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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클럽> 조지오웰의 1984 & 이퀄리 브리엄

작성자 : 작은파도 작성일 : 2010-06-15 조회수 : 6,549

오랜만에 <미스클럽>으로 글을 올리네요.^^
추리공포물도 자주 읽다 보니 다소 패턴의 식상함에 권태기중입니다.--;;
일본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이후 놀라움과 희열을 주는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음으로 뭘볼까... 고민하다 캔디님의 추천으로 디스토피아 문학의 걸작 "1984"를 읽었습니다.(미스클럽의 정체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지루하다면 살짝~ 옆으로 새는 것도 방법!!^^)

역시... 놀라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조지 오웰은 1948년도인 2차 세계대전이후 냉전 체제의 세계사 속에서 스탈린에 의한 전체주의속에 구 소비에트 연방의 사회상을 풍자한 소설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도 1948에서 48을 바꾼 1984로 미래의 암울함을 예언하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1984속의 사회상과 닮았다는 것입니다. 어느 블러그에서 보니 iPhone 4를 출시한 애플사에서 1984년 매킨토시 컴퓨터를 세상에 선보이면서 CF를 1984를 테마로 찍었다고 하더군요. 잠깐 보았는데 획일화되고 모든 행동, 사고까지도 통제당하는 사회속에서 유령같은 존재인 빅 브라더(1984속 우상시되는 실체없는 존재)를 모두다 찬양하고 있을때 해머를 든 여성이 빅브라더의 연설을 방영하고있는 스크린을 향해 해머를 던지며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는데 왠지 섬뜩했습니다. 과연 새로운 세상은 진정 새로운 세상인가.... 또 영국에서는 "빅브라더"라는 리얼쇼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토,일요일밤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남의 모습을 훔쳐보것의 즐거움, 범죄를 막는다는 목적아래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들...인터넷 용어로 대변되는 문화들....(1984에서는 신어라는 말로 인간의 사고를 통제합니다.)

"신어의 완전한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려는 데 있다는 걸 자넨 모르겠나? 결국에 가서는 사상죄도 문자 그대로 불가능하게 해놓자는 걸세. 왜냐하면 그걸 나타낼 낱말이 없으니까 말이야.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하게 단 한마디로 표현될 거고, 그의미는 정밀하게 뜻을 나타내고 다른 보조적 의미는 지워져 잊게 될 테니까 말이야....언어가 완성될 때 혁명은 완수될 걸세. "- 1984중에서..

자신의 집, 광장,거리등 사람이 있는 곳에는 텔레스크린, 마이크로폰이 설치되어 있고 사상경찰, 어린이들로 이루어진 스파이단은 자신의 부모마저도 감시하고 신고하도록 훈련받는 사회...  거기다 사상통제는 과거의 기억조차도 이중사고라는 개념으로 지배합니다. 1984속의 세계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의 세 대륙으로 나뉘어 끝도, 승패도 없는 전쟁을 계속하면서 과거의 기록은  끊임없이 고쳐지고 불리한 기억은 기억구멍속으로 소멸되면서 바뀐다는 사실마저도 인식하지 못하게 훈련되어 국가에 충성스런 당원으로만 존재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는 마지막 인간이 나타나게 되고 잔인한 고문속에서도 끊임없이 왜?에 대한 의문을 품는 주인공 윈스턴은 실체없는 권력에 대항하지만 그 마저도 완전한 이중사고로 동화되는 순간 죽음을 맞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단 한줄의 희망도 보여주지 않는 완벽한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세지는 강력합니다. 보는 동안 은근히 겁나고 무서웠습니다.--;;
왠만한 디스토피아 문학들은 (더 로드, 기억 전달자,멋진 신세계....) 마지막에 하나의 불꽃같은 희망을 보여주던데 1984는 완벽하게 거부할 수 없는 반유토피아를 보여줌으로 그 반작용이 더 큰 것같습니다. 인간, 감정에 대한.....


이와 더불어 캔디님이 추천하신 <이퀄리 브리엄>이란 영화를 봤는데 영화는 매트릭스를 방불케하는 불사조 주인공의  현란한 건카타(쌍권총을 이용한 총검술)가 압권이었습니다. (다소 억지 스럽고 말도 안되는 설정도 거슬렸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지하조직의 일원인 여인의 이름이 1984에도 등장하는 오브라이언이었다는것, 감정을 없애는 캡슐형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한다는것, 아이들도 스파이단이라는것,체제에 반하는 지하조직이 테러를 범하는 것,예술, 문화말살정책, 우연히 감정을 통제하는 약을 복용하지 않는 주인공이 인간애를 느끼면서 사건이 발생하지만 이마저도 당의 계산된 통제였다는것등... 1984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영화적 기술들이 쫌 기가 막혔지만 주인공이 동료를 죽이기 직전 동료가 읽고 있던 시가 너무나 아름다워 찾아보았습니다.

하늘의 천
                                윌리엄 예이츠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였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 밑에 깔아 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 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은 것 내 꿈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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