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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나?

작성자 : 이원유21u 작성일 : 2013-04-08 조회수 : 8,557

오늘 느티나무에 책을 고치러 갔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고치면서 얻은 직업병(?)가운데 하나가 
우연히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게되면 
책을 고치다말고 그 속에 푹 빠져버려 정신을 못차리는 병입니다. 
그런 뜻에서
이것 또한 느티나무에서 말하는
 '책을 만나는 백 가지 기회'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뜻에서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것 또한 느티나무에서 말하는
'스스로 배우고 서로 나누는 또다른 배움의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건진 책은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_노르망 바야르종 지음/강주헌 옮김/갈라파고스.. 입니다.

먼저..이 책 안에 인용된 또다른 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웰, '언어와 정치에 대하여'_19~20p


우리 시대에, 정치적 발언과 글은 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상들을 변명하느라 애쓴다.
지루하게 계속되는
영국의 인도정치,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숙청과 추방,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등과 같은 사건들이 옹호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받아들이기 힘든 비인도적인 주장들,
또 정당들이 대외적으로 천명한 목표와는 어울리지 않는 주장들로만 옹호될 뿐이다.
따라서
정치적 언어는 주로 에두른 표현과 논점을 피한 막연하고 불분명한 말들로 이루어진다.
무방비 상태의 마을이 공중폭격을 당하고, 주민들은 들판으로 쫓겨나며,
가축들은 기관총에 쓰러지고, 오두막은 소이탄의 화염에 휩싸인다.
이런 것이 '평화의 회복'이라 불린다.
수백만의 농민이 밭을 빼앗기고, 괴나리봇짐만 짊어지고 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이런 것이 '인구의 이동' 혹은 '국경의 조정'이라 불린다.
사람들이 재판도 받지 못한 채 몇 년을 감옥에 갇히거나 목덜미에 총을 맞고,
아니면 북극의 벌목장에 끌려가 괴혈병으로 죽어간다.
이런 것이 '불순분자의 제거'라 불린다.
_ 출처: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p270에서 재인용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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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상황 하나가 그려지더라구요.

그리고..다시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애매한 표현과 모호한 어법....33p

교육자들은 '관심'이란 개념을 교육에서 무척 중요시한다.
그러나 '관심'이란 단어는 애매한 표현이어서 적어도 두 방향으로 해석된다.
하나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란 뜻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란 뜻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육자가 말하는 '관심'이 무슨 뜻인지 명확히 하지 않으면
정확한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어 분분한 해석을 낳기 쉽다.
교육계의 표어가 종종 빈소리처럼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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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또다시 어떤 상황 하나가 그려지더라구요.
설명회와 간담회, 두 번에 걸쳐 총 5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도서관과 이용자(자원활동가포함)들이 만나 긴 설명도 듣고 많은 질문과 답변도 오갔습니다.
그때마다
'공공성', '꿈', '자율', '자발','소통', '커뮤니티', '자원활동', '개인역량' 
이런 말들을 계속! 아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계속 질문을 하더군요.
"......왜 그러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해를 할 수 가 없어요."

하지만 어떤 때에는
"아... 그렇구나"하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저것이야말로 누가 뭐래도 진실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연막 치기...79p
"철학자에게 대답을 듣고 나면 내가 무슨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_ 피에르 데프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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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것이며, 계속 물을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의 이 '오지랖병'은 느티나무에서 오랫동안 여러 활동들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이용자로 시작해서,
독서회, 도서관학교, 도서관스터디, 아버지와 함께, 글쓰기, 우리마을이야기,
자원활동가교육, 자원활동가심화교육, 신입자원활동가 교육, 예비사서교육, 인턴교육,
북카페 자원활동, 대출반납자원활동, 책싸기자원활동, 보수팀자원활동, 보수팀강의 등등...
느티나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르던 것을 배우기도, 또 그 배움을 다시 나누기도, 그리고 직접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제 말을 주의깊게! 들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 책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바로
'말과 글을 단련하고 숫자, 언어, 미디어의 거짓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기술'입니다.


