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오늘의 에세이 쓰기.

작성자 : 작은파도 작성일 : 2010-12-10 조회수 : 6,377

사랑방이 썰렁~썰렁~
날도 추운데 사랑방도 썰렁하니 어디서 언 손과 발을 녹이나.....
추워서 다들 사랑방 나들이를 안하시나.....
사랑방 화롯가에 몰려 앉아 밤구워 먹으며 옛날 이야기 하듯이 에세이쓰기 릴레이라도 해야 겠습니다.~~~
에세이가 뭐 별겁니까? 그냥 내 주변의 신변잡기가 이야기가 되면 에세이지요.^^
재밌는 이야기 이벤트라도 걸어 주시든지요.(북카페 쿠폰~^^)

전 요즘 "우연", "인연" 이란 단어의 오묘함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몇주전 (벌써 몆주가 됐네요.) 강당에서 열렸던 강좌 "사유하는 삶....."(제목도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강의를 들었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후기를 몇자 남기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게을러서..... 그런데 그 강의의 여운이 참 오래 간다는 것과 이렇게 어떻게든 연관지어 지금이라도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걸 보면 역시 인간은 홀로는 존재할 수 없는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성공회대 교수님의 삶의 방식이 참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여러가지 가슴에 와 꽂히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자연스러움" "젖어듦" "베어 나옴" 같은 표현을 많이 하셔서 참 공감이 많이 되었지요. 전 모든 삶의 형태가 자연스러울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나 행동, 표현... 모두 자연스러움 보다 더 훌륭한 방식은 없는 것 같아요. 자연스러움은 가장 자연친화적이고 날것 그대로이고 이물질이 섞이지 않고,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방식이라 생각해 참 좋아합니다.^^

강의 내용중 "현재의 순간은 어떤식으로든 연결이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제 생활의 방식과도 많은 부분 접점을 찾을 수 있어 여운이 많이 남더라구요. 문제가 생겼을때 그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 머리 속 어느 한 구석에 던져 놓고 스스로 고민하게 만들고 나는 또다른 일에 관심을 갖고 생활하다 보면 우연처럼 필연처럼 해결책을 찾게 될때, 전혀 와 본적이 없는 곳에서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낄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그것이 내 일이 되었을때..... 추리소설에서도 보면 사건의 증거, 단서에 집중할 때 보다 우연히 읽게 된 책 속의 내용에서, 우연히 보게 된 상대방의 행동에서 결정적 증거를 잡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지요. 관계와 우연,삶의 연결고리의 오묘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은 인간의 영역일까 신의 영역일까 자기장,중력같은 과학의 영역일까.....

암튼 우연의 인연....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게도 우연이 찾아온 인연이 있고 ,또 그 우연이 현재의 순간을 어떤식으로든 연결해주는 많은 이야깃 거리를 만들고 그것이 복선처럼 인연의 출현을 암시하고.....그 덕에 오랜만에 내 생각이 났다는 오랜 친구의 전화를 받고 그 친구의 꿈이야기를 듣게 되고 만나자는 약속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내 안에 소우주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넘 길게 쓴 것 같네요.
제가 쓰다 보면 정리가 잘 안되서....--;;
마지막으로 최초의 불교 경전 "수타니파타"에 나온 시구중 마지막 구절을 옮겨 보겠습니다.
이 구절도 고병헌 교수님이 강의중 인용하신 글인데 그 구절을 인용하실때 그 분의 표정이 참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 구절이기도 하고 합니다.(제 삶의 지표이기도 하구요) 또 이 구절은 체게바라가 젊은 시절 지은 "나의 삶"이란 시를 연상시키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더욱 더 가슴에 남습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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