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미정씨, 잘 도착했어요?

작성자 : 김은정 작성일 : 2007-07-11 조회수 : 5,907

“엄마! 호종이네 말야, 이번에 갔다 들어오고 그리구 또 인도에 가나?” 지난 토요일, 벌써 두 번째 인도로 친구를 떠나보낸 큰 아이의 말입니다. 출국을 일주일 앞둔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날을 꼽던 녀석이 많이 서운했나봅니다. 2년반 후에 들어오더라도 또다시 헤어질까 염려가 되기도 했던 모양이에요. 어제는 열람용 책꽂이에서 뽑아온 그림책 한권을 보여주더군요. 뒷표지에 “이호종이름으로 선물합니다.”라는 걸 보이더니 묘한 표정을 짓던 녀석의 얼굴이란... 녀석한테 친구가 떠났듯이 저한테도 친구가 떠난 셈이라 많이 서운하네요. 동갑내기라 통하는 게 많아서 좋았는데... 사는 얘기, 남편 흉보기 같은 걸 흉허물 없이 할 수 있어 좋았는데...느티나무에서도 함께 자원활동하며 책이야기, 도서관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미정씨, 세 번째라고 해도 또다시 환경이 바뀌면서 적응하느라 정신없겠죠? 괜히 덩달아 마음만 부산을 떨곤 정작 바뀐 집전화번호도 알려주지 못하고...그랬네요. 메일로 번호 남길게요. 컨테이너로 부친 짐이 도착하고 정리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든든한 호종이, 제생각으로 꽉차있면서도 배려심 많은 은종이, 말썽쟁이 막내 성은이도 기후랑 학교생활이 만만치 안겠지만 잘 적응하겠지? 지난 여름 ‘마을학교’에서 ‘펀자비’ 입고 빨개진 얼굴로 이런저런 인도이야기를 들려줬던 때가 생각나네요. 이제 다시 오토릭샤 타고 애들 학교에 시장을 오가며 지내겠죠? 건강잃지 않게 잘 지내구요... 연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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