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석관동미리내도서관 개관 성북구에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이 성북구청과 함께 개관하고 운영하는 두 번째 도서관인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이 지난 1월 18일(수)에 개관하였습니다.
이런 난이도 높은 곳에 도서관을 개관하는 것이 느티나무의 팔자(?)인지, 느티나무의 명성 때문에 선택받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은 정말 우여 곡절 끝에 개관하게 되었답니다. 도서관 하나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빗물펌프장 건물이 도서관 용도로 설계·시공되지 않아서 무거운 하중(책이 참 무겁답니다!)을 견디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어서 구조 보강공사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개관 날자는 잡혀있는데 추가로 공사를 해야 하니 예산은 예산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정말 촉박하게된 것이죠...
- 도서관 하나 만드는 일은 기적입니다 -
작년 7월에 개관한 서경로꿈마루도서관이 도로변 옹벽 밑 길쭉한 20여 평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도서관을 만들었다면,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은 1호선/6호선 전철 석계역 5번 출구 맞은편에 위치한 석계빗물펌프장 4층과 5층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구조 보강 공사를 하면서 건물 천정일부에 석면이 시공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이를 제거하는 공사도 필요했습니다. 석면 제거 공사는 엄격한 관리 아래 전문 시공업체에서 하게끔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일정은 더욱 치이고 예산은 크게 넘치게 되었습니다.
성북구청 직원들은 추가 예산 확보하랴, 업체 견적하고 계약하랴 정신없이 뛰어다니시고, 개관 준비하는 전승희 관장님, 박현정님은 공사 현장 점검하고 촉박해진 일정 속에 다른 준비하시느라 정말 전쟁 같은 세월을 한 달 넘게 보내셨습니다. 날씨는 춥고, 먼지 가득한 실내 공사현장 속에서 머리는 고민과 긴박함으로 하얗게 뜨고, 목은 잠기고, 눈은 따가 왔습니다. 과연 제 때 문을 열 수 있을까? 제대로 된 도서관 하나 만들기가 이렇게 힘든 거구나! 이렇게 급하게 힘들게 만들다가 혹 착오라도 생기면 어쩌나? 개관 전날까지 막바지 정리와 개관행사 준비로 많은 분들이 밤을 지새웠습니다.
드디어, 개관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요?
석관빗물펌프장 4층과 5층에 만든 이 도서관은 총면적 432㎡로 어린이열람실(4층)과 일반열람실(5층)로 꾸며졌으며 자료 전시 및 열람, 디지털서비스, 자료 대출 및 반납,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4층 어린이 열람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편히 책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 냄새와 새 책 냄새가 가득합니다. 오른편으론 원목 서가가 있고 왼편으론 서가에서 자신의 마음에 쏙 든 책을 뽑아 들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높낮이를 달리하는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모여 앉아 책 읽기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아이를 동반한 엄마들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모습들이 눈에 띕니다.. 열람실 한 가운데로는 큰 원을 만들 수 있는 개별 의자들이 놓여 있고, 조용히 자신만의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창 측을 향해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마음에 드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창문마다 위쪽으론 나무 밑에서 책을 읽는 분위기가 나도록 녹색 나무들을 원목으로 형상화 해 놓았습니다.
5층 일반열람실의 인테리어는 좀 더 특별합니다. 4층 보다는 원목의 서가가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마치 마을의 큼직한 정자나무가 연상되는 중앙의 원목 나무 인테리어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둥그런 책상이 나무 밑으로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는 풍경입니다. 인터넷과 DVD 시청, 독서토론 세미나를 할 수 있는 다목적실도 갖춰져 있습니다.
도서관은 현재 8천 권의 책을 비치하고 있으며 1월말까지 5천 권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올 연말까지 2만 권, 그리고 내년 이후 2만8천 권으로 장서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거주지나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니다. 단, 수요일은 저녁 9시까지 운영되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거의 폭발적입니다. 개관 첫날 120여명, 둘째 날 70여명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였고 1월말까지 500여명 정도가 가입하였습니다.
“시설도 좋고 책도 많아서 좋아요. 무엇보다 도서관이 집이랑 가까워서 도서관에 자주 올 수 있어서 더 좋아요. 한 번 도서관에 오면 2~3시간은 책을 읽다가 가는 편이예요”
“집에서 좀 먼 성북정보도서관에 다녔는데 이제는 뒷골목 하나만 나오면 되니까 너무 좋아요. 특히 신을 벗고 들어와서 바닥에 앉아 책을 볼 수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미리내 도서관은 가까이에 중랑천이 있어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도서관을 지향합니다. 생태 관련 전문 서적과 자료들을 모아 특화시킨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습니다. 석관빗물펌프장 앞에 있는 주차장을 뒤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주민들이 자연스레 찾아와 쉴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하고, 도서관 5층과 연결된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도서관 안과 밖을 모두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도서관 주변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모호했던 곳을 정비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도서관 안의 친환경적인 콘셉트가 밖으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공간을 바꿔, 주민 접근성과 호감을 높인다는 취지입니다.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어렵게 세상에 나온 석관동미리내도서관이 힘차게 발전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도서관 하나로
우리 삶이, 삶터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 지를 잘 알리는 일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습니다.