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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의 어느 수요일. <책또래> 와 함께 읽은 책

작성자 : 강물처럼 작성일 : 2013-03-21 조회수 : 7,970

<책또래> 아이들은 먹는 것도 좋아하고, 뛰어 노는 것도 무지 좋아해요.
그럼 과연 책은.... 좋아할까요? 싫어할까요?

지난 일년을 함께 하며 저는 <책또래> 아이들은 책에 대해 [자유롭다]는 것을 느꼈어요.
읽고 싶을 때 읽고, 읽기 싫을 때는 읽지 않으며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지만, 다른 친구가 골라 온 책도 함께 들여다보는 아이들!
책에 관해서 지나친 욕심도 어긋난 편견도 없는 아이들!
도서관에서 가장 자유로운 아이들과 함께 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3월20일 수요일.

우리가 함께 읽은 책은 <공주 백과 사전> 입니다.
당연히 여자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고, 남자 아이들은 책을 들여다 보더니 한 두 명씩 다락방으로 슬그머니 사라지더라구요. 언젠가 <기사 백과 사전> 이나 <왕자 백과 사전> 이런 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남아 있는 아이들과 들춰봤어요.
공주 백과사전
안데르센이나 그림 형제 동화에 등장하는 공주들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공주들 40여 명이 나와요. 게으름뱅이 왕가의 몰랑공주, 언제나 얼굴을 찌푸리는 거만 공주, 수많은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재스민 공주, 단 하루만 공주로 살다가는 중국의 하루살이 공주, 수다스럽기가 까치보다 더 심한 왕수다공주 등이 나오는데. 저희들끼리 낄낄 웃어가며 재미있게 읽었죠.
그런데... 모두의 공통 의견  "공주가 너무 못생긴거 아냐?" 
하지만 [공주라고 모두 이쁘다] 법도 없죠. 얼마나 개성있냐가 중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책의 제일 뒷면에는 "당신은 어떤 종류의 공주인가요?" 하는 공주 테스트가 있어서 모두 해봤는데, 아이들은 하나 같이 <당신은 가짜 공주입니다> 가 나오더라구요. 근데 저는 <당신은 상냥한 공주님> 으로 , 지나가다가 잠시 들른 현나라사서는 <신비스런 공주님>으로 나왔다는.... 두 어른이 그림책을 많이 읽어 상상력이 풍부해졌다는 결론!

명화 그리스 신화

꽃샘추위로 날씨가 쌀쌀해져 공원으로 가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두 번째로 읽어본 책이 <명화 그리스 신화> 였어요. 읽었다기 보다는 그림을 감상하며 신화 이야기를 나눴네요.

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잘 모르는데, <책또래> 아이중에 "화이트" 라는 별명의 여자 아이가 아주 재미있게 신화를 들려주더라구요.  제우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아프로디테, 헤파이토스, 아폴론과 다프네, 나르키소스, 페르세포네, 오르페우스, 아르고나우테스, 오디세우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미노타우로스, 이카로스....  헥헥헥!!!
그러는 사이에 4학년과 5학년 여자아이는 도서관 나들이 온 돌쟁이 아기와 놀고 있구요, 다락방에서 만화책을 보던 남자아이들은 하나둘씩 인사를 하고 돌아가네요.

이렇게 오늘도 아주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헤어졌어요. 도서관이 펼쳐 놓은 자리에 스스로 자리를 정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시간을 채워가는 아이들과 함께 한 기분좋은 하루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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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또래> 는 매주 수요일 4시 도서관에서 모이는, 초등 4-6학년 아이들의 동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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