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한 그루 느티나무 아래에서 함께 했던 시간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08-08-08 조회수 : 5,475

* 지난 7월 26일 마을사랑방에 함께 만난 <어느 날 그 길에서> 황윤 감독님이 그 날의 느낌을 담은 글을 느티나무도서관 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느티나무 가족들도 같이 보기 위해 <도서관 소식> 게시판으로 옮겨놓았습니다^^ 박영숙 관장님, 이윤남 사서님, 빨강머리앤님, 그리고 느티나무의 모든 식구들 안녕하세요! <어느 날 그 길에서> 를 만든 황윤이에요. 더운 날씨에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느티나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모두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막상 글을 쓰려니 로그인을 해야 하기에, 메일을 띄웁니다. 특별한 소식이 있는 것은 아니구요,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함께 했던 시간이 참 좋았다구요. ^^ 우선, 공동체 상영 중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완벽했던 상영 환경이었어요. 상영회라는 것이, 정말 신경쓸 것이 많다는 것 잘 알고 있어요. 영화와 제작자를 초청하는 일부터, 홍보와 관객 부르기, 상영 시설 점검, 몰입된 상영 분위기 만들기, 풍성한 관객과의 대화 등등...대충해도 어찌어찌 상영회는 이루어지지만, 이 중 한가지만 제대로 되지 않아도 사실 상영회가 성공적으로 되기는 어렵지요. 그런데 보통의 공동체 상영에서, 이 모든 조건이 다 충분히 만족되는 경우는 많지 않답니다. 어느 한 두가지가 늘 아쉽고는 하지요. 그런데 이번 느티나무 도서관의 공동체 상영은, "공동체 상영이란 바로 이런 것!" 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어요. 특히 많은 지역의 공동체 상영에서 기술적인 사항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소홀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면, 아무리 애써서 상영회를 열어도,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가 어려워지지요. 그런데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이번 상영회 때 방음 시설까지 아침에 보완하셨다구요. 정말 감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영 시작할 때 박영숙 관장님이 객석 뒤에 계시다가 사운드 볼륨을 체크한 후 앞에 계신 도우미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내시는 모습을 보았어요. 실은 저도 그때 뒤에서 사운드 볼륨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관장님이 알아서 해 주시니 제가 더 할 일이 없었고, 그 섬세한 준비에 감동받았었답니다. 지금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은 바로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받았던 훈훈한 느낌이에요. 따뜻하고 친절하고 자유롭지만, 챙겨야 할 것들은 다 챙기는 조화로운 모습. 수지 지역 마을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한 그루 느티나무가 되어주는구나 하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마을" 혹은 "공동체"의 모습을 본 것 같아 기뻤고, 이런 모습들이 좀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환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려주신 상영후기도 잘 읽었구요. 그날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선물로 주신 책들을 읽었어요. <내 이름은 자가주>.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그리고 박영숙 "간장님"께서 쓰신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책을 좀 느리게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손에 잡자마자 내리 다 읽었습니다. 상영회가 있던 날 느티나무 도서관을 보고 무엇이 이런 멋진 실험을 가능하게 했을까 많이 궁금했던 터였는데 이 책은 그동안의 계기와 과정, 동기 같은 것들이 자세하게 나와있는 책이라, 보는 내내 아... 그랬었구나, 그랬구나, 감탄하며 보았어요. 척박한 땅에 느티나무 한 그루 멋지게 키워내신 박영숙 "간장님"의 용기와 의지, 그리고 함께 해 온 도서관 식구들의 열정에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샘솟는 용기와 신선한 아이디어는 모두 아이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저 역시 앞으로 작업을 하건, 아이를 키우건, 야생동물을 위한 무엇을 하건간에, 느티나무 도서관으로부터 많이 배우고, 영감을 얻고, 용기를 얻게 될 것 같습니다. 느티나무 도서관이 앞으로도 든든하고 멋진 모습으로 전국에 있는(있어야 할!) 마을 도서관의 희망이 되어주시고, 도서관에 언제나 사랑과 생명과 평화의 여신이 함께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또 좋은 시간에 뵐 때까지,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황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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