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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_숲바람] "놀이터, 함께 어울리는 공간의 가치"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3-12-24 조회수 : 3,419

"놀이터, 함께 어울리는 공간의 가치"

 

느티나무재단, '숲바람놀이터반상회'를 만나다.

 

* 삼삼오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5개의 팀을 만납니다. 삼삼오오 지원사업은 지역 돌봄, 로컬푸드, 대안 교통, 자원순환 등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팀들과 함께합니다.

 

 

 “놀이터” 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있다. 실컷 뛰어논 후에 손에 남는 철봉 냄새, 비가 온 다음 날 유난히 촉촉하고 색이 진하던 모래. 그리고 돌멩이로 콩콩 찧던 나뭇잎까지. 놀이터에서는 처음 보는 사이라도, 나이가 달라도 모두가 자연스레 어울리곤 했다. 요즘의 동네 놀이터에서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어린이들이 마음껏 달릴 수 있고, 동시에 어른들도 한숨 돌리며 쉬어갈 수 있는 그런 놀이터가 있다면 어떨까. 고정민, 김유정, 김혜영, 송유설 네 명으로 구성된 팀 ‘숲바람놀이터반상회’는 마을 사람들 모두를 위한 공동체 공간인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느티나무재단은 고정민, 김혜영, 송유설 씨를 만나 숲바람 놀이터의 이야기를 들었다.

 숲바람 놀이터의 시작 

 

"우리 동네 고기동에 신나게 놀만한 놀이터 하나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놀고, 사랑받는 놀이터가 되기를 바랐어요."

 

 

 

 숲바람놀이터반상회 팀(이하 숲바람 팀)은 자녀들의 연으로 시작되었다. 고기초교 같은 학년 학부모로 만나 송유설 씨의 제안으로 민간 협치 사업에 참여해 놀이터 공간을 기획했다. 고기초등학교 내 번듯한 놀이터가 없다는 아쉬움에서 나아가 고기동 내 놀이터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놀이터 공간 디자인에 주민 참여로 합류했다. 국내 각지 유명한 놀이터를 방문하며 모험적인 공간을 구상했다. 예산, 안전과 같은 여러 이유로 처음 계획을 완전히 구현하지는 못했지만, 커다란 모험놀이대를 중심으로 하는 숲바람 놀이터가 탄생했다. 숲바람 팀은 이곳이 더 많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고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숲바람 놀이터는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거든요. 아이들의 보호자도, 또 자녀가 없는 주민들도 이 공간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고민을 계속 했죠.”

 

 

 

 처음 바람대로 숲바람 놀이터는 동네에서 점점 입소문이 났다. 마을 내에서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인터넷 상에서 ‘모래놀이 핫플레이스’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여러 어려움에 부딪혔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주변 불법 주차 문제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하고, 심지어는 놀이터가 없어지면 좋겠다는 민원도 더러 있었다. 숲바람 팀은 “놀이터가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여겨져 마을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닌 부가적인 요소로 평가받을 때 속상한 마음이 컸다.”고 말한다.

 숲바람 팀은 숲바람 놀이터가 일회성으로 들러 잠깐 놀고가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쉼터가 되기 위한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했다.

 마을 사람 모두를 위한: 쉼, 놂, 삶 프로젝트 

 

“여러 힘든 점이 있어도…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니까, 뭐든지 해볼 수 있겠다. 기회가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옛날 고기동은 마을 운동회가 열릴 정도로 끈끈한 공동체 정신이 있었다. 숲바람 팀은 그러한 마을 공동체성 회복에 주안점을 두었다. 어른들을 위한 ‘쉼’, 아이들을 위한 ‘놂’. 그리고 어른 아이 구분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삶’까지. 숲바람 팀은 마을 사람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쉼, 놂, 삶’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쉼’에서는 새소리를 듣고,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야외 요가수업을 진행한다. ‘놂’에서는 어린이들이 힘을 합쳐 미션을 수행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다. ‘삶’은 기존에 다큐 상영으로 기획했지만, 예산과 준비 인원이 부족해 마을 노래 자랑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흥이 나는 자리였다. 진행 과정에서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지만, 일단 모두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인 숲바람 놀이터가 있으니 무엇이든 시도해볼 힘이 나는 것이다.

 아이도, 어른도 놀이터에서 자란다 

 

 

 

 숲바람 팀의 고정 인원은 고작 네 명이다. 협치에서 만난 사람들, 고기초 학부모들이 행사 때마다 발벗고 나서 함께해주지만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계속 이어가기에는 부족한 숫자가 틀림없다. 숲바람 팀의 김혜영 씨는 무엇보다 놀이터에서 함께 노는 것이 재미있어서 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고정민 씨는 숲바람 팀의 팀워크를 빼놓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팀원 모두 나서서 업무를 맡고,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적은 인원으로도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송유설 씨 역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즐겁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인다. 물론 대부분의 활동에 사비를 써가며 이어가고 있기에, 앞으로의 계획이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숲바람 팀은 이번 숲바람 놀이터 사례를 통해 마을 곳곳에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다.

 

 

 집집마다 마당도 있고, 아이 한 두명이 놀 공간은 충분하다. 그렇지만 함께 어울리는 공간은 그 공간의 크기보다 훨씬 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많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는 상호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숲바람 놀이터의 어른들은 배려와 협력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함께 놀이터에서 놀며 행동으로 보여준다. ‘놀이터의 맛’을 아는 고기동 주민들은 그렇게 자라고 있다.

 

인터뷰: 예비사서 박가연, 예비사서 신소민

글 작성: 예비사서 김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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