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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북클럽 TBS] 다섯번째 이야기, 희망을 노래하는 새, 흉내지빠귀는 우리가 똑같이 다름을 알게 합니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4-01 조회수 : 12,327

느티나무도서관 화요북클럽 Tuesday Books Society (TBS)
 
글 : 안정희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저자
프롤로그편 [겨울을 뚫고 올라온 노랑, 그 희망의 색에 경이를 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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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안에 봄이 완연해지자 함께 일하는 동료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서귀포의 봄바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날 제주도 산굼부리에서 4월의 바람을 맞은 적이 있는데 생애 제일 좋은 바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제 입에서 계속 그 단어가 생각이 났습니다. '4월 산굼부리에서의 바람', 어떤 바람이 생애 최고의 바람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을 이해하자면 바람을 맞으러 제주도에 가기까지 그 사람의 삶 이야기를 통으로 들어야 여러 바람 가운데 특별히 그 바람을 아끼고 사랑하고 소중하게 추억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그렇게 앞 뒤, 측면까지 완전히 입체적으로 듣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밤도 이렇게 모여 소설을 읽고 그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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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때 사람들은
맨 땅에서 초록이 먼저 올라온다고 생각들을 많이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무채색의 겨울색에 제일 먼저 반항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노랑이었습니다. 겨울 눈에서도 핀다는 복수초도 노랑이고 마당에서 제일 먼저피는 수선화도 노랑입니다.
튤립들의 여러 색 중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는 색 또한 노랑입니다. 태양빛을 상징하는 노랑빛이 제일 먼저 피는 꽃색인 것은 정말 신기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체 중 태양의 따스함과 에너지를 거부할 수 있는 존재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3월 셋째주 [앵무새 죽이기]책을 함께 보기로 했는데 노랑색 이야기를 프롤로그에서 먼저 꺼내는  두가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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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태어나 색채전문가이자, 사회학자이자 아동문학가인 에바 헬러는 국내에서는 [감자야 그림 그리자]란 그림책으로 유명하지만 색채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색의 유혹-재미있는 13가지 색깔이야기]에서 노랑이 역사적으로 멸시 받는 자의 색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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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색은 아무리 어두운 곳에 있어도 쉽게 눈에 띄는 색이어서 도저히 감출 도리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 비난과 공공연한 차별은 받아온 창녀, 미혼모, 유대인을 표시하는 색으로 사용되었죠. 1445년 함부르크 복식 규정에 따르면 창녀들은 노란 머리 수건을 써야 했습니다.
 
 
   1506년 라이프치히 법은 창녀들에게 노란 망토를 입도록 명했고 또 이탈리아 메란의 창녀들은 노라 구두 끈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교도들에게도 처형장에서 노란 십자가를 목에 걸어 주었습니다. 유대인은 12세기부터 노란 모자를 쓰고 옷에는 노란 고리르 달고 다녀야 했는데 20세기도 역시 노란색을 차별과 고난의 색으로 체험해야 했습니다. 독일의 나치가 유대인에게 노란 다윗의 별을 옷에 달고 다니도록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인간의 노랑 사용법입니다. 자연에서는 색을 그렇게 못 되먹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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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은 산수유의 색입니다. 그전에 눈밭에 홀로 피는 복수초의 빛깔입니다. 제주 푸른 바다옆으로 노란 유채가 만발한 장광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습니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바닷바람을 이겨내고 꽃을 피운 고통을 읽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그 노랑이 몹시 따스해서 절로 사람 마음을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절망을 이겨내고 핀 자연에서 노랑은 인간에게 있어 희망과도 같은 색입니다.
   인간이 그 색을 어떤 상징으로 사용하든 자연의 노랑은 생명의 색을 상징하는 초록보다 더 앞장 서는 용기의 색입니다. 인간에게도 그런 것이 있지요. 
 
