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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46호] 도서관, 전환을 위한 대화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3-11-01 조회수 : 3,314

뉴 웨이브 뉴 라이브러리 46호
  포럼 후기: 도서관, 전환을 위한 대화

느티나무는 지난 10월 19일, 제60회 전국도서관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에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이야기 나누는 포럼 <도서관, 전환을 위한 대화>를 열었습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백영경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패널로 함께했습니다. 

전 국가기록원장을 역임한 느티나무재단 이소연 이사가 좌장을 맡아 짧은 시간, 밀도 높은 토론을 이끌었고요. 오갔던 이야기를 살짝 공유합니다.

 ■ 21세기형 도서관: 모두가 하도와 낙서를 그려가는 곳

홍기빈 전설에 의하면 하도란 황하의 임금이었던 복희는 등에 점이 찍힌 용마를 발견하고 ‘선천팔괘’라는 질서를 얻었다. 한참이 지난 뒤, 하나라 우임금은 강에서 한 등껍질에 기호가 새겨진 거북이를 발견했다. 이 '낙서'는 주나라 시대에 이르러 주역의 토대가 되었다.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낙서란 모든 종류의 사건과 사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질서를 잡는 법이다.  

이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질서를 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 임금만이 하도와 낙서를 볼 수 있었고, 하도와 낙서를 따로 보관해 놓은 곳을 도서관이라고 불렀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질서를 잡아야 하는 사람이 선천의 질서가 무엇이고 후천의 질서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장이 도서관이었다는 거다. 'library’나 ‘bibliotheque’에서는 책이 핵심일지 모르지만, ‘하도 낙서河圖洛書’에서 도서관의 핵심은 책이 아니라 사람들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는 뜻이다. 

(▲ 수학자 로베르트 위너가 말한 사이버네틱스 cybernectics를 나타낸 그림)

홍기빈 21세기 도서관은 책을 담아둔 곳이 아니다. 하도와 낙서를 담아둔 곳으로서의 도서관을 생각해보자. 도서관 자료를 '사이버네틱스'의 비전에서 보길 권한다. 세상의 만물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고, 통합의 근거가 정보라는 이론처럼, 책과 유튜브, 하다못해 찌라시까지 사이버네틱스의 정보 흐름에서 보고,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이게 생활인들이 도서관에 기대하는 바이다.

도서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질서를 생각하고, 눈 앞에서 정신없이 변화하는 질서를 따라가야 한다는 두 가지 요구에 응해 사람들이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정신으로 능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 도서관에서 만들어가는 커먼즈 

백영경 함께 나누는 공동의 것, 그러면서도 사유화되지 않은 것을 커먼즈라고 한다. 커먼즈를 유지하기 위해 '돌봄'이 핵심적인 요소고, 돌봄이 유지되기 위해서도 커먼즈가 중요하다. 돌봄이란 상대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세상에 무엇이 중요한가 응답하는 일이다. 

(▲ 북미 지역의 원주민도서관 지도)

백영경 도서관은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해 사람들과 함께 생산하고, 이어갈 세대를 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미네소타 지역에는 집단 정체성을 찾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원주민들이 있다. 그 활동의 중심은 도서관이다. 원주민 언어를 가르치고 전승하는 역할을 하면서 원주민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현안을 찾는다. 

원주민도서관은 분류 체계도 다르다. 원주민들은 알파벳 자체를 다르게 쓰니까, 어떤 식으로 지식을 분류할지부터 토론의 대상이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이 지식을 어디에 배치할 것이며 과연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지 배울 수 있다. 그 자체를 함께 토론하는 장이 도서관이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지식은 무엇인가,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우리 모두 접근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이란 뜻이다. 도서관은 이렇게 중요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찾아가는 곳, 돌봄과 커먼즈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in 문인로  
컬렉션 버스킹 15 : NEW WALK NEW LIBRARY

도서관에서 건널목 두 번만 건너면 닿는 가까운 골목, 몇 해 전부터 공방이며 카페들 오픈 소식이 들려오더니 ‘문워크 Moon Walk’라는 행사까지 열렸지요.
골목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상점들의 변신이 반갑고 궁금해 도서관이 응원하러 나섭니다. 

특별한 만남이 기다릴 것 같은 우리동네 문인로로 
느티나무랑 함께 나들이 가실래요?

✦ 일시 2023.10.28.(토)-11.11.(토)
✦ 장소 문인로 공방거리 

✦ 버스킹 프로그램 

SNS 이벤트 | 10/28(토) - 11/11(토) 

도서관과 만난 가게의 색다른 모습, 책에서 마주친 한 구절, 컬렉션 버스킹 풍경을 SNS에 업로드하세요. 5명을 골라 할인 쿠폰을 선물합니다. 
해시태그: #가게명 #컬렉션버스킹 

언플러그드 콘서트 X 그엄마에그딸 X 배윤슬 작가 | 11/10(금) 19:00 

#내게 맞는 일을 찾아서 #컬렉션 토크 #불 꺼진 공방에서 콘서트를 

『청년 도배사 이야기』  배윤슬 작가와 함께 일과 직업 사이 고민을 넘나들어요.

 

문의 느티나무도서관 ☏ 031-262-3494

  선을 넘는 여자들: 이야기액자전
가족, 일터, 사회가 여성에게 정한 기준선을 넘는 6명의 이야기가 느티나무도서관에서 펼쳐집니다.
✦ 일시 11/4(토) - 11/18(토) 
✦ 장소 느티나무도서관 1층 잡지방
* 온라인 전시는 11.4(토)에 열립니다. 
✦ 이야기액자전 낭독 리스트 
흰머리가 뭐길래: 남 좋은 삶에서 나 편한 삶으로 
어쩌다 피트니스: 남에게 보이기 위한 다이어트에서 내가 살기 위한 체력 기르기로
변명하며 사는 여자의 삶: 가부장제 엄마다움에서 새로 세우는 엄마다움으로
‘좋은 딸’ 노릇 거부하기: 엄마에게 사랑받기에서 나 스스로를 사랑하기로
나를 위한 삶 찾기: 현모양처를 꿈꾸던 여자에서 못된 여자로
잊혀진 천재 창작가 ‘김명순’: 피어보지 못한 창작가에서 꺾이지 않는 창작가로
✦ 이야기액자 콘서트 | 11/18(토) 14:00-17:00
액자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 음악과 함께 선을 넘어요.
1부  6인의 낭독 콘서트
2부  가수 이주영의 '선을 넘는 콘서트'
✦ 문의 느티나무도서관 ☏ 031-262-9129
 후원자 인터뷰: 느티나무를 왜 후원하세요?
이혜진 님에게 물었습니다.
A. 10년 넘게 자선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막연하게 후원을 해오던 저에게 질문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후원은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질문에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하고, 고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문득 하나의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매주 가족과 함께 놀러오는 느티나무도서관! 내 삶에 도움을 주는 곳에 후원해서, 함께 의미를 만들고 싶다고요. 나에게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든 느티나무를 응원합니다!
오늘 이야기, 어떠셨어요?
사서들에게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를 전해주세요. 컬렉션 제안, 읽고 싶은 이야깃거리 모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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