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산..수...유....

작성자 : 지지맘 작성일 : 2006-03-24 조회수 : 4,972

봄에피는 노란 꽃이라면...무슨 꽃을 제일 먼저 떠올리나요? 개나리? 요즘...잎보다 먼저 꽃망울을 틔우는 노란 꽃을 보실수 있을 꺼예요... 개나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담스럽게 꽃인양 잎인양 피어난 꽃... 바로..산수유랍니다. 혹시...학창시절 배웠던...이 시를 기억하시나요?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 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 십대의 감성으로 도저히 느낄 수 없었던 이 시를 서러운(?) 서른 살이 지나서야 이제 공감하는 부분이 생기는 군요. 비록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느티나무 옆의 놀이터에도 산수유꽃이 노오랗게 봄을 알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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