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달항아리 '세상은 큰 놀이터다'

작성자 : 전주리 작성일 : 2011-09-16 조회수 : 5,616

독서회 후기를 올리기로 해놓고 깜박 잊고 명절이 지났다는...
겨우 생각나서 정리합니다
8월 25일에 했는데 이제 올립니다그려~

김정산의 '세상은 큰 놀이터다' 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하는데 김정산은 정말 재밌는 '삼한지'를 쓴 작가입니다
세상은 큰 놀이터다의 작은 제목은 화랑세기에서 배우다 입니다
화랑세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는 의미지요
거기에다 김정산식의 해석을 선문답식으로 달아놓았는데 그 글들이 참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지요

-먼저 겪은 일은 뒷일에 편견이 되기 쉽다
물가에서 호시절을 보낸 이는 물만 보면 기뻐하고 산에 갔다가 범에게 물려 죽을뻔한 이는 산 그림자만 보고도 돌아앉는다. 사람의 일도 이와 같아서 설씨 여자와 행복했던 사람은 설씨에게 호감을 가지고 박씨 여자와 불행했던 사람은 박씨라면 무조건 고개를 흔들고 이를 간다. 하지만 결국엔 이 모두가 허상이다. 앞과 뒤는 분명히 제각각인데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취급을 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

또 이 책의 주인공은 위화입니다
화랑도를 만든 사람이고 화랑도가 생기게 된 배경이 책 마지막에 나옵니다 이런 내용과 함께...
'멋은 한 사람한테서도 나오지만 풍류는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곳에서 나온다. 혼자 놓고 보면 멋있는 사람도 무리에 섞어놓으면 초라해질 수 있고 둘이 마났을때는 보이지 않는 장단점도 많은 무리에 어울리는 순간이면 확연해진다. 사사로운 사이에서는 더러 흰 사람이 검게 보이고 검은 사람이 희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곳에서는 마치 햇빛 아래 만물이 제 색깔을 발하는 듯 진색과 진가가 가감 업이 드러나는 법이다. 그래서 진실로 흑백과 옥석을 구분하려면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옳다'
'나라에서 아름답고 잘 생긴 남자를 뽑아 곱게 단장시켜 화랑이라 이름을 짓고 이를 받들게 하자 무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이들은 도의를 연마하고 가락을 즐기고 명산과 대천을 찾아다니며 유람했다. 비록 먼 곳이라도 다니지 않는 데가 없었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의 옳고 그름, 장점과 결점을 알게 되어 그 중에서 훌륭한 자를 가려 조정에 추천하였다. 어진 재상과 충성스러운 신하가 여기에서 나오고 뛰어난 장수와 용감한 군사가 그 중에서 배출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옳고 그른 것이 제일 중요해서 그것에 몸바칠 것 같았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지 점점 이해못할 일들이 없어진다고 느낄때 즈음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살아가는데 있어 명예나 원칙이나 당위성도 좋지만 위화처럼 세상을 즐겁게 사는 법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책은 내친 김에
김정산의 삼한지를 읽기고 했습니다
권수가 많아 부담스럽지만 워낙 재밌는 책이라 걍 하기로 했습니다
하기로 한 날은 9월 30일 금용일인데
한사람이 안된다고 하여 또 바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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