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아홉번째 어린이날 김밥잔치^^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08-05-14 조회수 : 4,798

매년 그랬듯이 올해 5월5일도 참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김밥잔치를 시작으로 어린이날을 맞았다. 나눔과 정성을 조금씩 모아 김밥재료를 준비하는 일부터 이미 어린이날은 시작되었다. 계란 한판을 모두 지짐이로 부치는 새로운 경험에 아이 마냥 신기해하고, 생전 처음 시금치를 데쳐 보는 이는 찬물에 행구는 것을 몰라 뜨거운 것을 어떻게 무치냐고 이곳저곳 전화를 걸어대고, 모든 재료를 길게 펴서 준비해야 한다고 우엉과 시금치에게 쭉쭉이를 시키는가 하면, 혹시나 밥이 모자랄까 노심초사하며 새벽까지 쌀을 씻어 몇십 인분의 밥을 지어, 결국 냉동실 가득 찬밥 덩어리를 만들고만 그 모든 마음이 오늘의 김밥 맛이 아니었을까.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는 김밥잔치는 똑같은 재료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맛이라는 또 하나의 양념 때문인지 각양각색의 모양과 맛으로 풍성함을 더해 주었다. 한바탕의 김밥을 말고 우린 불을 끄고 환등기 앞에 모여 앉았다. 33년 동안 대학 강단에 섰던 경험을 살려 노련하게 책을 읽어 주신 조형할머니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로 구수하게 책을 읽어 준 이윤남사서의 낭군인 김대봉아저씨, 어린 꼬마에서 이젠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된 우리의 새싹 이승철과 정수현이 콤비를 이룬 환상의 책읽기와 매달 첫 주 일요일 도서관 계단참에서 만났던 대교방송 성우실의 김정연,권인지님의 빠져드는 책읽기는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오전에 말아 놓은 김밥과 떡, 과일 그리고 토요일 북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전가은 어머니가 보내주신 쵸코케익으로 맛난 점심을 먹고, 우린 캐릭터 콩콩이를 닮은 만화가 최현정님에게 일본 유학중에 경험했던 문화체험과 에피소드가 담긴 만화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곤 끼적끼적 그리기에 열중하고픈 친구들은 작가와 함께 일상의 일들을 만화로 그리고,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거렸던 친구들은 도서관 앞 공원 마당으로 뛰어 나갔다. 한 팀은 “꼬마야 꼬마야 만세를 불러라~” “만세!” 노래에 맞추어 줄넘기를 하고, 한 팀은 손가락이 쏙~ 들어가는 과자를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고……. 마지막은 어른 팀과 아이 팀으로 나눠 줄다리기를 했다. 고사리 같은 손들이 모여 어찌나 큰 힘을 내던지 어른 팀은 무참히 쓰러졌고 주머니와 지갑을 털리는 수모를 당했다. 그럼 어떠랴, 저 준 것으로 치면 되지... 어른 아이 모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내년 어린이날은 어른과 아이의 기준을 무엇으로 해야 아이들의 용돈을 털어낼 수 있을까’ 하는 깜찍한 고민을 하며 우리의 어린이날 잔치는 끝이 났다. * 사진을 정리하며 그 곳에 담긴 분들의 모습이 정겨워 몇 번을 웃고, 너무 신나게 놀아서 조금은 뻐근한 몸의 근육을 그 웃음으로 풀어 봅니다. 함께 준비해주고 마무리해 주신 분들과 정말 신나게 놀아준 어린 친구들 그리고 그 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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