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파마하고 싶은 마음

작성자 : 김정수 작성일 : 2005-10-11 조회수 : 6,092

몇 달 전에 서연이는 파마가 하고싶다고 말했었다. 이유는 유치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가 파마를 했기 때문에. 근데 "너 친구가 파마해서 너도 따라 하고싶은 거지?" 하고 물으면, 대뜸 얼굴을 울그락 푸르락 하며 "절대 아니야."하면서 입을 쑥 내민다. 어제 서연이가 다시 "엄마, 나 파마하고 싶은데?"하고 물었다. 서연이 하는 말 "엄마는 내가 파마하는게 돈이 많이 들어서 싫은거야, 아니면 친구가 하는거 따라해서 싫은거야" 순간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아찔했다. '어쩜 저렇게 어른들이 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돈이 많이 들어서 라는 말까지... 서연이가 많이 컸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 멈춰서서 했다. "서연아, 아빠는 파마하는 거 싫어하거든. 그리고 파마할 때 머리에 약을 묻쳐서 냄새도 많이나고 파마시간도 많이 걸려. 그리고 엄마도 서연이가 파마하는 거는 영..." "그럼 엄마 나 플라스틱으로 파마마는거 살래. 그리고 나 ###매직파마 하는거 안다." 하면서 파마하는 방법까지 소상하게 알아가지고 엄마에게 설명을 하는 서연이. 예전에 우리들은 파마가 하고싶으면 아카시아 잎사귀를 따서 머리를 말곤했었다. 그때 잠시지만 아카시아 줄기를 뺐을 때, 머리의 웨이브를 보고 너무 흐뭇해 했었는데. "서연아, 파마는 어른돼서 그때가서 해도 늦지않아.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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