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보수팀은 이제 해체됨을 알려드립니다._보수팀자원활동가 일동

작성자 : 이원유21u 작성일 : 2013-04-17 조회수 : 8,758

느티나무자원활동가 보수팀이 해체됨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3월 6일이후로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직접 보고 듣고 겪으면서 어렵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느티나무자원활동가 보수팀은 해체합니다.

저희 보수팀은 도서관운동및 도서관문화발전,
그리고 자원활동가 개개인의 역량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단체와 조직, 개개인의 성장보다
느리지만 모두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결정했습니다.

망가진 책을 고치는 사람으로서
'함께 하는 책'에 대한 고민도 했습니다.
그래서 2013년 4월 16일 보수서고에 있는 책들까지 마무리하고
보수팀 자원활동을 모두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느티나무가 문을 열고13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찢기고 망가진 책을 하나하나 공들여 고쳐왔습니다.

책을 읽어주고 꽂고
때론 망가진 책을 고치며
도서관 구석구석에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한마음으로 느티나무를 가꿔왔습니다.
그분들 모두가 보수팀자원활동가들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분들의 이름 모두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자료에 남겨진 보수팀자원활동가 이름만 불러 드릴 수밖에 없어서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이승욱(2000), 성 경(2001), 박태복(2000~2001),
주경희(2002~2008), 이옥희(2002~2003), 정성애(2002~2003), 채리아(2003),
곽은경(2003~2004), 박성유(2004~2006), 염혜영(2004~2006),
이원유(2005~2013.4), 남혜정(2006),
김민정(2007), 장정선(2007)
여순환(2000~2013.4), 이은영(2006~2013.4), 오경하(2007~2009),
김영숙(2007~2008), 정경미(2007~2008),
박민선(2007~2010), 이은주(2007~2013.4)
송숙희(2007~2008), 채성재(2007~2008)
김은기(2008), 황소윤(2008)
배성은(2009), 배주은(2009), 김선정(2009), 차지현(2009~2013.4)
김선미(2010~2011), 장정신(2010~2011), 나순득(2012),
이선경(2010~2013.4), 박은진(2010~2013.4), 최미경(2010~2013.4), 김기정(2010~2013.4)
김경미(2011~2013.4), 김은실(2011~2013.4), 남미숙(2011~2013.4), 나경희(2011~2013.4)
고경희(2012~2013.4), 서수정(2013)

책을 고치는 일이 참 좋았습니다.
책을 고치는 사람들이 참 좋았습니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언제든치 찾아가도
그 자리에, 그 일이, 그 사람들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책과 사람, 그리고 느티나무, 우리 모두가 함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13년 동안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망가진 책을 돌보아온 모든 자원활동가 여러분,
새 책이 망가지지 않도록 한 권 한 권 시트지로 잘 싸주신 책싸기팀,
망가진 책들을 잘 정리해 보내주신 대출반납팀,
책꽂이에 가지런히 책을 잘 꽂아주신 150여명의 청소년자원활동가들, 패떳팀들,
새 책, 헌(?) 책 가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잘 읽어주신 이야기극장팀, 책읽어주기팀,
책과 음식사이에서 늘 조마조마 애태우신 북카페팀,
수전증과 시력감퇴, 추위에 시달리며 책을 직접 고쳐온 책보수팀,
그리고
어느 한 팀 놓치지 않고 잘 잡고 이끌어주신 자원활동가회 회장단 여러분,
우리 모두가 보수팀 자원활동가입니다.
우리 모두가 느티나무 자원활동가입니다.

물론,
"회칙을 읽고 이에 동의서명하고 신청서 제출하신 분은 아무도 없고,
 활동 중단시 회원 자격상실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자원활동가회 회원을 확정하기가 어렵"고,
더군다나 "용인자원봉사센터 등록단체 회원으로도 관리되지 않아",
"자원활동가회 회원의 범위를 정할 수 없지만"

 그래서
 우리 모두 웃기는, 
 서로를 보고 웃을 수 있는 자원활동가입니다.

 그래서 슬프지만
 그래서 웃으며
 보수팀을 해체하려 합니다.
 
 지금 우리들의 선택이
 망가진 책과 사람, 그리고 마지막 공공성의 보루로써의 도서관
 그것을 고민할 수 있는 생각의 씨가 되어 흩날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애쓰셨고 우리 그동안 참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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