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카작스탄에서 요한이엄마

작성자 : 이문희 작성일 : 2005-03-13 조회수 : 7,607

우와!!!!!!!! 진짜 반갑네요 드디어 홈페이지를 통해서 저도 느티나무에 들어갈수 있다니! 참 그립군요, 가끔 너무 생각 나더군요 절 잊으셨나요? 요한이 에스더엄마에요 2000년 첫학기에 느티나무 도우미회의 총무를 맡았었죠 이렇게 배신을 때리고 카작스탄이라는 멀고 먼 나라에서 두아이와 러시아어를 공부하느라 힘꽤나 들이고 있답니다. 남의나라 살아본 사람은 알지요 아이나 어른이나 스트레스 팍팍 받는거요 그래도 한국에서 아이 잘키우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여기선 한국에서 쫓겨야 하는 왠지 다른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야 할것만 같은 이상한 불안함은 없어요 그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새 언어를 가르티고 아이들 스트레스 안쌓이도록 열심히 놀 궁리를 해주는거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이곳에는 느티나무는 없지요 그래서 집에서 책을 되도록 많이 공급할려고 하나 느티나무의 넉넉한 박선생님도 없고 웃고 울고 싸우고 함께할 친구가 없지요 우리 아이들은 이곳의 작은 사립학교에 다닌답니다. 러시아어를 쓰는 학교이지요 참고로 이곳은 카작어 학교, 러시아어 학교, 영어인터네셔날 스쿨 등 이 있어요 저희는 학생수가 한 반에 13명 정도이고 전체 학생수가 200명이 채 안되는 학교(옛날소련 공산권때 유치원으로 쓰던 건물에 지금은 사립 소규모 학교가 있지요)에 다녀요 에스더는 잘 적응하는 편이에요 친구도 사귀고 러시아 음식으로 나오는 접심이나 간식도 잘먹고 ........ 우리 요한이 아시죠? 독특하게 귀여웁고 특별한 아이죠 역시 적응은 힘들었죠 첫날은 벽에다 머리를 박아서 모두들 말리고 저는 그러더라구요 아무것도 못알아듣는 소리만 하니까 답답해서 그랬다고 .......... 지금 3개월 학교에 다니고 여름 방학 3개월 동안 집에서 담임 선생님과 공부를 했지요 다시 일학년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잘놀고 잘 다녀요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책벌레들이에요 집에 오면 둘다 책들고 침대를 뒹굴고 있어요 여기 들어올때도 책을 사가지고 들어오고 최근에 한번 인터 팍크를 통해서 구입해서 우편으로 받았지요 인터넷으로 책을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물론 한국에서 저희구좌로 대금 결제와 우송을 누가 도와주고 계시지요 요한이는 만화를 많이 보지요 자연이나 과학, 역사에 대한 만화를 좋아해요 요한이의 특징을 너무 궁금한게 많다는 거지요 하루에 아마 질문이 30번 쯤은 될거예요 그걸 대답해 주는게 제가 그아이와 하는 대대화에요 질문은 여러가지지요 골릴라가 쌀을 몇가마니 까지 들수 있느냐고 해서 겨우 한가마니라고 했더니 요한이는 세가마니는 든다고 우기더라구요 제가 아니라고 해도 해도 저는 세가마니 까지는 든다고 빡빡 우겨서 그래 든다 들어! 네가마니도 든다고 했더니 흡족해 하더군요 또는 확대가 무슨 뜻이냐 축소는 무슨 뜻이냐 ? 장보고는 왜 이름이 장보고이냐? 소탕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냐 등등 역사 지리 한국어의 의미 등등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해야 대답하는 질문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소화기의 화학성분을 대답해 주느라 백과사전의 도움을 받았지요 책이 우리 요한이의 좋은 친구요 친밀한 외부세계이지요 책을 붙잡고 답답함을 잊어버릴려고 하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잊어볼려고 하는 아이들이 안타갑고 마음이 아플때가 많기도 해요 요한이가 여기에 오자 3일 만에 다시 가자고 떼를 쓰더군요 가끔 여기는 자기가 사먹고 싶은 것도 없고 친구들하고 말도 안통한다고 블평을 하며 당장 가자고 하기도 하지요 제가 2년뒤에 휴가로 갈 수 있다고 하자 2년이 며칠인지 부지런히 계산해 보더니 포기를 하더군요 한국이 우리 가족 모두 그리워요 수지의 황량함도 그립고 느티나무 내려가는 계단, 그리고 어지럽혀져 있던 느티나무 현관입구, 크례용자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둥근 책상 등등 다 그립군요 홈페이지에서 자주 만나야 되겠네요 그러면 우리 아이들 이야기 다음에 또 전할께요 다시 만나요 안녕............... (200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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