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으로 깜짝 변신한 느티나무 강당, 오손도손 영화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여름밤 7월 26일 토요일 저녁, 느티나무도서관 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를 보는 시간으로, 느티나무 사랑방은 이웃들이 모여 편하게 모여, 차도 마시며 영화도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일터에 나가느라 도서관에 자주 오기 힘든 분들을 위해 저녁 시간에 사랑방 모임을 열어, 가족들이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외로운 이별, 로드킬(Rodakill) 영화 <어느 날 그 길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건 이상 일어나고 있는 야생동물들 교통사고, 로드킬을 카메라에 담으며 길 위 야생동물들과의 안타까운 이별과 함께 우리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속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어느 날 그 길>에서는 로드킬에 대한 단답형 해답을 묻거나 답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을 향해 이렇게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는가를 묻는 ‘길’에 관한 영화이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행복’에 대한 영화입니다.“ (- 영화를 보기 전, 30개월 동안 지리산 주변 도로 로드킬 조사에 카메라를 들고 함께한 황윤 감독의 이야기) ▲ 영화보는 풍경 다큐멘터리 영화라 재미없고 지루할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영화 속 태영, 천권, 동기 3명을 따라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영화가 끝났습니다. 97분이라는 영화 상영시간 동안 아이들이 보기 힘들거라는 걱정도 걱정이었을 뿐... 영화의 여운이 마음 속에 머리 속에 엉킨 실처럼 남아있는 많은 생각은 황윤 감독과의 대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 황윤 감독 “나는 원래 땅에서 살고 있었던 대지의 거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땅’을 보는 눈이 투기나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인간보다 먼저 수백만 년 동안 살아왔던 ‘원주민’ 즉 야생동물들의 시선에서 길을 바라보려고 했어요. 영화를 보는 여러분들도 함께 그것을 봐주길 바랍니다. <어느 날 그 길에서>는 로드킬 실태를 고발 하는 것도 아니고, 로드킬 대책을 위해 시설물을 만들자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를 마지막에도 나왔지만, 고속도로를 만드는 기업들과 정치인들은 마치 더 많은 대형도로와 자동차, 고층아파트가 행복으로 가는 길인 것처럼 우리를 세뇌하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거룩한 대지” 에 살아가는 인간의 형제, 자매인 야생동물들을 모두 멸종의 나락으로 밀어낸 뒤, 결?마지막에 인간 혼자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만들며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물어보는 친구. 영화를 보며 흙냄새를 맡으며, 흙길을 걸어 다녔던 어린 시절이 추억을 되살아났다는 아저씨 개발과 길을 떨어뜨려 생각하기는 어려운데, 영화를 보며 함께 살아가는 주변을 돌아보았다는 아줌마... 황윤 감독과의 즐거운 대화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 함께하신 분들이 이야기 하시는 모습 자동차소리 때문에 듣지 못한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생명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살았고, 살고 있는, 앞으로 살아갈 대지의 거주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 밤이었습니다. 여름철 건강 조심하시구요, 다음 사랑방에서 뵙겠습니다~ 영화구경도 식후경, 한밤중 마을사랑방의 운치를 더해준 먹을거리 3종 셋트, 꿀떡, 강냉이, 과일을 센쓰있게 챙겨주신 느티나무 도우미님들 덕분에 이 3종 셋트를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답니다. 글_이윤남 (느티나무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