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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도시-농촌을 잇는 친환경 먹거리 | 느티나무도서관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3-11-07 조회수 : 1,233

지난 8월 12일, 느티나무도서관에서 특별한 팜파티가 열렸습니다.

올해 여름동안 용인의 친환경 농장 네 곳을 돌고 도시로 나온 팜파티였거든요.

 

 

이두성 님의 몸짓 공연으로 행사를 열었습니다.

참여자들도 모두 공연자의 몸짓에 따라 씨앗이 되어 나무로 자라나고, 또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1부에는 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농부들과 시민들이 지역 안에서 친환경 먹거리를 더 많이, 자주 접하게 되기 위한 방법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경기도 사업을 바탕으로 2008년도에 구성된 친환경 농업인 조직. 2023년 기준 회원 약 90명.

 

◆ 친환경 농업의 의미, 공공재로서의 농산물

곽선진(느티나무재단 사무국장) : 용인시 전체 농업인이 약 만 7천 명인데, 그중 친환경 농업을 하는 분은 90명 정도이다. 친환경 농업이란 무엇인가?

박기현(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 : 유기농업과 무농약 농업을 통틀어서 친환경 농업이라고 한다. 유기농업은 화학 비료,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윤작*을 하며, 무농약 농업은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비료도 권장량의 3분의 1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윤작: 돌려짓기. 한 경작지에 여러 가지의 다른 농작물을 돌려가며 재배하는 경작법.

 

곽선진: 행사 전에 참여자 한 분이 ‘대한민국에서 100% 친환경 농업이 가능한가?’라고 질문했었다.

박기현: 저는 완전히 장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화학비료를 과다 투입했을 때 발생하는 피해는 알고 있다. 식물이 그걸 다 흡수하지 못하고 남으면 결국에는 토양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또 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런 사실을 알고, 피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농업인들이 화학 성분을 적당한 양만큼 사용하며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고 있다.

오호영(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 농약과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친환경 인증의 기준이 되는데, 이 농법이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자연을 계속 고갈시키는 농업인지 구분하는 관점으로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쉽게 얘기해서 유기농업은 생명이 살고 있는 땅, 자연에 가장 가까운 상태의 땅을 유지시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고, 무농약은 그것보다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그래도 화학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시키고 농사짓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곽선진: 농부님은 농사지으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 원래는 관행 농업*을 하다가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도 궁금하다.
* 관행 농업: 화학 비료와 유기 합성 농약을 사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관행적인 농업 형태.

임형규(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농부) : 친환경 농사를 지은 지는 15년 정도 되었다. 친환경 농업을 하기가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인건비와 농자재 값이 일반 농사보다 몇 배 이상 들고, 수확량은 초반에는 일반 농사의 3분의 1, 4분의 1 정도다. 그래도 몇 년 하다 보니 처음보다는 실력이 늘어서 수확량이 일반 농사하고 비슷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코로나 시기 이후에 인건비가 배 이상 올랐고, 농자재 값도 많이 올라서 힘든 건 마찬가지이다.

 

 친환경 농산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곽선진: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대부분의 농부가 계약 재배를 한다고 들었다. 계약 재배가 무엇인지.

박병성(용인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농부) : 저는 학교급식으로 수박과 멜론을 납품하는데, 학교급식 지원센터와 계약해서 1년 동안 얼마만큼 출하할 것인지 계약하고, 그에 맞춰 작물을 생산해 납품한다. 다른 농부의 경우 여유분이 있다면 농협이나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판매한다.

 

 

 친환경 농산물과 급식

곽선진: 10년 전에는 용인에 친환경 농가가 10곳 정도밖에 없었는데 학교급식 지원센터가 생기고, 용인시가 학교 급식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90곳까지 늘어나고, 더불어 작물 수도 늘어났다. 학교 급식 지원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박기현: 그전까지는 작물이 원래 용인의 대표 품목인 청경채, 얼갈이, 상추 등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학교 급식 지원이 시작된 후로는 감자, 양파, 마늘, 생각, 당근까지 다양하게 생산되기 시작했다.

 

 

곽선진: 급식과 친환경 농업은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현재 용인시 학교 급식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윤미(시의원) : 올해 기준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우수 농산물 영유아 공공급식 시범 사업’ 예산이 약 3억 책정되어 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GAP 쌀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다. GAP 인증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는 농약이 제한적으로 쓰이긴 하지만, 친환경과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정부 지자체에서는 이 둘의 통계를 구분하지 않고 관리한다. 아직 친환경 농업 지원에 대한 체제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학교 급식의 경우 영양사 선생님의 선택이 중요하다. 친환경 재료와 일반 재료 중 어떤 걸 사용할지 직접 결정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하는 분들이 친환경의 중요성을 많이 얘기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학교 아닌 곳에서도 친환경 공공급식을 한다면

김전호(수지구 노인복지관 관장) : 제가 있는 노인복지관의 음식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복지관에 어르신들이 오시면 점심 식사 한 끼를 드신다. 어르신들도 건강이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식사에 친환경 농산물을 쓰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복지관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대기업, 중소기업이다. 업체에서는 일반 농산물, 친환경 농산물을 모두 납품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는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기 어렵다.

아까 몸짓 공연을 보면서도 느꼈는데,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돌봄을 받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또 돌봄을 주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사실 ‘먹는 것’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아주 중요하고 또 필수적인 것 아닌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친환경과 공공급식 지원에 대해 검토를 해주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음식을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을 것이다.

 

 

곽선진: 친환경 농산물이 들어간 급식이 학교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다른 기관들로도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요즘 많은 농가의 화두가 바로 공공급식이다. 찾아보니 이렇게 공공급식을 지원하는 조례가 있었다. (‘공공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그런데 이 조례가 용인시에는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조례가 만들어져야, 아까 김전호 관장님이 얘기한 내용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윤미: 용인시에는 ‘먹거리 보장 기본 조례’가 있다. 이는 푸드 플랜과 관련되어 있는데, 시민 누구나 우수한 먹거리를 보장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일컫는다. 조례는 만들어졌지만, 용인시는 아직 먹거리 기본계획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계획이 세워지고 나면, 공공급식 확대를 위한 조례와 기관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관심 있는 시의원들이 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곽선진: 용인은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이 함께 있는 도농복합 도시다. 이런 용인시에서 친환경 농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친환경이어야 할까?

정진선(AT교육원 먹거리 위원) : 음식은 사람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농약과 비료를 쓰면 농작물을 경제적으로 많이 생산할 수는 있지만, 길게 본다면 우리가 한 세대를 살아가며 이 땅에서 농사를 짓고, 또 후세대도 이 땅에서 난 건강한 우리 음식을 먹어야 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 농사는 우리가 계속 지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2부는 도서관에서 즐기는 팜파티로, 용인시 친환경 농부들이 생산한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과, 손성수 셰프의 인도식 커리를 함께 즐겼습니다.

식사 후에는 강하은 님의 첼로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지역 먹거리, 아름다운 음악 선율과 함께 저녁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내년에도 용인의 친환경 농업과 먹거리를 알리는 베짱이 농부들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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