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손재수
칼바람 부는 날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무리다
정치만큼이나 설득하기 힘든 그들을 달래고
혼자서 간다.
책을 반납하고
새로 빌리고
이런 곳에는 못 다한 미련이 남아
자리를 빨리 뜨기가 싫다
와플 몇 조각에 고구마 라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나비 같은 고요에
평화가 수평으로 내려앉는다.
사랑의 결정체를 데리고 온
젊은 엄마가 딸 인양 귀엽다
미끄럼을 타는 아이들이
천진한 희망이다
못다 채워진 생애에 대한 회한이
봄버들에 물오르듯 치미는데
곧은 대나무가
내 영혼을 두드려
2세, 3세, 4세, 5세,..........
우리들의 그들이
저렇게 자라기를
저렇게 자라기를.
2012.2.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