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거제시민 된...영숙씨~~

작성자 : 김영숙 작성일 : 2009-04-13 조회수 : 5,373

지난주 토요일 해영이의 일기는 '그리운 느티나무'로 시작했더랬습니다.
제가 신문에 난 그림을 보여줬더니 너무도 가고 싶다고...
일기장에 그림을 붙이더군요~~


이사온지 벌써 2달이 되어갑니다.
진작 소식을 전했어야 했는데 홈페이지에 들어와서는 도서관 모습만 보고 나가곤 했습니다. 몇자 적을려면 괜시리 울먹여져서...
이사와서 저희집에 제일 먼저 도착한 우편물이 느티나무 소식지였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그립고...그랬습니다.
저와 가족들 모두 이곳 거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곳입니다.
우선 해영이가 학교를 넘 맘에 들어합니다. 아침마다 걸어서 한 20분 정도 가야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좀 멀다 느껴지기도 하지만 해영이는 학교가는 길이 마냥 즐거운가 봅니다. 길가에 핀 꽃들이 어제는 꽃봉오리였는데 오늘은 활짝 피었다는 둥, 동백나무에 가득 핀 동백꽃을 보고 동백딸기가 열렸다는 둥, 어제는 안그랬는데 오늘은 밭에 비닐하우스가 생겼다는 둥...늦어서 뛰어가면서도,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마냥 행복한 우리딸... 좀 웃기는 아이입니다.
이곳에 내려오니 용인에 있을 때보다 좀 여유로워진 것도 같습니다. 우선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이곳은 6시가 좀 넘으면 출근들을 해서리...신영이도 8시 전에 유치원에 가구요) 시간을 좀 번 것 같기도 하고,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부담없이 나들이를 해서 그런지 분주한 맘이 조금은 없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느티나무가 그립습니다.
새로 이사하고 나서 자원활동도 많이 하지 못하고, 책도 많이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제 맘 한구석에 자리잡고 늘 저에게 비빌언덕이 되어주고, 보고픈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제게 느티나무입니다.

원유씨랑 은주씨, 서정이가 그리운 책고치기...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해 많이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맘 갖고 떠났습니다.
마중물 식구들... 한명 한명 얼굴을 생각하면 웃음도 나고, 수다도 떨고 싶고, 요즘 책은 잘 읽고 있나 궁금도 해집이다. 너무도 고마운 이들입니다.
지난해 늦여름...옥상에 정성껏 기른 고추랑 토마토를 따서 정성껏 씻어 따뜻한 맘과 함께 건네주신 관장님...생각하면 그냥 맘이 싸하고, 눈가가 뜨뜨해지는 분입니다. 깊은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만, 언제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그런 분입니다.
아주 많이 스치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모두들 보고싶고, 인사하고 싶고, 함께 밥 먹고 싶습니다.

지난주에 급하게 서울게 올라갔다 왔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느껴보지 못했는데, 용인을 지나는데 맘이 너무 설레고, 집에 온 것 같은 맘이더라구요. 고향이라고 느꼈나 봅니다. 느타나무는 제 맘에, 저희 아이들 맘에 작은 고향입니다. 
해영이 일기장에 '우리 느티나무'라고 하면서 선생님에게 소개하더군요.
멀리 있던 터에 신문에 실린 그림이 저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박재동쌤 참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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