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여러분~ 꿈을 꾸고 나눕시다!

작성자 : 강기숙 작성일 : 2009-03-20 조회수 : 5,702

도우미회의 강기숙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금 시각 오전 여섯시 팔분, 아이들 깨기 전에 글 올립니다.
작년 연말에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었습니다. 작은 선물을 교환했었는데 저는 색연필을 뽑았습니다. 그 안에 이런 메시지와 함께요. '이제라도 너의 꿈을 그려라' 가슴이 먹먹했었습니다. '꿈'이라니! 막막했습니다. 꿈은 내겐 너무 멀어져버린 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의식 확~ 생기더군요. 이제라도? 이제라도!
그 이후로 전 꿈에 대해 생각 많이 했습니다. 큰 아이가 '엄만 꿈이 뭐에요?' 물을 때마다 저, 변변히 대답 못했었거든요. 왠지 인생 잘못 산 것 같은 당혹감이 들었었죠. 잃어버린 제 꿈 찾기가 시작됐습니다. 꿈은 너무 멀어져버린 말이었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저 정말 꿈 없이 살았더군요. ㅠㅠ. 꿈을 찾기 위해 제가 뭐했는지 아세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봤지요. 몇 가지 공개하자면, 홍차(저 홍차 사랑합니다^^), 바흐의 음악(한 때, 정말 줄창 들었었습니다)... 저 소박하지만, 누가 들으면 고작 그게 꿈이냐? 할지 모르지만,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설레이더라고요. 무슨 꿈이냐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일을 바라보며 오늘을 잡을 수 있는(카르페 디엠!!!) 꿈을 꾼다는 행위 자체 아닐까요? 꿈꾸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며 행복하더라고요.^^
 
느티나무 도우미회 회장이 된 올해, 전 여러분들과 함께 꿈을 꾸고 나누고 싶습니다. 무슨 꿈요? 우리가 함께 꿈꾸며, 작은 것 하나 하나 이뤄가는 꿈이요. 예를 들면, 책읽기 모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이 사십이 넘으니 느는 것은 흰머리에 주름 뿐인줄 알았더니 아니더라고요. 삶의 연륜은 책읽기에 너무 좋은 감성과 통찰력과 넉넉함을 주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저 얼마 전에 책읽기 모임 시작했습니다.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함께 읽는 것은 더 좋습니다. 학교 다닐 때 도시락 꺼내 먹던 일처럼요. 누구는 고기완자 싸오고 누구는 김치, 누구는 김, 더러는 달랑 숟가락만 들고 덤비기도 하지요. 모두 함께 먹어 맛있었던 점심시간 아니었나요? 그리워라~
음악동아리도 좋겠고, 영화동아리, 춤동아리... 뭐 무궁무진하지 않은가요? 느티나무는 인프라가 좋잖아요. 밤 열시까지 문 열겠다, 군것질할 수 있는 카페도 있겠다, 공간 넓겠다, 책 딥다 많겠다... 써먹읍시다.
아이들만 꿈 꾸라는 법 있습니까? 하긴 요즘 아이들이 꿈 꾸며 사는지 의문이긴 하지만요.
우리도 꿈 꿉시다!
이제라도.
일단 전 오늘 아침 이런 꿈을 꾸어 봤습니다.
독서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서, 일년에 한 두번 쯤, 아니면 더 자주, 낭독회도 갖고 전시회도 갖고하는... 멋지지 않나요?

저 다음 주부터는 도서관에 자주 갈 겁니다.
벗뜨, 오늘은 여행갑니다.
그래서 오늘, 내일 답글 못 답니다.
여행을 다녀오니 이 글에 댓글이 한 백 개쯤 달리는 상상을 해 봅니다. 흐믓~
제가 가진 막강한 장점 가운데 하나는 얼굴이 두껍다는 겁니다.
답글 안 달려도 안 쪽팔릴 겁니다.
그래도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참신 발랄 깜찍한 꿈들 꾸시고 우리 나눕시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밉니까?

이상, 꿈 꾸는 사람 강기숙이었습니다.

참, 또 빼먹을 뻔 했다요.
느티나무 입구에 커다란 게시판을 만들면 어떨까요.
이런 거죠. 물물교환 광고를 올릴 수도 있고, 각종 동아리 모집공고도 올리고, 그저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올리고, 아니면 같이 밥 먹을 사람, 같이 놀 사람 구인광고도 올려보고 하는 그런 보드판 하나 어떨까요? 의견 남겨 주세요. 반응이 뜨거우면 바로 실시합시다.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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