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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어린이문화체험에도 돈이 든다?

작성자 : 삐삐 작성일 : 2005-03-26 조회수 : 6,343

어린이날이 다가오니 세상의 시선들이 부쩍 어린이에게 쏠리는군여. 그러다 보니 방금 보았던 신문기사 역시나.... 근데 문화시대를 맞아 아이들 문화체험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니 퍽 안타깝지요. ------------------------- 어린이 문화 체험에도 돈이 든다? <주장>국가 차원의 저렴한 어린이 프로그램 육성 필요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박소영(4blank) 기자 어린이들에게 5월은 푸른가 어린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TV광고. 그 앞에서 아이들은 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장난감을 구경하느라 눈빛을 반짝이고 있다. 당연히 그걸 보고 나면 사달라고 떼를 부리기 일쑤다. 나는 왜 살 수 없는지를 '돈'의 논리로 간단하게 풀어내 설명해 준다. 어린이들의 떼쓰기 대상을 말하자면 어찌 광고 속의 장난감뿐이랴. 엄마와 손가락을 걸고 굳게 약속한 문화 체험장도 있다. 아동 뮤지컬, 아동 전시회 등…. 하기야 부모들도 일년에 몇 번은 그러한 문화 체험의 욕구를 채워 줘야 한다는 데 공감하리라. 얼마 전 '5가지 흙 체험전 바투바투'를 가기로 6살 된 아이와 약속했다. 하지만 가기로 한 바로 전날, 나는 24개월 이상은 모두 2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갈등하기 시작했다. 1인당 2만원에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니 적어도 4만원은 넘게 든다. 아이의 문화비로 한번에 4만원이 나가는 것은 우리집 사정으로는 버거운 일이었다. 이 사실을 아이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아동용' 이벤트 요금은 4배 그리고는 문득 지난 일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공룡 대전을 찾았다. 공룡에 단단히 홀려 있던 아이는 그날만을 며칠째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티켓 박스에 가 보니 일인당 2만5천원이었다! 부모와 함께 본다면 무려 7만5천이라는 거금이 필요했다. 결국 아이를 달래고 달래 서점에서 공룡 책을 사주는 걸로 해결했지만 정말 어처구니없는 금액 때문에 화가 났다. 어디 그뿐인가. 방학 때 눈썰매장으로 오라고 아이들에게 부추겨 놓더니 정작 놀이공원 입장권과 눈썰매장의 입장료를 함께 요구하는 상술은 어떤가. 특별 할인가라고 해서 함께 붙여진 금액은 어른 1만4천원, 어린이 8천원이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다면 최소 4만2천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이다. 골고루 문화를 누리는 세상 문화 공간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틀렸음이 입증됐다. 나와 같은 서민들은 아이들과 일년에 한 번 놀이공원 가기도 빠듯한 형편 인데 '문화'를 체험한다는 건 그저 뜬 구름 잡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는 이른바 '교육사업'의 비도덕적 행태는 언제나 고쳐지려나. 지역 사회에서 하는 고만고만한 프로그램 외에는 그저 텔레비전에서 잠깐씩 소개되는 것으로 눈요기만 하라는 것인가.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겐 '어린이들의 전인격적인 교육이 건강한 미래 사회의 바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린이를 위한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기회 확대'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전면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6살 난 우리 아이도 조금씩 알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바투바투에 가지 않는 엄마에게 대뜸 "우린 돈이 없어?"라고 묻기도 한다. 동화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일로만 가득해야 할 아이들에게도 비정한 현실은 바로 앞에 와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돈'에 의해 굴러간다는 '몹쓸' 가치관을 우리의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알게 해야 하는 것일까. TV를 통해서만 대리 문화 체험을 할 수밖에 없는, 빈약한 어린이 체험 교육. 그걸 꿈꾸는 우리 아이들의 맑은 눈이 안쓰럽다. 2004/05/04 오후 2:03 ⓒ 2004 OhmyNews (20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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