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책 읽는 곳도 환해졌어요~

작성자 : 박영숙 작성일 : 2005-11-26 조회수 : 6,420

느티나무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변신!’이라는 거 잘 아시죠? 오랜만에 느티나무를 찾아 온 손님들은 눈이 동그래집니다. “와~ 어느새 이렇게 책이 많아졌어요? 그새 또 좁아졌네요.” 우리 아이들 좋아하는 놀이로 느티나무 ‘달라진 그림 찾기'도 빼놓을 수 없고요.^^ 며칠 전에는, 손끝 야문 도우미들 솜씨로 책 빌리는 곳이 깔끔하게 새 단장을 했는데 부지런한 사서 '요정'이 예쁘게 사진에 담아 소식을 전해주었네요. 이번엔 또 어딜까... 우리 친구들은 벌써 알아차렸을 텐데요... 짜잔~ 작고 딱딱해서 엉덩이도 배기고 허리도 아프던 의자가 폭신한 의자로 싹~ 바뀌었어요. 등받이는 잘 익은 홍시감 같은 산호빛이랑 밝은 바다녹색, 빛깔도 얼마나 고운지, 새 집처럼 환해졌습니다. 다들 기억나실지 모르겠어요. 지난 봄, 도서관 입구에 김 상자를 잔뜩 쌓아놓고 잔치?를 벌인 적이 있었지요. 김 팔아서, 그동안 자꾸 부서지고 불편했던 의자들 새로 장만한다면서요. 그 많은 김을 선물해주셨던 분은 유진 아빠 임경수님이랑 큰아버지. 공부방 친구들한테는 바쁜 일 제쳐두고 집집마다 찾아가 따로 전해주기까지 하셨어요. 우리 도우미님들, 열심히 선전하고 배달도 해서 며칠 만에 100상자가 모두 동이 났지요. 그래놓고는 그만 여름 지나고 가을 보내고.. 자꾸 미루고만 있었어요. 느티나무 하는 일이 언제나 그렇게 더디지만.. 핑계를 대자면, 느티나무 큰언니 강창래선생님이 마침 의자를 열 개나 갖다 주시는 바람에..^^ 그런데, 아버지와 함께 모꼬지를 하면서 마음이 서둘러졌어요. 작은 의자에 두세 시간을 걸터?앉아 계시는 아빠들 모습이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요. 느티나무 문 열 때도 그랬지만, 기적의도서관처럼 큰 도서관을 만들 때도 아이들 몸에 딱 맞는 의자를 찾을 수가 없어서 참 안타까웠는데, 어린이도서관이 많아진 덕인지, 그새 맞춤한 의자가 나와있더라구요. 그동안 새 의자 사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았는지, 원.. 열 다섯 개나 주문을 하고 배달을 기다리려니 애가 타서.. 공장에 졸라댄 통에^^ 보름 전에 7개가 먼저 와서, 아버지와 함께 네 번째 모임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답니다. 나머지도 마침 엊그제 도서관학교 특별강좌 앞두고 배달이 되어 손님들에게 자랑도 했지요. 갑자기 늘어난 의자들을 다 어디에 놓을까 궁리를 하는데, 우리 아이들... 어느새 책꽂이 앞에 가지런히 늘어놓고는 기차놀이도 하고 이리저리 뒤집어 썰매도 타고 범퍼카? 놀이도 하더군요. 의자 다리에 끼워져있던 망사로 꽃다발을 만드는 아이도 있고 예쁜 의자가 맘에 드는지... 모처럼 책 펴들고 오래오래 앉아있는 친구도 있었어요. 새로 시작한 일만도 버거우셨을 텐데.. 큰 선물 해주셨던 임경수님, 김연희님, 고맙습니다. (내일 저녁 모꼬지 때.. 달콤한 와인이나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씩 그득 따라드리지요~) 김 장사^^ 하느라 애쓰신 우리 도우미님들 말할 나위도 없구요..^^ 한 상자씩 사다가 아주 맛있게 먹었다며 마음을 나눠주신 느티나무 식구들.. 당신들 그 마음이 모여 이렇게 우리 보물목록이 자꾸자꾸 늘어갑니다. ㅎㅎ.. 느티나무, 우리나라 어느 도서관보다 부자라고 할 만하지요? 흠... 의자 이야기 하다 보니.. 고소한 김 싸서 따끈한 밥 한 술 먹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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