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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교류 도서관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작성자 : 임지연 작성일 : 2008-10-27 조회수 : 11,430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 느티나무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한일 아동문학 연구회의 임지연입니다.
 


보통 국제 심포지엄하면 포장만 그럴듯하고 요식행위로 끝나는 일이 많은데, 이번 심포지엄은 확실히 달랐어요. 역시 느티나무의 힘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전에 참가 신청을 받은 100명만 참석을 한 가운데 도서관 문을 하루 닫고 진행한 이번 심포지엄은 심포지엄 주제와 토론 내용도 알찼지만 그밖에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쓴 느티나무의 정성이 더욱 감동이었어요.



첫째, 음식에 감동하다.

이런 단순한 인간 같으니라고. 욕먹어도 할 수 없죠. 역시 음식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해요. 그런데 느티나무에서 제공된 음식은 값비싼 음식이 아니라 느티나무 식구들의 정성이 묻어나 있어 더욱 맘이 좋았어요. 회원들 집에서 공수 했을 법한 예쁜  도자기 접시며 컵. 그리고 손수 만든 식혜며 수정과 샌드위치. 떡들 하나하나 담은 모양새가 너무 예뻐서 잠시 못 먹고 구경했어요. 종이컵에 티백. 과자와 떡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풍경과 너무 달랐어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섬세한 감동이었죠.



둘째, 사람에 감동하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만나는 곳이 아니라 책과 사람을 만나는 곳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어요.

심포지엄 뒤에서 행사 진행을 도우는 분들, 음식 준비를 해 주시는 분들, 그리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본 분들에게 도서관 구석구석을 소개 시켜드리고 싶다며 저에게 통역을 부탁한 아저씨. 일본 분들을 모시고 도서관 이곳저곳 소개해 주고 사진도 찍었던 그분의 모습을 보며 도서관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구나 느꼈어요.


그리고 진짜 감동은 아이들이었어요. 심포가 다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뒷풀이가 준비된 3층으로 가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어서 오세요?” 큰 소리로 환하게 맞아 주지 뭐예요. 멍하게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걸 바라 보다 거기에 강열하게 활짝 펼쳐진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늦은 시간까지 지루했을 텐데. 역시 아이들의 웃음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생명의 힘이 있어요.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자랑하는 도서관이라고 해도 볼 수 없는 모습.
느티나무에 몇 번 가지 못했지만 항상 느끼는 거예요. 바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한다는 것. 돈으로는 절대 만들지 못하는 거죠. 그런 회원들의 작은 손길이 있고 그것을 소중하게 알아주는 느티나무의 모습에서 작지만 구석구석 뿌리내리고 있는 견고한 힘을 보았어요.




셋째, 한층 발전된 고민을 안고 올 수 있었던 심포


30년 넘게 한결 같이 도서관 활동을 해오신 일본 분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진일보한 고민을 촘촘하게 끌어낸 심포 내용. 단연 압권이었죠. 온 종일 진행되는 심포에 다들 너무나 진지했어요. 참가자 모두에게서 그 진진한 자태가 느껴졌어요. 아무도 중간에 자리를 뜨거나 조는 사람도 없었고.



도서관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것. 즉,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대등하고 평등하며 자유롭다는 것. 한사람 한 사람의 자유를 위해 서로의 다른 것을 인정하고 나아가 평화의 공존을 위해 아동문학이 그리고 책과 사람이 만나는 도서관이 올곧게 자리매김 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시간 만들어 주신 느티나무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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