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미스클럽]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작성자 : 작은파도 작성일 : 2009-07-23 조회수 : 6,765

ㅎㅎ 사랑방이 미스클럽의 글로 도배가 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러니까 저번주에 같이 읽은 두번째 책입니다.
굉장히 기대를 하고 첫장을 넘겼는데 갈수록 계속되는 지루함과 앞뒤 상황의 불명확성, 또 보통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샤프함과 약간의 신비로움, 명석한 두뇌..등등 거기다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외모는 옵션으로 하더라도 그런 탐정소설속 주인공의 이미지를 단박에 깨는 단테의 괴팍함과 괴짜스러움에 황당함을 금할길이 없었습니다. ㅋㅋ

역사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십자군이후의 황제와 교황의 권력다툼과 그를 둘러싸고  신대륙 발견의 비밀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자와 그것을 은폐하려고 하는 권력집단의 음모와 암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세시대의 역사를 그대로 고증하면서 있을법한 가상의 사건을 잘 조화시킨것 까지는  좋았는데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에서는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박진감, 짜릿한 쾌감같은 것은 주지 못하고 긴 템포의 문장과 이해할 수 없는  작품속 주변인물들의  철학적 대화, 또 박식한 역사적 배경지식을 요하는 사건들의 배경등등이 책속으로 쏘옥~ 빠지지 못하게 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고증한 부분은   배경이나 인물만 따오고 온갖 허구를 뒤섞어 놓아 뭐가 사실이고 뭐가 허구인지 판단능력을 상실하게 하는 다른 역사소설에 비해 훌륭하다 판단됩니다. (개인적 판단^^)

또 저는 이 책을 통해 단테라는 인물에 대해 쪼금이나마 파헤쳐 보았다는데 나름 의미를 둡니다. 13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시인, 예언자, 신앙인으로 이탈리아 뿐아니라 전 인류에게 영원불멸의 거작 "신곡"을 남긴 인물입니다. (신곡을 읽어보지 못해 그 감동은 모르겠지만 -아니 읽어도 모를것 같음^^;;)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930년은 단테가 정치적 이유로 피렌체어서 추방당하며 (당시 유럽은 모두 도시국가의  형태로 단테는 피렌체 공화국의 황제파인 기벨리니파의 백당으로 흑당과의 대립에서 패함) 신곡의 서두를 암시하는 말 "어두운 숲을 헤맨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나이 35세로 유랑의 길을 떠나기 직전의 심적 상태를 말하고 있고 신곡의 서두에서노래한 <인생의 반>을 맞이한 운명의 해라고 합니다.
그 뒤 단테는 죽을때가지 고국땅을 밟지 못했고 유랑의 길을 계속하며 "인류 구제의 길을 가르치려는 사람은 먼저 지옥에 가서 인간이 범한 죄의 실체와 이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보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인간사회의 모습을 샅샅이 관찰하며 그 가운데 멸망과 영생을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이 경험들은 그의 대작 "신곡"의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 그가 9세때 처음 연모의 정을 품었던 여인 "베아트리체"는 성녀의 이미지로 많은 미술작품과 서정시의 소제가 되기도 하지요.(20대에 요절 했다고 하니 역시 미인박명)

그러니까 이 책은 "신곡"탄생의 배경을 깔고 있기도 하군요.

그러고 보니 인생의 반을 맞했다고 노래한 단테도 35살을 기점으로 인생의 두번재 장을 열었는데 저도 인생의 반이될지 1/3이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의미를 두어야 할 기점에 온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작가 "줄리오 레오니"의 다른 소설로는 단테 시리즈중에 "빛의 살인"을 같이 읽었는데 이책도 천문학과 점성술, 연금술에 마술적 기법, 또 철학적 메세지까지.....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모자이크보다는 빛의 살인이 쪼금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 단테 시리즈의 광고 카피에서 "장미의 이름보다 환상적이며 다빈치 코드보다 지적이다"라는 문구를 봤는데 지적인것 맞는것 같은데 환상적이란 표현은 좀 납득하기가.....
자극적이고 감각적이 아닌 지적이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강추는 아니지만.... ^^;;

휴가기간중 읽게될 다른작가(매튜 펄)의 단테 시리즈인 "단테클럽"은 어떨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는군요.^^;;

이름 :
패스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