경험_기억은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기억한다...177p

"내가 봤다, 내 눈으로 직접!"
우리는 흔히 경험을 근거로 어떤 믿음을 정당화한다.
어떤 것이 존재한다고 내가 말한다면, 내가 그것을 보았다는 것이 증거가 된다.
더 일반화하면, 우리는 오감으로 어떤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가 보거나 들은 대로 혹은 만지거나 맛보거나 느낀 대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경험과 기억이 지식의 근원 중 하나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또한 개인의 경험이 과학적 지식의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하는 것도 분명하다.
게다가 오감으로 현실과 착각, 참과 거짓을 구분하며
세상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능력덕분에
우리가 진화에서 커다란 이점을 누린다는 생각도 합리적인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개인의 경험을 근거로 어떤 믿음을 정당화하는 것은 결코 터무니없는 짓이 아니다.
(중략)
그러나 개인의 경험만을 근거로 믿음을 정당화하는 건 위험이 없지 않다.
우리가 경험에서 얻는 지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지식, 특히 과학적 지식과 비교하면 경험에서 얻는 지식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실 개인의 경험만으로 우리의 믿음을 확신할 수는 없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감각이 우리에게 착각을 일으키고 기억이 실제로 있었던 일과 일치하지 않으며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경험으로 믿음을 정당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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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평범한 인간이기에 글을 쓰는 내내
제가 알려드리고 싶은 것만, 쓰고 싶은 것만 써오기도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말한 것 그대로, 녹취한 그대로 인용하면서도,
(솔직히 원본 그대로 빠짐없이 다 알려드리고 싶기도 합니다.ㅠㅠ)
그 많은 말가운데 제가 원하는 부분만,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만 보여드렸습니다.
이것처럼 말이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기...35p

마빈 밀러의 새 연극은 완벽한 실패작이다!
제작자들은 이 연극을
북극 탐험과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우여곡절과 서스펜스로 가득한 모험극이라 선전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나는
마빈 밀러가 그 한심스런 연극의 1막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을까가 궁금했을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연극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웠던 것은 피에르 투르니에가 작곡한
아름답고 황홀한 배경음악이었다.

이 글을 바탕으로 연극을 광고하는 글을 만들면 이렇게 될 것이다.

[......]완벽하다! [......]온갖 우여곡절과 서스펜스로 가득한 모험극
[......]아름답고 황홀한 배경음악
......................................................


한편으로 저는 그동안 굉장히 정치적(?)인 글을 써오면서
여러분을 어떤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보폭탄과 말폭탄을 쏟아부으며 글을 써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을 시작하고 또 끝맺으면서 칼 세이건의 '헛소리 탐지장치'를 강조했습니다.
저또한 여러분에게 '헛소리 탐지장치'를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강추입니다!!^^~~
궁금하시다면 500원도 필요없습니다.
그냥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망가진 이 책을 깨끗하게 고쳐놨습니다. 이제 마음껏 빌려 읽으셔도 됩니다.^^
물론 책을 빌려주는 시간을 잘 맞춰 가야 빌릴 수 있습니다.^^;;

느티나무보수팀 자원활동가들은 책을 고칠 때에 테이프나 본드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여러가지 재료와 방법을 다 써보는데요, 
그래서
지금처럼 여기저기 이리저리 잘 갖다 붙이는 것 또한 
제 직업병 가운데 하나가 돼 버린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나오는 글'의 일부분을 소개하며
그동안 저의 다소 정치적(?)글에 대한 변명을 할까합니다.


나오는 글....317p

우리는 모순되는 두 욕구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하나는 우리에게 제시되는 모든 가정을 끈질기게 의심하면서 꼬치꼬치 따져보려는 욕구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욕구이다.
당신이 모든 것을 의심하기만 한다면 어떤 새로운 생각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마저 상실해서,
별난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푸념하는 괴팍한 노인으로 늙어갈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전적으로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반면에 당신이 무엇이든 믿고 눈곱만큼도 의심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유용한 생각과 무가치한 생각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
모든 생각이 똑같이 타당하다면,
그래서 어떤 생각도 특별히 중요하지 않다면,
당신이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선택하겠는가...
..................


우리는 좋든 싫든 많은 말과 글을 보고 들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누가 대신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비판적 사고와 지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앞으로 헛소리와 참소리를 구분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