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경기도지하철서재 저자 초청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과학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세상물정을 아는 데 과학은 꼭 필요하죠?
과학을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털보 과학자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님입니다.
지난 10월 22일, 정자역 경기도지하철서재 저자 초청 행사로 이정모 관장님을 만났습니다.
강연 전 바이올린(윤세지), 첼로(주윤아), 비올라(신별이)의 감미로운 3중주가 정자역 환승 통로를 가득 채웠습니다.
바쁘게 걸어가던 사람들 발걸음도 멈추게 하는 멋진 연주였어요.
이정모 관장님의 책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속 한 구절 낭독 후, 이정모 관장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 핵심 키워드는 바로 ‘의심’이었습니다.
우리가 대단하다고 여기는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 제자들도 자신의 선생을 의심했다고 합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의심을 갖고 질문하면서 토론했다고 해요.
호신불호학 기폐야적(好信不好學 基蔽也賊).
믿기를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것은 공부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폐단이다.
공자의 말을 모아 놓은 <논어>에 나온 말이죠.
배우는 건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입니다.
일단 의심만 하면 과학을 반은 한 거라고 이정모 관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의심은 어렵죠.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물에다가 좋은 말을 하면 예쁜 결정이 생긴다는 이론을 들은 적이 있나요?
그 이론이 담긴 책은 70만 권이 팔렸습니다.
물에 좋은 말을 하면 예쁜 결정이 생기고 나쁜 말을 하면 이상한 결정이 생긴다는 메시지는 좋아요.
착한 마음을 품고 고운 말을 쓰라는 메시지잖아요. 메시지가 좋기 때문에 믿고 싶죠.
하지만 아무리 메시지가 좋아도 의심해야 해요. 마찬가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가 좋아도 의심해야 하죠.
좋은 사람이 하는 말은 믿고 싶어지잖아요. 뉴스와 신문도 항상 옳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으니까 의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조금 더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거리끼지 않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옛날에 가졌던 지식은 버릴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겸손이란 본능과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고 모른다고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 것이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기존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다.”
한스 로슬링, 『팩트풀니스』, 김영사
질문: 의심을 많이 하라고 하셨는데 의심과 질문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의심과 질문의 차이가 있을까요?
답: 의심을 해야 질문을 하죠. ‘모르는데 설명해 주세요’가 질문이 아니라, ‘아닌 것 같은데 해명해 보세요’가 질문입니다.
과학은 그런 식으로 발전해 왔어요. 앞 사람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뒤집는 게 과학의 발전이에요.
일단 의심하고 속으로만 의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의심을 밖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에 도움이 돼요.
이정모 관장님의 사인회를 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과학 이야기, 경기도지하철서재 저자 초청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러분, 아직도 과학이 어려운가요? 그렇다면 일단 의심하고 질문해 보세요!
글. 예비사서 함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