 
 
 

"희망이 부풀어오르는 한 인간은 승리를 거두고 계속 전진한다.
신이 만인의 이마에 기록한 말은 희망이다.  -펄벅
 

  인간에게 희망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앵무새 죽이기]책에 앞서 노랑이야기를 먼저 한 까닭입니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봄을 부르는 노랑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을 차별을 하고자 할 때 노랑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자연의 노랑을 노래하는 존재 또한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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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우리는 18세기 로코코를 대표하는 화가 프리고나르의 '책읽는 소녀 The reader'처럼 책을 함께 읽습니다.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도 그녀의 노란 옷이 우리를 밝게 느끼게 합니다. 노랑의 따뜻하고 편안함 가운데 책을 읽으며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다름'과 '관용'에 대한 긴 이야기입니다. 긴 이야기에 앞서 희망을 노래하는 노랑을 먼저 선보였습니다.
오늘도 자신을 자유롭게 소개하면서 시작했습니다.
 
  '3살 아이를 재워놓고 책을 읽으려 했는데 밤새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았다. 밤에 더 들뜨고 잠을 자지 않으니 밤을 결국은 밤을 새우고 말았다. 지난달처럼 여전히 아니 더 맹렬하게 도망치고 싶다. 매달 화요일마다 이러니 화요일을 수요일로 바꾸고 싶은 게 오늘의 나다.'
 

'최민식 사진집에 관한 글을 쓰다가 흑백 사진들 중에 여자아이들이 우산을 같이 팔면서 환하게 웃는 장면이있는데 그 사진을 설명하는 글이 대략 이러했다. '어릴 때 이리 환하게 함께 웃지만 나중에는 다 다른 얼굴을 하고 살아간다.' 이런 내용인데 유난히 맘에 와 닿아서 오늘 모임에서 나는 지금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소개하고 싶었다.'
 

'새벽에 메일을 받았는데 오래 전 일을 할 때 인연을 맺었는 사람과 10여년전 이야기를 나누니 좋았다. 오늘은 참 좋은 날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모임이 있는 날 중요한 업무도 같이 있었는데 놓쳐버렸다. 허겁지겁 처리하고 왔는데 놓치고 가는 일이 있어 신통찮은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이다.'
 
   클럽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메모를 충실히 할 수 없어 거의 기억에 의해 쓰고 있는데 회원들이 점점 자신을 길게 소개합니다. 자신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보고 스스로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고자 하기 때문일까요?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듣고 싶은 이야기도 점점 많아집니다.
 
   지난번 함께 읽었던 [안녕?! 오케스트라]에 대한 글쓰기 또한 그렇습니다. 써 온 글을 낭독할 뿐인데 그 기운이 참 좋습니다. 이번에는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읽었는데요, 지난 모임에서 읽었던 내용이고 그에 대해 많은 말들을 주고 받았지만 그 후에 쓴 글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글을 쓰면서 생각들을 구체화하고 정리하려는 처음 한 약속을 지켜나가려는 클럽 사람들의 의지가 들려 더 좋았습니다.
 
 
   한 가지 주제로 두 권의 책을 엮어 읽는 것이 북클럽의 주요 컨셉입니다. [안녕?!오케스트라]와 [앵무새 죽이기]는 하나는 에세이 형식이고 하나는 소설입니다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같습니다.

