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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클럽] 13번째 마을

작성자 : 작은파도 작성일 : 2009-07-29 조회수 : 5,800

저번주 세번째 함께 읽은 작품은 프랑스의 젊은 작가 로맹 사르두(74년생이라 하네요.^^) 의 데뷔작 "13번째 마을"입니다.
본인을 바바빠빠라 불러달라는 나라 사서님의 추천작이었구요, 책을 읽고 난 반응은 모두 굿~~~이었습니다. (우리 둘째의 꿈이 바바빠빠가 되는 것인데 둘에게 서로 알려줬더니 같이 바바빠빠를 읽으며 공감을 나누더군요.ㅋㅋ )

제목과 표지그림에서 풍기는 심상치 않은 음산함과 괴기스러움, 뭔가 있을것 같은 비밀스러움이 책을 내려 놓는 순간까지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스릴러 특유의 긴장과 조임을 유지해 주더군요. 젊은 작가 답지 않게, 아니 데뷔작 답지 않게 탄탄한 스토리와 세가지 방향에서 한 접점으로 다가오는 구성방식의 균형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에 이어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 추리물을 연달아 읽으니 어린시절 만화로 보았던 "삼총사"의 리슐리외추기경이 왜 나쁜지 "아더왕"에서 성당기사단이 얼마나 왜곡되게 그려져 있는지 그 시기의 민중들은 또 왜 그리 무지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 하게 됩니다.  어린시절 선과 악의 단순구도로만 보아졌던 많은 역사의 단편들이 조금씩 새롭게 보이게 될때 그렇다면 나 역시도  지배원리에 의해 교육된 왜곡의 실체인것 같아 불쾌해 집니다.--;;

이야기는 프랑스 작은 마을 드라강의 강변에 조각조각 잘린 세구의 시체가 떠내려오게 되고 그 사건이 일어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드라강 교구의 주교가 살해되는 일이 발생하며 시작됩니다.온 마을은 정체불명의 살인자에 대한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그로인해 십수년간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일명 "메기도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주교의 과거행적을 파헤치며 진실에 접근해 가는 젊은 신부 쉬케와 흑사병이후 자취를 감춰버린 저주받은 13번째 마을에서 진실을 찾고자 했던 에노 기 신부(주교의 죽음과 동시에 드라강에 새로 부임하게된 미스테리한 인물)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인물은  신성모독의 행위를 일삼는 방탕한 젊은이 아이마르로 혹독한 고문을 통해 메기도 비밀결사단의 도구로 활약하게 되는데....   이 세가지 이야기는 거의 만나는 지점이 없이 마지막으로 치닫다가 결국 책을 덮는 몇페이지를 남겨놓고 13번째 마을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종교적 권력독점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 알고자 하는 욕구,  육체가 정신을 지배 할 수 있다는 종교적 실험,또 교묘하게 연출된 성경의 재현으로 인간의 믿음까지도 조작하고 재배할 수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파헤치는 듯 하지만 결국 권력이라는 거대한 하늘(?)과  진실이 밝혀지는것이 더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을 두려워 하는, 자신들이 맏고 있는것이 진실이기를 바라는 인간의 이기적 심리에 의해 조용히 역사속으로 사라져 가고 비합리한 현실만이 남게 됩니다.

굉장히 무겁고 역사라는 굴레속에 개인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수레바퀴에 깔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살짝 무기력해지게 만드는 책입니다.
그래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줄기 희망의 빛은 보이지만....^^

재미도 있고 인간에 대한 통찰도 깊은 여운으로 남는 책입니다.  강추!!!!

ps. 로맹 사르두의 다른 작품. "최후의 알리바이"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엽기적 살인마의 최후의 시나리오와 완벽한 알리바이가 쇼킹한 반전을 만드는 작가의 광기가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재미와 스릴, 범인에 대한 나름의 추리까지... 읽는 재미는 쏠쏠~한데 결말이 쪼금 아쉽습니다. 또 사건의 연개성에 대한 부분도.... 전작보다는 못하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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