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도합니다.
지난주 들렸던 구럼비 바위엔 많은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법원에 호소하는 사람부터 해군을 반대하는 사람,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사람, 오랜 만에 물밖 산책을 나온 벌레부터 묵묵히 서있는 바위까지...
오늘 그곳에 법원의 공시물이 붙고 서울의 경찰병력이 제주도로 파견되었습니다.
남은 건 그곳의 생명을 짓밟는 일이겠죠.
1,500명 주민 중 87명이 찬성하고 680명이 반대했는데도 해군기지는 강행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제주도 해군기지는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유산입니다.
제주도를 평화의 섬이라 불렀던 정부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지으려 했던, 참여를 내세웠던 정부가 부안에 강제로 방폐장을 지으려 했던 그 유산이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토요일에 평화비행기가 170명을 품고 제주도에 내리고 제주도 곳곳에서 평화버스가 강정마을을 향해 출발할 예정입니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 종교인들이 강정마을로 모여들 예정입니다.
그래서인지 힘을 가진 자들은 분주하게 그 마을을 짓밟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마을은 짓밟혔습니다.
부안에서 그랬듯 힘을 가진 자들은 강정마을도 산산히 찢어놓았습니다.
시사인의 기사가 그 점을 지적하고 있네요.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18
어쩌면 다른 지역에서 그랬듯이 강정마을도 힘에 무너져내릴지 모릅니다.
설령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 곳에 누가 살고 있었는지, 누가 그곳을 파괴했는지, 누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건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좋겠네요.
뜬 눈으로 밤을 지샐 강정마을 분들에게 마음의 평화가 깃들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