   차별을 '다름'으로 이해하고 '관용'을 통해 모든 인간이 삶에서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두 책은 모두 실제 있었던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화는 '있었던 사실' 그 하나만으로 이미 사람들에게 한표 먹고 들어가는게 있습니다. 영화도 소설도 드라마도 실화라고 하면 사람들은 맘을 내주기로 작정하고 달려든다는 거죠. 이는 인간이 하는 모든 이야기가 삶을 바탕으로 쓰여지기 때문입니다. 읽고 쓰는 이유는 소통을 하고자 함이 아니겠습니까? 과학, 역사, 음악, 자기계발서 등이 끊임없이 출간되는요, 이 모든 것이 사는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램이 그 추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소설 예찬론자인데요, 그 어떤 장르보다 소설을 읽을 때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높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이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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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 죽이기]는 세계적 베스트 셀러이다 보니 여러 판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소설의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표지 디자인을 달리했습니다. 앵무새(흉내내기지빠귀)를 강조한 것, 변호사 핀치를 강조한 것,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변호사 핀치역을 맡았던 그레고리펙을 표지 전면에 실은 것, 6살 주인공 얼굴을 크게 한 것, 재판의 한 장면을 그대로 실은 것, 톰이 창살을 움켜지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것, 아빠와 딸의 대화를 주요컨셉으로 한 것 등 다양한 버전이 있었는데 클럽 회원들이 이 표지들을 보더니 저마다 한마디씩 했습니다.

'앞면만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책 기둥에 동그랗게 된 부분이 있는데 이게 뭘까? 이제보니 소설속에 나오는 나무속을 말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물건들을 집어넣어두는 곳, 그러고 보니 뒷장과 연결시켜 큰 나무를 그린 것이었네. 나무에 왼쪽에는 오빠가 기대고 있고 오른쪽에는 여동생이 서 있다. 그럼 이 나무는 소설속의 그 나무이기도 하고 그들이 세상을 배우도록 해 주는 아빠인 것 같기도 한다.'

'나라면 아빠와 아들, 딸, 아줌마 이렇게 네 명을 전면에 내세우겠다. 그들이 한 가족을 이루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요, 아주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고 예전에 니콜 키드만이 출연한 영화가 있었는데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연극공연을 하는게 그걸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근데 이 책이 그 영화를 생가나게 한다. 핀치네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표지가 좋을 것 같다.'

   [앵무새 죽이기]가 걸작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끝이 없어 집중하다보니 그들이 한 얘기를 제대로 적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회원 중에 한 사람은 영어로 읽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어떤 대목을 읽을 때에는 이 말이 영어로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했다고 했습니다. 그 나라의 언어로 소설책을 읽는 것은 번역서를 읽는것과는 사뭇 다르겠지요? 언제 한번 시간을 따로 내어 영어로 원서 읽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앵무새 죽이기]에는 시대적 화두가 담겨 있고 등장인물들이 모두 살아있어 저마다 자신이 발견한 인물들이야기로 바쁩니다.

'6살 화자치고는 너무 영악한 것 아니냐?'
'회상하며 쓴 글일 수도 있다. 첫 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빠가 열세살때 있었던 일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지 않느냐!'
'핀치는 왜 고모에게 아이들 양육을 맡겼을까? 고모의 보수적인 것들이 어떤 의미일까?'

   '딸에게 있는 그대로 빙빙돌리지 말고 얘기해주는 아빠가 대단했다.' 등 회원들이 소설속에 등장인물이 되기에 충분할 만큼 [앵무새 죽이기]는 입체적인 사람들로 서사구조를 꽉 채우고 있어 우린 저마다 다른 인물의 삶이 이해가 되고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에 따라 작품을 달리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 사람들은 양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답을 찾기도 했습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여지껏 보이지 않던 인물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기도 했는데요 하루에도 수 백권이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한 책을 두고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다양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다니 그래서 걸작이구나 했습니다.
   함께 엮어 읽은 [안녕 오케스트라]와 [앵무새죽이기] 이 두 책외에도 '다름'에 대해 쓰여진 책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만화이고, 하나는 과학책입니다.
 
