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내 마음 나도 몰라

작성자 : 강기숙 작성일 : 2005-03-23 조회수 : 5,743

황사라 그러는데 왜 자꾸 나가자는지 아이 성화에 못 이겨 나갔다 왔어요. 아까는 또 거실장에 볼펜으로 직직 뭘 긋더라고요 '너 뭐하는 거얏!' 그랬더니 '엄마가 예뻐서' 그려 주려고 했답니다. 스케치북에 그려 주면 좀 좋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구별시키와 아이의 예쁜 마음 다치지 않게 하기 사이에서 때때로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도 힘들어서 흐느적거리는 아이를 억지로 유치원 보냈네요. 제가 오늘 꼭 해야할 일이 있었거든요. 그리고도 전 피곤하다면서 또 잤네요. 허헛. 아까 저녁에는 설겆이하려는데요, 아이 숟가락이 요즘 자꾸 없어지는 현상에 주목하게 됐지요. 그래서요 유치원 가방을 뒤져보니 보조로 달린 작은 주머니에서 글쎄 숟가락 포크 들어있는 꾸러미가 4개나 나오는 거에요. 허억허억 학기초 어떤날엔 숟가락을 못 찾고 손가락으로 밥을 먹으려고 했다네요. 선생님이 '엄마가 넣어 주셨을 거야.다시 한 번 찾아보렴'하셨는데 '아니에요.엄마가 안 넣어 줬을 거에요' 그랬다네요. 이녀석이 절 안 믿는 부분이 늘어가요. '엄마'를 통해 포기하는 법을 너무 일찍 배운 건 아닌지 서글픕니다. 저 맴매 맞고 싶어요 ㅠㅠ 손바닥을 맞을까요, 종아릴 걷을까요? 그런데요, 왜 이렇게 슬픈 음악을 고르셨나요? 제 마음을 후벼 파네요. 아이 고만, 안그래도 꿀꿀한데 책임져요,흥! (2002.03.19)

이름 :
패스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