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수원 화성을 다녀와서

작성자 : 김정수 작성일 : 2005-10-17 조회수 : 6,266

어제는 수원화성에 다녀왔다. 가까워서... 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가끔씩 가는 곳이다. 버스로 집에서 15분이면 연무초등학교 앞에서 내릴 수 있다. 연무대 옆 자판기에서 수연, 서연 어김없이 코코아를 한잔씩 뽑아 달라고 한다. 화성열차 표를 사고, 벤치에 앉아 김밥을 먹는데 김밥 3줄이 금방 동이 났다. 화성열차를 타기위해 줄을 서 있는데, 앞에 초등 4학년 아이 대여섯 명이 쫑알거렸다. 조를 짜서 학교숙제 보고서를 쓰기위해서 왔다고 했다. 수지초교에서 왔고, 학부모가 동반하지 않았다. '야, 대단하네. 벌써 엄마도 없이 다니네. 참 기특하네.' 하고 속으로 흐뭇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화성열차를 타고, 팔달산 종점에서 내렸다. 먼저 정조대왕 동상을 보고 화서문을 지나 장안문, 화홍문, 방화수류정을 지나 연무대 그리고 창룡문을 보았다. 성벽은 높이가 5m로 일일이 돌을 다듬고 깎아서 만들어 크기가 일정하지 않았다. 그 당시 선조들의 노고가 얼마나 컸을까? 성벽을 따라 걸어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깃발이다. 동쪽은 파랑색(청룡)이고, 서쪽은 흰색(백호), 남쪽은 빨강색(주작), 북쪽은 검은색(현무) 깃발이 바람에 나부껴 펄럭거린다. 그리고, 장안문은 옹성이 두르고 있는데 옹성을 기어오르는 적군을 물리치기 위해서 좌우로 북서적대, 북동적대가 있었다. 치밀한 계산을 하고 지어진 성임에 놀랐다. 수연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연무대에서 바로 보이는 동북공심돈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나선형 굴로 어두워서 비밀통로를 지나가는 느낌이다. 수연이가 가장 총기있는 눈으로 들어간 곳이고 가장 가고 싶다며 먼저 얘기하고 우리를 이끌었던 곳이다. "엄마, 아빠 이 안에 들어가면 진짜 재미있어, 미로야. 난 여기가 제일 좋아." 햇살이 뜨거워서 얼굴이 까맣게 탈까봐 걱정도 했지만, 벗나무 아래 벤치에서 김밥과 포도를 먹으면서, 서연이 입에서 "아주 좋아." 하는 탄성도 듣고, 수연이 얼굴에서 느껴지는 맑은 웃음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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