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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2월3일). 2편 『소금』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2-03 조회수 : 6,536

느티나무도서관 오늘의책_2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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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박범신, 한겨레출판
 
작가는 소설 소금을 통해 우리가 흔히 생각해 왔던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이 아닌,
아버지의 희생과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에서 아버지 선명우는 자신이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막내딸의 생일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집을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을 돈 버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던 가족들을 버리고,
자신이 돌보아야 할, 핏줄은 아니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자본주의 구조 하에서 희생되어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는 아버지,
아버지가 없는 삶이 힘들어 자살하는 엄마,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떠난 큰언니, 남겨진 작은 딸과 막내딸,
이렇게 이들 가족은 해체되어 버린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은 자식을 위해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 버렸고,
작가가 말한 것처럼 가족들은 아버지에게 빨대를 꽂고 살아가고 있다.
핏줄이라는 이름으로 스물이 넘은 자식조차
늙어가는 아버지에게 빨대를 꽂고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야 말로
자본주의 체제가 만든 덫인 것이다.
이 소설은 다른 소설처럼 가족을 찾아가고 화해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는 가출한 채로, 딸 시우는 아버지가 살아있음을 알고도 찾지 않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자유를 찾은 아버지와, 아버지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할 딸 시우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치유해 나가는 것 같다.
이 소설이 나에게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의 삶을 본 것 같기 때문이다.
선명우처럼 자신의 인생을 찾아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아버지들이 대다수이며,
세상의 거의 모든 아버지들은 아버지라는 이유로 치사한 굴욕’과 쓴맛의 어둠
지금도 줄기차게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운영지원팀장 이영방)
 
 
한페이지꺼내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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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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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기장』 박재동, 돌베개
 
자식덕분에 힘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식으로 인해 인생의 덫에 걸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가 '가족' 일 수 있습니다.
선택한 것이 아니고 주어졌습니다. 이해할 수 없지만 같이 살아야 합니다.
힘이 들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자식이 부모에 대해 쓴 글은 많지만
자식을 두고 부모가 이러쿵 저러쿵 드러내놓고 말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잔소리를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이 책임감이 힘든 세상으로 나아가게끔 밀어주는 격려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짐이 너무 무거워 온전히 '사랑'만으로 자식을 바라보기 어렵게도 합니다.
만화가 박재동의 아버지는 교사생활을 하던 중 폐결핵이 생기자 할 수 없이 사직을 하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간경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식을 키우기 어려워지자 연탄배달, 풀빵장사, 팥빙수 장사, 만화가게, 문방구까지 합니다.
너무 가난하고 힘들고 아프지만 아내와 날마다 살 궁리를 했습니다.
자식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생을 이어갔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박재동의 [아버지의 일기장]은 만화가 박재동이 아버지를 '인간'으로 발견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아버지의 일기를 통해 자식과는 다른
 '아버지의 생각과 삶'을 그제서야 읽었습니다.
 
 
함께보면 좋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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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철저한 비지니스맨 료타는 자신을 닮아 똑똑한 6세의 아들과
자식을 잘 키우는 아내덕분에 사는 일이 좋습니다.
아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을 둔 아버지들이 대개 그렇듯이 자식을 엄격하게 잘 키우려고 했습니다.
일찍부터 자신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고
아빠는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그런 방식으로 잘 키우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아들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어른이 되는 것과 아버지가 되는 것이 같지 않습니다.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아버지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저절로 되지 않는 '아버지' 그 힘든 과정을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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