똑같이 다르다.png   화가 김성희는 2012년 부천만화대상 교양만화상을 수상했는데 최근에 2013년 11월에 [똑같이 다르다]란 신간을 냈습니다. 취업 백수인 '나' 이지현이 통합학교 특수학급 보조교사로 취직을 하면서 세상사람들이 자꾸 편을 가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취업을 했지만 임시교사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세상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보조교사이다 보니 세상이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뉘어 있음을 또 알게 되었습니다.그러고 보니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져 있고 어른과 아이로 나뉘어졌고 끝도 없이 다름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우리는 너무나 다름을 알게 됩니다. 똑같이 다른데, 세상은 같기를 기대하거나 그렇게 만든다는 것을 작가는 실제 경험담으로 사실적으로 잘 그리고 있습니다. 서로 똑같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회적 약자를 끌어안아야 우리 모두가 자유로울 수 있음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있는데요, [앵무새 죽이기]는 그것을 보다 다양한 인물들의 역동적인 이야기로 엮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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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서로 다름으로 인해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것이 경이로운 일이라고 감탄한 사람이 있습니다. 찰스 다윈인데요. 그가 '종의 기원'책의 결론 중 맺음말입니다.

"온갖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숲속에선 새가 노래하고 곤충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벌레들은 땅속을 기어다니는 것을 살펴보는 것은 재미있다. 이렇게 개개 생물은 제각기 기묘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매우 복잡하게 얽혀 서로 의지하며 산다. 그런 생물이 우리 주변의 여러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임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최초에 하나 또는 극소수 형태에 능력과 생명이 불어 넣어졌고 그 뒤 이 행성(지구)이 중력의 법칙에 따라 회전하는 동안, 처음에는 단순한 것이 지금처럼 무척 아름답고 놀라운 형태로 나타났고 지금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서 웅장함과 엄숙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글의 제 4장에서 이렇게도 썼습니다.

   "인간의 노력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그리고 그 일생은 어찌 그리 짧은 것인가. 이제까지 인간이 생산한 결과는 지질시대를 통틀어 자연이 쌓아 올린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잘 것 없다. 이걸 생각하는 우리는 '자연'의 산물이 인간의 산물보다 훨씬 '진정한' 성질을 가진다는 것. 또 자연의 산물은 가장 복잡한 생활 조건에 더욱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비유적으로 말할 수 있다. 자연선택은 날마다, 시간마다, 그리고 온 세상에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든 변이를 자세히 검토한다.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은 보존하고 축적한다. 언제 어디서나 각각의 생물은 생활조건에서 나쁜 점을 좋게 고쳐가는 일을 묵묵히 눈에 띄지 않게 계속한다. 우리는 시간의 손이 뚜렷한 표시를 해주기 전에는 이렇게 완만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의 눈길이 먼 과거의 지질시대를 되돌아볼 때 현재의 생물종류가 옛날과는 다르다는 것만 어느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다른 것이 아름답고 모두 다르게 살아가며 조화를 이루는 자연에 경이를 표하며 본문편을 마칩니다.

에필로그 글쓰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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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글쓰기가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라 일상적 글쓰기라는 얘기는 지난번에 했었죠? 17세기 프랑스 살롱문화를 이끈 여인 중에 세비녜 후작부인이 이러한 글을 잘 썼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라틴어와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를 배우며 자란 셰비녜는 25세 때 남편이 여자문제로 결투를 하다 사망하자 그날을 자신의 탄행일로 삼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미 그녀에게는 그때부터 '충분히 즐겁고 너무나 행복한 문학'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25년동안 딸에게 보낸 편지 약 1500여통을 수록한 [서간집]은 프랑스 고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참조)이 내용은 한길아트에서 출간한 이광주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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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서간집의 주제는 독서, 종교문제, 전쟁, 소문, 유명인사의 소식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었는데 이를 읽은 볼테르는 그녀에 대해 "하잘것 없는 것을 우아하게 쓰는 분"이라고 평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말과 글은 쉽고 자연적이어서 사람을 즐겁게 했고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표현해서 사람을 매혹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최고의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북클럽에서도 1500여통 정도 같이 써 보자고 할까요?

   화요북클럽 4번째 함께 읽기로 한 책은 [캐빈에 대하여]입니다. 4월15일 저녁 7시 캐빈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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