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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4월7일). 7편 『엄지세대, 두개의 뇌로 만들 미래 』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4-08 조회수 : 8,652

 
 
 
오늘의 책
2014년 4월 7일
 
엄지세대, 두개의 뇌로 만들 미래
 미셸 세르 글/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엄지세대.png

 
디지털 세상이 내 아이를 아프게만 할까?
 
‘아이를 망치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던져줘라’
‘디지털 사용자, 위협받는 건강’
‘스마트폰 중독 아이는 팝콘브레인’
‘스마트폰물결 속수무책 학교’
‘스마트폰 중독 고쳐드려요’
 

2014년 주요 일간지에 실린 디지털관련 기사제목이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디지털기계가 내 아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육아전문가들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많은 부모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기기의 폐해를 알고 있다. 아이들과 스마트폰을 떼어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왜? 어떤점이 좋지 않은가?”를 모르는 부모는 스마트폰과 아이 끊어 놓기에 혼란스러움, 좌절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세살배기 딸 아이가 스마트폰의 화면을 능숙하게 넘긴다.
보고 있던 나는 애꿎은 아이 아빠에게 한 소리 한다.

 “스마트폰 쥐어주지 말고, 애랑 좀 놀아줘, 스마트폰 중독되면 어쩌려고.....”

돌아오는 아이 아빠의 대답은
“에이..뭐가 어떻게 안 좋은데? 그럼 밥도 맨날 먹는데 밥 중독이야? ”하고 되지도 않은 말로 반문한다.
 
하지만, 다시 야무지게 되받아 반문할 말도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 사람의 말에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다.
여러 사람의 말을 듣다 보면 도무지 뭐가 맞는 건지 헷갈리는 시기가 온다.
양육법은 다양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양육법대로 키우겠다가 아니라,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기필코 가려내서 좋은 것만 우리아이에게 해주자가 아니라, A와 B사이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사서로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디지털교육’을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을 추천하려고 할 때 디지털 기기의 부정적 시각을 담은 책은 많지만 긍정적 시각을 담은 책은 많지 않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세상이 내 아이를 아프게 한다’와 함께 추천할 만한 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반가운 책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양손의 엄지를 바쁘게 누르며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빗대어 엄지세대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더 이상 선생님에게 묻지 않는다. 손가락 몇 번만 놀리면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흔히들 지식 전달자로서의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미셸 셰르는 아래와 같이 교사들의 역할이 변화되어야 함을 말한다.

“지식의 구전을 위해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침묵을 요구했다.
하지만 더 이상 학생들을 침묵시킬 수 없다.
지금까지 말을 하는 입장이었던 우리 교사들은
학생들이 쏟아내는 새로운 요구를 들어야 할 차례가 되었다.”
 
 
미셸 세르는 어른들이 늘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엄지세대의 잠재력을 말하고, 그들이 바꿔 갈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런 엄지세대를 한심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기성세대에게 이렇게 말한다.

“언제까지 그들을 걱정스럽게만 볼 것입니까? 자고 나면 변하는 세상에 당신은 무얼 할거요?”
(정보서비스팀장 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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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
 
신과 함께/ 주호민 (이미지앤노블)
마음의 소리/ 조석 (애니북스) & 네이버 화요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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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조선일보에 분당-신촌간 직행버스를 기획한 박주현씨 기사가 났는데요,
그는 매일 아침 분당에서 신촌까지 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는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신촌까지 가는데 2번 환승 해서 가도 1시간40분이 걸리자 SNS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SNS에 '분당-신촌 간 등교 전용 버스를 함께 타자'라는 제안을 했고 150명이 이 제안에 찬성을 했지요.
 
그는 바로 버스 회사에 연락을 취해서 비용을 알아본 후 신청자를 받아서 버스회사와 계약을 맺어
3월3일 개강과 함께 버스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눈을 뜨면 신촌이라해서 이 버스 이름이 '눈뜨면 신촌'이랍니다.
그가 '눈뜨면 신촌'버스 운행 아이디어가 있었다 해도 이렇게 빨리 진행을 하고 목적에 맞게끔 운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SNS라는 매체가 한 몫을 했다 생각합니다.
 
주제를 선택하고 그 주제에 부합하는 사람을 빠른 시간에 모으는 데 가장 적합한 매체인 것이지요.
만화, SNS, 인터넷 등은 위에서 본 사례처럼 컨텐츠를 담는 하나의 매개체입니다.
이 매체를 잘 활용하는 문제와 이 매체가 나쁜 것과는 구별이 되면 좋겠습니다.
 
컨텐츠는 드라마, 노래, 영화,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어떤 내용의 컨텐츠인가?' 라는 것과 '어떻게 했을 때 목적에 알맞은 매체를 사용할 것인가?'라는 고민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컨텐츠 생산에 보다 더 주력하게 되지 않을까요?

또한 연령별로 어떤 매체가 적합한가에 대한 논의를 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아주 어려서 이제 겨우 말을 배울 때에는 아무래도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말을 배우기보다는 엄마 아빠처럼 직접 사람을 통한 경험이 중요하겠지요. 부모와 교사의 권위로부터 세상을 배우는 나이가 있고 그들을 부정하면서 자신들의 세상을 이제 만들어가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 자라서 중학생 정도 되었는데도 여전히 부모나 다른 어른들이 자신들이 즐겨하는 매체 (웹툰이나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를 부정한다 싶으면 청소년들은 어른들은 우리 세상을 잘 알려고도 않으면서 자신들의 세계를 부정한다고 생각하기 쉬울 듯합니다.
이렇게 될 때에는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서 별로 배우고 싶지 않고 무조건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배로 자라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엄지세대 두 개의 뇌로 만든 미래]책과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은 지금 우리사회의 청소년들이 제일 좋아하는 웹툰입니다. 

[마음의 소리]에 나오는 촌철살인은 우리사회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 웃음이 터지지 않습니다.
이 웹툰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청소년이라면 걱정할 것이 없을 듯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은 이 책을 지은 조석이 2006년 네이버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로 매주 1회 단 한차례도 펑크내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각한 적도 없다 하네요. 그래서 성실한 그를 '웹툰계의 공무원'이라며 존경한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염려를 넘어 훨씬 풍부하게 조석으로부터 삶을 배우고 있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신과 함께]는 훨씬 더 내용이 다양하고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신화, 한국의 제사문화, 이승과 저승, 옛이야기에 담겨있는 상징성 등 여느 인문학 책과 견주었을 때 손색이 없습니다.

어느 학교 도서관에 취재를 갔는데 여학생들이 책을 아주 열심히 읽고 있어서 사진을 찍었더니  여학생이 방금 보던 책을 빼고 다른 책을 읽는 모습을 다시 찍자 했습니다. 무슨 책이길래 숨기느냐 했더니 [신과 함께]였습니다. 그리 좋은 책을 왜 숨겨놓고 보느냐 물었지요? 교사나 어른들이 웹툰에서 나온 것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라 못 보게 할까봐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좋은 책을 왜 몰래 보냐? 떳떳하게 이 책의 내용을 밝히고 당당하게 보면 좋겠다 했더니 부끄러운 듯 살짝 웃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어떻게 좋은지 어른들에게 조목조목 따져서 말하지 못합니다. 또한 책을 읽는 이유가 지금 당장의 효용가치만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함께 읽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녀들이 좋아하는 웹툰을 일단 한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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