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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북클럽 TBS] 여섯번째 이야기(3), 우리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니깐요!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5-10 조회수 : 12,443

네번째 주제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We need to talk about Marrige]
 
글 안정희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저자
프롤로그 에드워드 호퍼의 '책 읽는 사람들'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png

사랑, 결혼 그리고 가족이란 주제로 [케빈에 대하여]와 함께 엮어 읽는 책은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입니다. 그림은 백번의 말보다 직감으로 와 닿는 게 있어 좋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결혼한 남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이 책을 쓴 김진희씨는 출산 후 영국 유학시절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아트숍에서 산 그림 엽서들을 보면서 딸, 엄마, 아내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책을 펼치면 맨 처음 나오는 그림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아침의 태양'(1952년 작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햇살이 비치고 새운 날이 찾아왔으니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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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설명 : 에드워드 호퍼의 자화상 1925-30]

김진희씨의 친정 어머니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자식을 낳고도 육아일기를 쓰지 않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엄마역할에도 몹시 서툰 딸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 작가는 이런 엄마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생각이 책의 바탕이 되었지요.
여성에게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는 [캐빈에 대하여]에서 많은 말을 했다고 생각하므로 이번 장에서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고독한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화가들 중에서 특히 에드워드 호퍼는 책 읽는 장면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화가들과 달리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은 '도대체 무슨 책을 보길래 저 사람들의 표정이 저렇지?' 혹은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저런 모습으로 책을 볼까?'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합니다.
먼저 그가 그림 중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묘사한 것들을 먼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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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그림 : 호텔방 Hotel room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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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기차 Chair Car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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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기차 Compartment Car] [그림: 철학으로의 외도 Excursion into Philosophy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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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 : 이발소  The barber shop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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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철길 옆 호텔 Hotel by a Railroad 1952]
 
 
그림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그림들이 죄다 이상합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습니다.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의 저자 김진희씨도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에드워드 호퍼만큼 '함께 있어도 외로운' 현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림의 색깔들이 낱낱이 보면 여느 노랑에 파랑들인데 한 통으로 이루어진 그 색들의 배합이 왜 그리 차가우면서 쓸쓸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아시죠? [새]라는 제목의 끔찍한 공포영화를 만든 사람인데요,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은 소재로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지 저는 어릴 때 그의 영화는 몇 장면만 봐도 몸서리가 쳐져서 TV에 방영되면 얼른 리모콘으로 다른 채널로 돌리곤 했습니다. 차라리 [링]이 덜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히치콕은 어릴 때 영국추리 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우의 소설을 즐겨 읽은 것이 스릴러 영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지만 정작 영화를 만들 때 장면들은 대부분 에드워스 호퍼의 그림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을 보면 왜 그런지 공감 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림들이 하나같이 어찌그리 황량하고 쓸쓸하고 적막한지 기분이 좋다가도 그의 그림들을 보면 왠지 기분이 나빠집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위로를 받는다고도 합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홀가분해져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내어 공감으로부터 치유를 받는다고도 합니다. 저라면 아무리 돈이 있어도 호퍼의 그림을 집에 걸고 싶지는 않을 듯한데요, 360여점에 달하는 그의 그림들은 그림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단 그림을 많이 그리지 않았고 평단과 대중들로부터 모두 사랑받는 화가여서 그렇다고 하니 저와는 달리 그의 그림을 거실이나 집에 걸어두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듯합니다.

에드워드 호퍼는 뉴욕 주 나이액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의 종용으로 뉴욕 상업미술아카데미에서  삽화를 배운 그는 이어서 뉴욕미술학교에 입학해 삽화와 회화를 배웠습니다. 졸업 후 바로 광고회사에 취업을 했는데요, 이때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를 여행하고 와서 파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합니다. 1908년에는 뉴욕에 정착해서 평생 살았습니다. 생계를 위해 광고미술을 했지만 작품을 지속적으로 그렸습니다. 1923년까지 무명화가로 한 작품도 팔지 못했다가 조세핀(미술학교 동기)과 결혼하면서부터 화가로서의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그림들의 모델이 모두 조세핀인데요, 그녀는 평생 동안 호퍼의 그림의 모델이자 조언가였다고 하니 두 사람은 좋은 동반자였던 모양입니다.
(자료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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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철길 옆의 집 1925]
 
그를 화가로서 유명하게 만든 첫번째 작품이 바로 [철길 옆의 집 1925년작]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시대건축물 그 앞으로 철길이 가로 질러가는 모습을 마치 칼로 단면을 자른 것 처럼 묘사했는데 이로 인해 '새로운 사실주의'라는 정체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은 히치콕감독처럼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많이 주었습니다. 아래의 만화처럼 패러디한 작품도 있지만 각종 화보사진을 촬용할 때 방의 배치와 각도를 참조할 때 그의 그림은 특히 좋은 잣대가 되어준다고 합니다. 이는 화가가 평생에 걸쳐 빛과 색이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그림으로 드러내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를 '빛을 그린 사실주의 화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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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1: 에드워드 호퍼-을유문화사] [책2 ; 에드워드 호퍼 포트폴리오-마로니에북스]
 
을유문화사에서 번역한 [빛을 그린 화가 에드워드 호퍼]에는 그가 얼마나 집요하게 소재를 찾았는지 얼마나 치밀하게 드로잉 등의 준비작업을 통해 그림을 그렸는지 잘 드러납니다. 그의 이러한 철저한 준비가 오늘날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즐겨 찾도록 한 원동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의 작품을 소개한 포트폴리오 집이 2006년도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되었는데요, 그의 원화를 소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한장씩 낱권으로 떼어내어 그림집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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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 1942] [그림2 : 패러디한 만화]
구스타브 도이치 감독은 아예 영화를 만들어버렸습니다. 2013 12월에 개봉된 영화 [셜리에관한모든] 그것인데요, 1931년부터 1963년까지 그린 그림 중에 13점을배경으로보여줍니다 

셜리.png예쁨.png

 
셔얼리.png
영화에서 셜리는 이상주의자로 등장합니다. 미국 대공황, 매카시즘 등 20세기 미국사회가 결코 유쾌할 수 없었으므로 함께 있어도 웃지 않고 대화를 하지 않으며 마주 보지 않는다는 것을 호퍼의 그림과 동일한 컷으로 보여줍니다. 과연 그래서 그림 속 모델들은 쓸쓸하고 고독하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을까요?
이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들어있는 [결혼한 여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을 읽으신 분들은 왜 김진희 작가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그들은 에드워드 호퍼의 '책 읽는 사람들'의 표정에 대해 무엇이라 말하는지 들어 볼 시간입니다.
 

*  5월 24일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_본문편>이 연재됩니다.
* 화요북클럽은 5월 20일 저녁 7시에 시작합니다. 북클럽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6월과 7월 함께 읽을 책은 <여기에 사는 즐거움>과  <월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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