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관장으로 일하는 박영숙입니다.  
올려주신 글 몇 번이나 잘 읽어보았습니다. 
불편한 구석이 있더라도 못 본 척하거나 
아니면 말 꺼내기가 망설여져서 지나쳐버리기 쉬운데 
이렇게 글 남겨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이크! 하며 술래한테 들킨 것처럼 민망하기도 했지요.^^) 
사과드리는 답글을 썼던데 혹시 보셨는지요? 
멋쩍은지‘비밀글’로 올려두었더군요. 
아이들, 아니 이제 청년이 다 된 친구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저희끼리 머리 맞대고 한참 이야기 나누는 걸 보면서 흐뭇했지요. 
솔직히.. 이 친구들 그냥 짜증을 내거나 본 척 만 척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거든요..ㅎㅎ
"누구지? 진짜 글 대~따 잘 쓴다..."로 시작해서 
좀 찔린다고도 하고,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고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표정을 보니 절대 빈말이 아닌 것 같더군요. 
이렇게 자잘한 일상의 모습을 하나씩 짚어보고 돌아보면서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담배는 정말 고민입니다!! 
청소년들만도 아니지요. 
아침마다 담배꽁초를 수북하게 주우면서 
꽃 화분에까지 꽁초가 꽂혀있는 걸 보면 막 화가 나기도 하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도 드나드는 도서관 입구에 재떨이를 갖다놓을 일도 아니고... 
어째야 좋을까 생각만 많았는데, 이참에 구석구석 안내문이라도 써 붙여야겠습니다. 
담배나 시끄러운 것만 문제도 아니겠지요. 
"자유롭고 열린 공간에 대한 바람 + 존중과 배려"
어찌 보면 욕심이라고 할 만큼, 참 쉽지 않지만 
내내 간절하게 바라면서 이뤄가고 있는 숙제입니다. 
다함께 더 기분 좋은 만남을 누릴 수 있도록, 
강요하지 않아도 존중과 배려로 얻는 자유를 
조금씩 몸으로 배우는 공간이 되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실은, 하루에 4시간, 그것도 해가 짧고 추운 겨울에 문 여는 시간을 늘리느라 
연말부터 실무자들 모두 혼이 쏙 빠져있었지요.^^ 
좀 자리가 잡히면 구석구석 더 세심하게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도서관에 더 자주 오셔요. 
연말에 새 책도 많이 샀고 밤낮없이 매달려 열심히 정리도 하고 있으니 
오실 때마다 책꽂이 표정이 달라질 거에요. 
도서관에서 저녁시간 보내는 것도 썩 괜찮으셨죠? 
아직은 야간 이용자가 많지 않아 오히려 한가로운 맛이 있어서^^ 
동동거리던 실무자들도 가끔은.. 
환하게 불 켜진 도서관 풍경에 넋을 잃고.. ㅋ
"아~ 참 예쁘다!.. 사람들 책 읽고 싶어지겠다~" 하며 흐뭇해한답니다. 
이곳은 함께 만드는 도서관이다 생각하시고, 
작은 일이라도 언제든 스스럼없이 말씀해주셔요. 
열심히 일 배우며 거들고 있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한 마디씩 응원의 말도 건네주시고요..^^ 
명절 잘 쇠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