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두팔 활짝 벌려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진정성있게 느껴지며 자원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 2009년 4월이었습니다. 지금 뒤돌아 보면 자원활동을 신청하고 개인적 상황이 맘편히 자원활동을 하기에 별로 좋지 못했음에도 열성으로 도서관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던 것을 보면 느티나무와 인연이 있으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신입 자원활동교육을 받으며 느꼈던 신선함, 대출반납업무의 긴장감, 책싸기 번개의 신기함, 짧게 있다 없어져 무척 아쉬웠던 ‘노.리.배’ 모임의 기대감....등등이 스치네요. 그런 활동들이 조금씩 익숙해 지면서 사과(사회과학)독서회, 미스클럽(장르문학 독서회)로 이어지고 그것을 통해 책이 주는 지적 만족감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주는 즐거움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자원활동이 주는 매력에 푹 빠졌던 것 같아요. 카페에서 자원활동하던 시기도 빼놓을 수 없지요.(눈이 무척 많이 오던 날이었는데 아이들 데리고 무슨 책임감때문이었는지 암튼 카페를 열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미끄러지는 차를 겁 없이 운전하며 갔던 기억도....^^;;) 짧지만 소식지 만들기 작업에 참여하며 엄청나게 많이 배운 것도 저에겐 정말 정말 소중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자원활동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가 만족하고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일들을 대의를 위한 봉사를 만족으로 여기며 행하는 인간은 못되기에 늘 하고 싶은 것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기복이 있듯이 열정으로 자원활동을 하던 시기도 차츰 일상성이 잡아 끄는 탄력으로 되돌아 가게 되어 지금은 독서회활동외에는 가끔 편안히 들르는 이용자로 돌아가게 되었네요.
자율과 자발은 참으로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설명회에 세시간동안 참여하며 앞으로 바뀌게 될 자원활동 영역의 계획 이전에 왜 그렇게 바뀔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해 무척 답답했습니다. 문서를 읽는 방식으로는 상당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번 느티나무의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해도 그곳에 모인 자원활동가와 이용자의 수만큼 다양하고 그것에 대해 일일이 답변해 주시기란 많은 어려움이 있을것이란 점, 충분히 공감하지만 대다수의 공통된 의문인 변화의 이유와 절차, 방법의 고민에 대해선 훨씬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 주셨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처음 읽으신 공문서보다 질의응답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간 느티나무의 힘듦과 고민을 조금이나마 엿본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모든 사람이 도서관 조직의 고민과 방향에 대해 함께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겠지만 이번처럼 5개년 계획으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정하는 굵직한 사업을 계획하시고 계셨다면 홈페이지나 공지문을 통해 구체적 사업계획이 아닌 취지나 의도를 먼저 알려주셨어야 맞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느티나무의 변화를 지지합니다. 앞서의 절차와방법이 무시되어,아니 충분치 못하다 느끼며 지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일지 모르겠지만... 늘 그곳에 그렇게 있을것만 같던 느티나무도 스스로 변화를 꿈꾼다는 것이 느티나무스럽다는 생각이 드네요.(방법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느티나무 스럽지 않지만...)
앞으로 도서관에 드나드는 것이 많이 불편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