더 풍요로워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이 더 큰 공동체에 참여하고 연결되면 우리가 훨씬 더 한 단계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가족만 가지고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 여름휴가, 명절이 지나고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을 알고 있나? 명절이나 휴가같이 대화가 늘어가는 시기는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불만이 폭발하는 시기라 그렇다. 그 동안 우리가 덮어두고 있었던 것이 드러나는 것이고 우리의 존재와 삶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시도가 느는 시대다." (김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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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마치기 전, 김찬호 선생님이 컬렉션 사이에서 한 권의 시집을 집어드셨네요.
심보선 시인의 <아내의 마술>을 읽어주시며,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아내의 마술>        
                                             -심보선
 

아내가 슬프고
슬픈 아내를 보고 있는 내가 슬프고
그때 온 장모님 전화 받으며, 그러엄
우린 잘 지내지, 하는
아내 속의 아내는 더 슬프다
마술처럼 완벽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
모자에서 나온 토끼가
모자 속으로 자청해서 들어간다
내가 거울 속으로 들어가려 하면
딱딱한 면은 왜 나를 막는가
엄마가 아이를 버리고
직업이 아비를 버리고
병이 아픈자를 버리고
마술사도 결국 토끼를 버리고
매정한 집이, 너 나가, 하며 문밖에 길을
쏟아버리자
미망(迷妄)이 그 길을 받아 품에 한 번
꼭 안았다가 바로 버린다
온 세상 슬픔으로 물들게 하려고
우는 아내가 식탁 모서리를 오래오래
쓰다듬고 있다
처음 보는 신기한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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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을 위해 레퍼런스 패널들이 소개한 자료를 모아 컬렉션으로 엮었습니다.
도서관 1층에서 얼마든 읽고, 빌려갈 수 있습니다.
 

컬렉션 자료 목록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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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포럼은 먹거리도 함께 모아 나눕니다.
육지혜님이 쿠키를, 조현주님이 파운드케이크를, 이재은님이 빵을, 조원영님도 빵을 챙겨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한 해 마을포럼은
마을/지역, 시작/직장, 배움/교육 등 "일상 속 민주주의"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 모으려합니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 거침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모아주세요.
다른 시선과 다양한 경험이 만나 함께 실마리를 찾아가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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