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미스클럽] 우부메의 여름

작성자 : 작은파도 작성일 : 2009-08-20 조회수 : 5,933

비록 미스클럽 맴버 6명중 다 읽어온 사람은 캔디님과 저 둘 뿐이었지만 장시간에 걸쳐 화제 만발하게 이야기를 나눈 책이었지요.^^(나머지 사람들에게 뒷 내용 이야기해주기, 지루한 대목 잘넘기기 충고, 결말 암시해주기, 작가의 의도 이야기 나누기등등의  읽기 포인트을 제공하면서....^^)
사실 전 읽기전에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싶어 엄청 쫄면서 밤엔 못읽고 밝은 대낮에만 책장을 넘겼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것이 역시~ 이래서 추리 공포물을 읽는구나.... 확실하게 느꼈습니다.(뒤늦게 셜록홈즈에 입문하게 생겼습니다.^^;;)

내용은.......

자타공인의 삼류소설가 세키구치 다츠미는 우연히 20개월째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임산부의 소문을 듣고 이에 흥미를 갖게 된다. 늘 하던 버릇대로 신사의 신주(神主)이자 고서점 주인이기도 한 친구 교고쿠도를 찾아가, 이 기이한 임산부와 그녀의 실종된 남편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교고쿠도의 권유에 따라 고교 시절의 선배인 탐정 에노키즈를 찾아가 의논해 보기도 하는데, 뜻밖에도 소문의 임산부의 언니가 제부의 실종사건을 에노키즈 탐정에게 의뢰하러 찾아온다. 임산부의 언니 료코를 보고 세키구치는 알 수 없는 기시감과 공포를 동시에 맛보게 되고, 이것은 오랫동안 세키구치가 잊고 있던 과거 속으로 그를 다시 끌어들이게 되는데......-인터파크 서평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존재하지 않는 요괴, 그러나 실재하는 유령.
‘우부메’라는 것은 요괴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자의 원념이다. 그러나 그 원념은 죽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원통했겠구나’라고 여기는 산 사람들의 생각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요괴는 존재하지 않지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원통했겠지’하는 마음의 요구에 응해 무언가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면서 ‘우부메’는 존재할 의미를 갖게 되고, 결국은 실제로 있게 된다. 이것이 요괴에 대한 교고쿠도의 이론이다.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났다면 이 소설은 ‘요괴라는 민속학적 개념에 대한 어느 고서점 주인의 설’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요괴 같은 것은 어리석은 시골 사람들의 망상이라고 여기는 과학과 문명의 시대. 갓난아기 연쇄 실종, 데릴사위의 밀실 실종, 차녀의 기이한 임신이라는 일련의 당혹스러운 사건을 만나며, 유서 깊은 산부인과 가문 구온지가의 사람들은 민속학 이론의 한 가운데에 놓여진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서 태어난 이 망상이 그들의 감각을 교란시키며 밖으로 뛰쳐나와, 이번에는 저주라는 이름으로 거꾸로 그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잠식해 들어간다. 그리고 저주는, 이번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소설가 세키구치와 냉정한 눈으로 사건을 지켜보던 고서점 주인 교고쿠도를 끌어들인다. 탐정 교고쿠도는 언뜻 보기에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길고 매우 지루한 수많은 설명과 토론으로 일관하지만, 그러나 단순한 고서점 주인(으로 대변되는 저자)의 지식 자랑으로 보이던 그 수많은 지식들과 이론들이 조금씩 조금씩 신기할 만큼 하나로 모아져 간다. 그리고 결국 서로 요괴다 귀신이다 살인범이다 멋대로 떠들었던 단편들이 사실은 거대한 진실의 한 조각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이 폭로되는 순간 요괴의 저주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고 처참한 진실만이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미스터리라는 양념이 가미된 교고쿠 나츠히코식 양자역학의 결말이며, 수많은 교고쿠 나츠히코 팬들을 사로잡은 가슴 벅찬 지적 카타르시스의 완성판이다.-인터파크 서평


전 위의 서평을 읽었을때 정말 가려운데를 제대로 긁어주는 듯한 시원함과 읽긴 했지만 말이나 글로 뚜렷히 설명할 수 없는 어렴풋한 답답함이 명확한 실체를 보이는 듯해 책을 읽고 느낀 카타르시스와는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어떤분이 쓰셨는지...^^
"그래! 바로 저거야!!" 하는 기분.^^ 

캔디님과 저 모두 교코쿠 나츠히코의 박식함과 그 이론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천재성에 정말 감탄했답니다. 나중에 한번 더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일본식 공포를 아주~ 무서워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 나라는 편견과 터부의 개념을 공포로 표현하는 성향이 많은것 같아 일상에 잠재된 공포라는 개인적 생각과 같은 동양권 국가의 비슷한 정서때문에) 책을 선택할때 일본책은 잘 안보는 편인데 이번 "우부메의 여름"은 그런 개인적 편견을 살짝 빗겨간 괜챦은 책이었습니다.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당장 올여름 극장가를 강타할 일본판 공포물로도 손색이 없지만 이야기에 깔려있는 교코쿠 나츠히코의 사상은 이 책의 가치를 급상승 시키기에 충분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만간 극장에 걸리지 않을까.. 기대는 되네요.^^

다른 미스클럽 맴버들은 다 읽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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