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지나가다 들린 솔랑입니다.

작성자 : 솔랑이 작성일 : 2010-07-29 조회수 : 7,165

안녕하세요, 저는 몇일 전에 인사드린 솔랑입니다.
어제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왔어요.
앞으로 이 집에서 계속 살 거라 생각하며(전셋집이라 계약이 끝나면 딴 데로 갈 수도 있지만요^^) 여기저기 둘러보며 집을 익히고 있어요.
모, 아직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20cm정도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감이란 게 있잖아요.

낯선 곳이라 그런지 마음이 불안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깰 때가 있어요.
그러면 우리 아빠는 어쩔 줄 모르며 당황한답니다.
물론 아빠를 괴롭히려 일부러 우는 건 아니예요.
그냥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자다가도 울컥 경끼를 하며 울음을 터뜨린답니다.
엄마, 아빠가 팔을 잡아 주지만 왠지 섭섭한 마음에 계속 울음이 터지더군요.

근데 이 집엔 에어컨이 없어 좀 울다보면 땀이 차요.
그래서 울다보면 찝집해서 더 울게 되지요.
아빠는 집에 바람이 잘 들어 괜찮다며 한여름에도 선풍기조차 안 돌린답니다.
언제까지 아빠가 그렇게 살지는 솔랑이가 두고 보겠어요.ㅋㅋ

제가 얼마나 컸나 궁금하시죠? 몇일 전 사진이긴 하지만 베스트 샷이라 한번 공개합니다.^^


벌써 많이 큰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컸는데도 아빠는 맨날 똑같은 것 같대요.
그런데 집으로 와서 좀 찡찡거렸더니 우리 아빠가 나보다 더 기겁을 하네요.ㅋㅋ
역시 우리 아빠는 내가 첫째인게 확실해요.
저렇게 당황하니깐...

막 울면 아빠는 굉장히 힘들어해요.
의사소통이 안 되니깐.
기저귀도 들춰보고, 안아주고, 엄마를 불러 찌찌를 물려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뭔가 충족되지 않을 땐 그냥 막 운답니다.
그러면 아빠는 허걱허걱 거리고 보다못한 엄마가 저를 안아주지요.
엄마 품은 찌찌 때문인지 왠지 포근해요.
아빠는 어설퍼...ㅋㅋ

그래도 다른 건 잘 몰라도 확실하게 우리 아빠를 닮은 게 있대요.
바로 제 다리와 발가락이죠.
소설도 있다면서요. 발가락이 닮았다고.ㅋㅋ
아쉽게도 발가락은 안 나왔지만 저의 다리가 드러난 사진 한 컷.

 

집에서는  선물받은 수유쿠션을 깔고 찌찌를 먹어요.
한 10분 빨다보면 힘이 들어 자꾸 꿈나라로 가요.
그러면 우리 엄마는 자꾸 얼굴을 튕기고 발가락을 만지며 잠을 깨우려 해요.
그래도 솔랑이는 무시하고 계속 코코 한답니다.
그러다보면 이런 자세가 나오기도 하죠.

살짝 드러난 제 발가락 보이시나요?
저게 아빠를 닮은 발가락이래요.ㅋㅋ

집에 오니 엄마, 아빠 혈색이 안 좋고, 아빠는 얼굴이 허옇게 뜨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찌찌 먹고 무럭무럭 클랍니다.

당분간 우리 아빠는 제 기저귀도 빨고 젖병도 삶고, 엄마 빠빠도 준비하고 이런저런 일이 많아 바깥 외출을 못해요.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하고 싶어도 엄마 혼자서는 저를 감당하지 못하니까요.ㅎㅎ
좀만 기다리시면 제가 아빠를 해방시켜 드리죠.ㅋㅋ

오늘은 집에서 일찍 코코하려 했는데, 관장님 기분이 좀 우울하시다고 해서 늦은 밤에 잠깐 마실 나와 봤어요.^^

우리 아빠 질겁 하기 전에 자러가야 해요.
그럼, 저는 코코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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