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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5월12일). 9편 『기상천외한 곤충 친구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5-13 조회수 : 12,053

                             
                                 오늘의책
 
                                                2014 512
 
기상천외 한 곤충친구들
 우샹민 글/샤지안 그림/ 명진출판
 
 
기상천외한 동물 친구들.png

다행스럽게도 어릴 적에 산이나 들로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탓에 풀이름이나 곤충에 대해 또래보다는 그나마 알고 있는 편이다. 사실 ‘그나마 알고 있는 편'에 나를 분류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시골에 살다가 서울로 전학 온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들과 늘 함께 등교를 했는데, 그때마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종종 생겼다.
냉이도 쑥, 쑥도 쑥, 심지어 국화도 쑥이라고 하지를 않나, 까치를 봐도 비둘기, 참새를 봐도 비둘기, 비둘기를 봐도 비둘기 하는 일들이 있었다.
시험에 ‘다음 중 곤충이 아닌 것 은?’ 또는 ‘거미는 곤충인가 아닌가? 개미는 곤충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도 어찌나 시큰둥하게 여겨졌었는지…
곤충은 날개가 2쌍이라느니,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느니, 더듬이가 있느니 없느니를 달달 암기 하지 않고도 맞출 수 있었으니 말이다.

20년 전의 내 친구들도 그랬는데,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한 초등학생이 ‘곤충을 세 부분으로 나누면?’ 이라는 문제에 '죽는다‘라고 답했다는 것이 오늘의 유머로 이야깃거리가 되곤 하는데, 이 유머가 과연 지금의 아이들도 웃길 수 있을까? 그때는 몰랐지만, 자연을 일방적인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자연’ 그 자체로부터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자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을 만나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여기 <기상천외한 곤충학교>는 곤충들 이야기를 지식이 아닌 이야기(동화)로 들려줌으로써 학습으로서가 아니라 곤충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기상천외한 곤충학교>는 딱정벌레반, 나비반, 애벌레반, 잡벌레반으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곤충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해당 책에서는 ‘딱정벌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여느 아이들처럼 수업시간을 지루해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딱정벌레들이 주인공이다.

일반지식과학책처럼 다리가 몇 개느니, 알을 몇 개 낳느니, 날개가 있느니 없느니, 누가 누구의 천적인지를 단순한 정보들을 줄줄이 늘어놓지 않는다. 17장 각각에 17종류의 곤충 이야기가 동화형식으로 전개되는데, 각 장의 뒤편에 해당 곤충의 모습과 특징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곤충이 아닌 ‘잡벌레’ 이야기도 있음)

곤충이 아님에도 곤충을 위협해 곤충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늑대거미, 청소하기 싫어서 일년 내내 청소당번 내기를 하자는 칠성 무당벌레 검정점박이, 독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장으로 뽑힌 독거미, 똥파리친구에게 똥을 파는 쇠똥구리, 친구들에게 꿀벌의 꿀을 파는 꽃등에, 꽃등에 애벌레를 이용한 진딧물 소탕작전 등 각 곤충의 습성과 생태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동차, 공룡, 곤충에 관한 책은 남자아이들의 전유물이지만, 이야기형식으로 되어있는 만큼 여자아이들도 관심을 갖고 볼 수 있을만한 책이다.
(정보서비스팀장 현나라)
 
한 페이지 꺼내서 보기
 
곤충 한 페이지.png곤충 두 페이지.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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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
글. 안정희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통섭의 책 읽기 경계를 허무는 도서관」저자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이야기/ 김태우&함윤미 글,
공혜진&고상미 그림 (뜨인돌)
정부희 곤충기 1-5 / 정부희 지음 (상상의숲)
조선동물기 / 정종우&김흥식 엮음 (서해문집)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흙장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땅강아지, 꽃밭에서 서너 시간만 보내도 쉬이 발견하는 노린재, 숲 속을 어슬렁거리면 나무위로 올라가는 사슴벌레 등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이들은 그래도 곤충을 좋아합니다. 집에서 사슴벌레 등을 취미로 키우는 아이들도 부쩍 늘었지요. 하지만 아파트 베란다에서 가공의 먹이를 주면서 키우는 곤충만으로 그들의 세상을 안다 하기 어렵습니다. 곤충의 세상은 식물의 세상이요, 동물의 세상이며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상 전체를 보여주는 일, 직접 경험토록 하는 일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 읽는 책들은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 쓴 책으로 묶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다 읽지 않고 그림이나 그 밑에 몇 줄을 혹은 제목만 읽어도 곤충의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곤충 이야기.png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이야기

생태연구원들이 직접 곤충그림을 그렸습니다. 곤충들과 매일 만나면서 생기는 재미있는 경험담도 있지요.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곤충들의 생태가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곤충의 생태가 지구생태계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잘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이 과학과목 과제를 할 때에도 도움이 되기에 충분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정부희 곤충기 1-5권
1. 곤충의 밥상 2. 곤충의 유토피아 3. 곤충마음
4. 야생화 마음 5. 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곤충의 빨간 옷
 
캡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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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희씨가 쓴 곤충기 시리즈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으로 인해 골랐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에서 태어난 정부희씨는 일상이 곤충과 노는 일이었습니다. 이화여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임용을 기다리던 중 임신을 하고 육아에 전념했다가 딸 같은 나이의 학생들과 다시 곤충공부를 했습니다. 어린 시절 들녘에서 보았던 곤충과 식물의 세계가 자신의 천직이었던거지요. 그래서 시리즈들의 내용이 여느 곤충관련 책들보다 풍부합니다.
저자의 삶으로부터 찾은 곤충이야기,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이들이 이런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실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어른들과 다른 눈을 가진 듯합니다. 신비한 동물이나 곤충 등에 관한 이야기는 내용의 난이도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잘 받아들이는 듯 합니다. 백과사전처럼 두고두고 꺼내 보면 좋겠습니다.

 
조선 동물기
이 책은 아이들이 곤충에 관한 책을 볼 때 그 옆에서 어른들이 보면 좋을 책입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일상에서 함께 했던 동물들에 대해 쓴 이야기들을 모아 번역한 책입니다. 
 
조선 동물이다.png



오늘날 과학의 눈으로 볼 때에는 얼토 당토 않은 이야기도 있지만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이 또한 재미있습니다
포유류, 어패류, 조류 뿐만 아니라 곤충류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당시에 많았던 누에 같은 것들은 이제 생태체험관 이런 곳에나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몇 년 전에 강원도 어느 체험관에 가서 누에가 특별한 것을 먹고 만든 노란 누에고치를 보았습니다. 집집마다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쳐서 옷감을 만들던 시절의 곤충들이 지금은 다 어디에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네 삶이 조선시대와 달라졌듯이 조선시대 선비들의 눈에 비친 곤충, 그 세상이 지금과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곤충류
벌의순행|꿀벌나라의역사|벌기르기|나나니|정승벌|벌의 알
파랑강충이|모기 주둥이는 연꽃 같다|거미가 뱀을 잡음|쇠똥구리|
1년에 두 번 누에를 치다|밤나무 잎을 갉아먹는 벌레|지네| 메뚜기•지렁이|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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