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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에서 펴낸 책] 꿈꿀권리: 어떻게 나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고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4-05-28 조회수 : 34,018


느티나무도서관재단 박영숙 이사장님의 책 『꿈꿀권리』가
알마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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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지만 아주 특별한 느티나무도서관 15년
그 아름다운 감동의 나날들을 만나다!


작지만 아주 특별한 곳, 느티나무도서관이 만들어가는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
1999년, 지방의 어느 도시 지하 공간에 자그마한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여태껏 아무도 꿈꾸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5년, 이제 이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열린 정보센터로, 나아가 한국 도서관의 좋은 모범으로 뿌리내렸다. 바로 ‘느티나무도서관’ 이야기다.

저자인 느티나무도서관 박영숙 관장은 2000년 느티나무도서관, 2003년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을 설립했다. 그 뒤 작은도서관 지원, 공공도서관의 지역사회서비스 강화, 민관협력, 여러 지자체와 단체의 도서관 설립 운영 지원, 해외 민간교류 등 많은 일을 하며 도서관 현장의 고민과 도서관의 미래 전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애써왔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수고, 그리고 도서관과 책,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유의 결과물이다. 15년간 민간사립 공공도서관을 운영해온 저자는 애써 큰 목소리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그동안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담담히, 생생히 전하고자 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지만 진정 깊고 넓은 그 목소리가.

세상은 도서관이 책을 쌓아두고 빌려주는 곳, 시험공부 하기 위한 곳일 뿐, 장애인과 학교밖청소년들과 다문화가정은 얼씬할 수 없는 곳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단언한다. 학력 나이 직업 국적 불문, 누구나 예외 없이 마음껏 쉬고 뒹굴고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그것이 헛된 희망이나 허황한 이념이 아니라 실제로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는 공간, ‘느티나무도서관’이 여기에 있다.

함께 흔들리며 살아가기

"어떻게 나한테 책을 주냐고, 그니까 어떻게 나 같은 놈이 책을 볼 거라는 생각을 하냐고요, 응?" 저자에게 도서관의 존재 이유를 가르쳐준 것은 포럼이나 세미나에서 만난 전문가들이 아니었다.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도서관 역대 최고 말썽꾼의 명성을 누리다 막 청년이 된 아이의 이 한마디였다. 책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밥을 얻어먹거나 돈이 될 물건을 훔치거나 하룻밤 잠자리로 삼기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면서 ‘도서관아이’로 불리게 된 청년. 졸업장도 돈도 집도 심지어 가족까지, 없는 게 너무 많은 이런 ‘도서관아이들’과 쌓아온 신뢰가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느티나무가 도서관운동을 이어가는 힘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정보서비스는 도서관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장애인이나 이주민, 학교밖청소년, 미혼모 같은 이들이 맞닥뜨리는 사회의 장벽은 너무나 높고 견고하다. 이 ‘보이지 않는 문턱’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각종 주제로 꾸려진 커뮤니티 코너를 마련하고, 휠체어를 준비하고, 독서확대기와 보이스아이를 장만하고, 점차통합그림책을 제작하고, 여러 나라 책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모든 서비스가 ‘특별함’이나 일방적인 ‘배려’로 이어지면 자유롭고 대등한 관계를 이어가기 힘들며 또다른 소외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한다.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어울리는 일은 일상에서 함께 삶으로 살아내야 할 ‘문화’이며, 더이상 ‘소수자’가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당연한 공공도서관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저자는 ‘다름’을 공공성이라는 더 큰 비전으로 아울러낸다. 획일적, 수동적 공공성이 아니라 자발적 실천과 소통과 상상력이 펄펄 살아 있는 역동적 공공성으로. 무엇으로도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고 문화적 삶을 보장한다는 사명에 걸맞게.

지적 자유를 위하여

도서관에 오면 자꾸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저자는 그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을 바꿔온 힘을 한 글자로 하면 ‘물음표-?’이며 도서관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하다고. "그렇다면 도서관은 ‘필’이 꽂혀서 결국 뭔가를 하게 만드는 기회들로 가득하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온통 가슴을 채우고 취하고 미쳐서 도무지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드는 일들. 그것을 발견하고 이어서 물음표를 엮어가는 것은 오롯이 읽는 사람의 몫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물음표는 낯설다고 저자는 인정한다. 일례로 새 학기나 방학이 되면 부모들은 학교에서 내준 책 목록을 들고 와서 검색대와 카운터를 오가며 책을 찾느라고 바쁘다. ‘필독서’라는 이름을 단 무언의 협박, 강요 지침이 횡행할 때, 스스로 물음표를 떠올리는 앎과 배움의 자발성은 설 자리가 없다. 그러니 "도서관 열람실 벽에는 ‘정숙’이라는 경고문 대신 ‘선입견이나 주장 주입 금지’라고 써 붙여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도서관은 ‘스스로 배우고 서로에게 배운다’는 자발성과 상호작용에서 또 하나의 큰 존재 의미를 가진다. 역사상 수많은 권력자들이 도서관을 불태웠던 것은 이 때문이다. 물음표는 통제할 수 없는 정신적 성장을 낳고, 결국 자유를 갈망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저자는 말한다. 가르치려 드는 대신 책과 사람을 만남으로써 스스로 배우게 되는 힘을 믿고, 평가나 경쟁 대신 지적 호기심으로 배움의 동기를 찾도록 북돋우고, 정해진 틀이 아니라 일상의 만남과 소통이 배움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도서관이 할 역할이라고.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곳

나이가 어려도 학력이 낮아도 진지할 권리,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당당할 권리,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괜찮을 권리. 도서관에서 누리는 권리다. 여기에다 빈둥거릴 권리, 실패할 권리,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누군가를 돌볼 권리, 자유로워질 권리, 행복할 권리, 그리고 꿈꿀 권리까지. 하지만 이 많은 권리는 결코 공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쏟아온 땀의 결실이다. 그렇기에 느티나무도서관 15년 이야기는 더욱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출처.인터파크 도서)

▸지은이 박영숙은
서울대학교에서 소비자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2000년 느티나무도서관, 2003년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을 설립하고 공공성 확장과 도서관문화 조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작은도서관 현장의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5년간(2003~2007) 느티나무도서관학교를 진행했고, 기업과 작은도서관을 연결하여 운영 내실화에 기여하는 사립작은도서관지원사업을 실시했다(2007~2013). 공공도서관의 지역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도서관과함께책읽기사업을 주관했고(2011~2012),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이 도서관 현장을 만날 기회를 늘리고자 2011년부터 예비사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 도서관 운영 15년의 경험으로 확인한 공공성과 지적 자유라는 도서관의 가치가 더 적극적으로 구현되도록 민관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1년 성북구와 도서관문화진흥협약을 맺어 도서관서비스와 도서관문화 발전을 위해 협력하면서 2011~2013년 성북구립도서관 3개 관을 개관, 위탁운영했고, 성북문화재단의 도서관 관련 사업 및 정책을 통해 도서관의 공공성이 확대되도록 협력하고 있다. 파주시, 군포시 등 여러 지자체와 단체의 도서관 설립과 운영에 힘을 보태왔으며, 한일교류도서관심포지엄 개최, 중국조선족학교도서실 지원 등 국경을 넘어선 민간교류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2011~2013), 성북문화재단,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장에서 쌓인 고민과 도서관의 미래 전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늦깎이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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